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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새소리」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처마 끝에 명태를 말린다

명태는 꽁꽁 얼었다

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

문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2025.8.27. 그 삶을 지탱하던 세상은 이제 기다란 흔적으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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