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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2025.8.28. 누군가의 광채와 누군가의 이슬로 환히 밝히던 그날 밤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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