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황토 마루 수무나무에 얼럭궁 덜럭궁 색동헌겁 뜯개조박 뵈짜배기 걸리고 끼애리 달리고 소 삼은 엄신 같은 딥세기도 열린 국수당고개를 몇 번이고 튀튀 춤을 뱉고 넘어가면 골안에 아늑히 묵은 녕동이 무겁기도 할 집이 한 채 안기었는데
집에는 언제나 센개 같은 게사니가 벅작궁 고아내고 말같은 개들이 떠들썩 짖어대고 그리고 소거름 내음새 구수한 속에 엇송아지 히물쩍 너들씨는데
집에는 아배에 삼촌에 오마니에 오마니가 있어서 젖먹이를 마을 청능 그늘 밑에 삿갓을 씌워 한종일내 뉘어두고 김을 매려 단녔고 아이들이 큰마누래에 작은마누래에 제구실을 할 때면 종아지몰본도 모르고 행길에 아이 송장이 거적뙈기에 말려나가면 속으로 얼마나 부러워하였고 그리고 끼때에는 부뚜막에 바가지를 아이덜 수대로 주룬히 늘어놓고 밥 한덩이 질게 한술 들여틀여서는 먹였다는 소리를 언제나 두고두고 하는데
일가들이 모두 범같이 무서워하는 이 노큰마니는 구덕살이 같이 욱실욱실하는 손자 증손자를 방구석에 들매나무 회채리를 단으로 쩌다두고 따리고 싸리갱이에 갓진창을 매여놓고 따리는데
내가 엄매 등에 업혀가서 상사말같이 항약에 야기를 쓰면 한창 퓌는 함박꽃을 밑가지채 꺾어주고 종대에 달린 제물배도 가지채 쩌주고 그리고 그 애끼는 게사니알도 두 손에 쥐어주곤 하는데
우리 엄매가 나를 가지는 때 이 노큰마니는 어늬 밤 크나큰 범이 한 마리 우리 선산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 것을 우리 엄매가 서울서 시집을 온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이 노큰마니의 당조카의 맏손자로 난 것을 다견하니 알뜰하니 기꺼이 녀기는 것이었다
2025.8.29. 한줄기 미약한 존재만으로도 어여삐 여겨주는 이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