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지 않아도 괜찮아

『증상이 아니라 독특함입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들어가며


나는 장애라는 꼬리표의 문화적 상대성에 관심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그 상태들이 여전히 유전자 풀 안에 존재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확신한다.
p.22


이 책의 저자 토머스 암스트롱(Thomas Armstrong)은 호주의 사회학자인 주디 싱어(Judy Singer)가 만든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라는 용어를 통해 기존에 '장애'나 '질병'으로 불려져왔던 여러 상태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1장. 신경다양성: 새롭게 이해해야 할 시대가 왔다

Neurodiversity: A Concept Whose Time Has Come


저자는 먼저 신경다양성의 개념과 8가지 원칙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신경다양성의 8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의 뇌는 기계가 아니라 생태계처럼 작동한다.

2. 인간과 인간의 두뇌는 역량의 연속선 위에 존재한다.

3. 인간의 역량은 자신이 속한 문화의 가치관에 의해 규정된다.

4. 장애로 여겨질지 재능으로 여겨질지는 언제 어디서 태어났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5. 인생의 성공은 주변 환경의 요구에 자신의 뇌를 적응시키는 것에 기초한다.

6. 인생의 성공은 주변 환경을 자신의 고유한 뇌의 요구에 맞춰 수정하는 것(적소 구축)에도 달려있다.

7. 적소 구축에는 신경다양성을 가진 개인의 특수한 요구에 맞는 직업 및 생활양식 선택, 보조공학, 인적 자원,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타 전략이 포함된다.

8. 긍정적인 적소 구축은 직접적으로 뇌를 수정하며, 이는 결국 환경 적응력을 높인다.


위의 8가지 원칙은 '신경다양성'의 기본적인 가정과 개념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 내용을 살펴보다 보면 신경다양성으로 인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이나 피해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저자는 1장의 말미에서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신질환의 숨겨진 강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그 장애들로 인한 피해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며, 그보다는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면만큼 혹은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는 것이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장애나 정신질환을 신경다양성이라는 용어로 대체함으로써 그러한 상태를 무조건적으로 미화시키는 것보다는, 이들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더욱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적소)에 대해 생각해 봄으로써 그들이 "삶의 존엄성과 온전한 자기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자의 목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역량의 연속선 위에 존재하며, '정상적인' 행동도 그저 연속선 위의 한 지점에 불과하다.
p.40


신경다양성 아동의 부모나 보호자들은 최대한 이른 시기에 긍정적인 적소를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p.53




2장. 활동적 뇌의 즐거움

The Joy of the Hyperactive Brain


신체 활동, 변화, 새로움, 높은 자극, 현장 실무는 모두 ADHD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적소 구축을 위한 요소들이다.
p.82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나 회사에서는 특정한 장소에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정신 없이 돌아다니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정적인 활동만을 해서는 사회가 유지될 수는 없다. 저자가 예를 들고 있는 소방관이라는 직업만 살펴보아도, 이들이 "창의성, 위험 감수성, 빠른 의사결정 등의 성격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긴급한 화재 현장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격 특성을 지닌 사람에게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얻는 것이 효과적인 '적소 구축' 의 예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의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놀이, 풍부한 감각경험, 역동적인 상호작용 환경으로 구성된 강력한 발달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p.88




3장. 자폐적으로 살 때의 긍정성

The Positive Side of Being Autistic


2장에서 살펴본 ADHD가 있는 사람들의 장점이 창의성이나 집중의 대상을 빠르게 전환하는 능력에 있었다면, 자폐스펙트럼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그와 상반되는 긍정성을 지닌다. 그들은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하고 정보들을 머릿속에 체계화하는 능력에서 장점이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직업으로 회계사, 공예가, 자동차 정비사 등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에서 우리는 여전히 세부사항에 집중하는 체계 지향적인 사람들이 필요하다.
p.104




4장. 유형이 다른 학습자

A Different Kind of Learner


이번 4장에서는 난독증에 대해 다루고 있다. 대부분의 정보나 소통 방식들이 문서화, 활자화 되어 있는 사회에서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많은 불편함을 가질 수 있지만, 저자는 이번에도 역시 이들이 가지는 재능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책에서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난독증 피험자들의 경우 단어분석을 담당하는 좌반구의 두정-측두 부위와 단어형태 부위인 좌반구의 후두-측두부위가 덜 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은 비난독인들에 비해 우반구가 두드러진다는 특징을 가지는데, 이는 난독인들이 가지는 특징과 강점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우반구의 경우 인용문에서 제시된 것처럼 통합적 인식, 시공간적 능력, 틀을 깨는 사고 등의 능력과 연관이 있다. 때문에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그래픽 아티스트, 조각가, 영화 제작자 등의 예술 분야나 기업가 같이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하는 직업군을 선택하는 것이 적소 구축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반구는 유창하게 읽는 데는 그다지 능숙하지 않지만, 통합적 인식, 시공간적 능력, 기존의 틀을 깨는 사고 등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능력과 관련된 다양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p. 124




5장. 기분의 선물

The Gift of Mood


이번 장에서는 우울장애와 양극성 장애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우울을 다루고 있는데 제목은 기분의 '선물'이다. 보통 선물이라고 하면 긍정적인 물건이나 상태를 연상케 하는데, 우울함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이 제목이 의아하면서 동시에 흥미롭기도 하다. 제목이 뜻하는 의미는 본문을 읽어보고 나서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해될뿐만 아니라 우울함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은 느낌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우울함이란 주로 부정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는 우울한 상태란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며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삶과 복잡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그 모든 것에 대처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이러한 해석이 흥미로운 것은, 그동안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우울함'이라는 감정이 내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준다는 점이다. 물론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면 치료의 대상이 되겠지만, 반드시 항상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은 느낌을 주는 글이었다.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일을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무언가를 생산해야 할 때이다. 우울할 때는 찬찬히 상황을 살펴보고 생각할때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시간이 감사하다.
p.155




6장. 불안의 이점

The Adventages of Anxiety


이번 장의 주제는 불안장애와 강박장애였다. 5장의 우울장애에서 우울과 같이, 불안과 강박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상태이자 감정이다. 저자는 여러 연구와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범불안 장애는 "뚜렷하게 식별할 수 없는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공황장애는 "위험에서 즉시 벗어나기 위해 뇌의 '투쟁-도피' 메커니즘을 신속하게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많이 줄어든 감은 있지만,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위험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서 '불안'의 감정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겁이 많다'는 것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안전이나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인 성향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험 성적'에 대한 적당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적당한 수준이었을 때 해당할 뿐, 불안의 정도가 심각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수준의 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다양한 보조공한 기기들과 마음챙김 명상훈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자신의 불안 수준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면, 불안장애로 인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이점까지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더 많은 불안을 느낌으로써 더 많은 동기를 부여받고, 위험을 피하고, 자신의 염려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사건에 대비하고, 즉각적인 주의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일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
p.193




7장. 지능의 무지개

The Rainbow of Intelligences


이번 7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지적장애가 가진 단점과 장점, 그리고 지능에 대한 이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먼저 윌리엄스 증후군의 경우 7번 염색체의 유전자 하나가 없어서 발생하는 것으로, 심장 질환과 소화 장애, 고혈압과 이르게 나타나는 피부 주름, 그리고 요정처럼 보이는 특유의 외모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시공간 능력이 부족한 반면에 대화 능력은 뛰어나며,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는 것이 장점이다.

프라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15번 염색체에 몇 개의 유전자가 없거나 발현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프라더-윌리 증후군을 가진 가람들은 보통 키가 작고 비만이며 손발이 작고 과식을 하고 피부를 뜯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가벼운 지적장애가 있는 반면에 무언가를 저장하고, 물건을 정리하고, 대칭을 찾는 것에 관심을 보인다. 또한 대인관계에서도 강점을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여분의 염색체를 1개 더 가지게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눈이 아몬드 모양이고, 혀가 나와 있으며, 팔다리가 짧고 근긴장도가 낮으며 선천적인 심장질환, 잦은 중이염, 수면무호흡증, 감상샘 기능이상이 발병할 위험이 크다. 이들은 언어지능과 논리수학지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뛰어난 모방 능력과 명랑하고 익살스러운 성향 등을 가졌으며 개인적인 지능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장에서는 지적장애의 종류와 특징뿐만 아니라 지능에 대한 여러 관점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의 교수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 이론에 따르면 지능이란 하나의 단일 지능이 아니라,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탐구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지능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다중지능 이론이 지니고 있는 지능의 다양성에 대한 고찰로 인해, 이 이론은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강점이나 능력의 다양성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적장애인의 강점과 능력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세상에서 능력을 평가하는 '보통의' 방법과 지수는 멀리하는 대신에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더 넓은 비전을 수용해야 한다.
p.220




8장. 다르게 사고하기

Thinking in a Different Key


이번 장에서 다루고 있는 조현병의 경우, 뉴스 기사의 사회면에서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른 장애에 비해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기가 쉽다. 조현병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의 특정 부위만이 아닌 여러 부위의 연결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장애로서 "환각, 망상, 사고 장애,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개시하고 일상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의 감소, 주의력이나 기억력의 문제 등"의 증상을 가진다. 조현병의 경우 위와 같은 증상들이 있는 반면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분야에서는 강점을 지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그런 것은 아닌데, 조현병의 증상 중 특히 사고장애와 실행기능의 손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창의적 인식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이러한 문제가 심각한 경우에는 창작 활동의 결과가 나쁘다는 점도 설명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조현병의 경우 사람들과 소통하기 어려운 증상의 특성 때문에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저자는 조현병이 있는 사람을 "온전한 인간으로 받아들여주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 적소 구축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그들의 "단절된 것을 다시 연결시켜 개인의 궁극적인 전체성이 드러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조현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아'라고 부르는 그 전체성의 분열을 나타낸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이번 장에서 보았듯이, 조현병은 창조성, 영성, 마법, 상상력 등 전체성으로 채워진 영역과도 연관되어 있다.
p.246




9장. 교실에서의 신경 다양성

Neurodiversity in the Classroom


'교실'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신경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 다음으로 사회화를 겪는 공간이다. 그만큼 그들의 자아 형성과 정서 발달, 그리고 능력을 키워나가는 데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많은 학교가 통합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그 취지에 걸맞게 원활히 운영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무래도 특수교육보다는 각 교과 지식에 전문성이 있는 교사가 교실에서 특수 학급의 학생을 교육하다보면 여러 난관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교사들은 통합교육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래 인용구와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인용구 처럼, 꼭 장애가 있는 학생뿐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의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두 번째 인용구처럼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학습을 하는 데에 있어서 부딪힐 수 있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기기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인용구인데, 교육자 자신이 통합교육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말한 기기와 환경이 아무리 좋더라도, 통합교육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상태라면 온전히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상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남들과 조금은, 어쩌면 많이 다를 수 있는 학생들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품는 것이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위한 시작이 아닐까 싶다.


교실에서의 보편적 설계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학습 장벽을 제거하고, 이를 통해 모든 학생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뜻한다.
p.267


신경다양성 교실은 여러 특수한 요구를 가진 학생들이 정보에 접근하고, 학습에 참여하고, 인지적, 감정적, 예술적, 창의적, 영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풍부한 보조공학 기기를 보유한다.
p. 269


통합교육이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교사들에게 과거에는 '일반교실'에서 배제됐던 그 학생들이 자신의 교실에 들어옴으로써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p.273




10장. 신경다양성의 미래

The Future of Neurodiversity


지금까지 신경다양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장애나 질병으로 인식되어 왔던 다양한 상태들에 대한 긍정적인 면모를 살펴보고, 또한 그러한 상태를 지닌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살리면서 적소를 찾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현실 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장애에 대한 차별이나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사람들의 생각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기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이 불편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장애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가지는 강점이나 긍정적인 점에 특히 초점을 맞춰 주목했다는 점에서 인식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똑같은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설득보다는 실질적으로 그들이 가진 장점에 대해 부각하는 것은 보다 강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은 앞으로 더욱 널리 확산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꼭 이 개념이나 용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다양한 상태를 가진 사람들이 존중받고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많은 사람이 큰 고통을 겪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안겨준다 하더라도 인간의 문화에서 정신의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좋은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문명에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방식, 삶을 바라보는 많은 독특한 관점, 우리의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인간의 잠재력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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