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고 자존감 높아진 이유

태교부터 출산까지 계속 자존감이 높아져요

by 김적당



출산하고 회복하며 누워있는데, 엄마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이틀 동안 진통하고 있는데 진행은 늦고 아기 컨디션은 자꾸 떨어지고… 제왕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신기하게도 울 엄마도 절 그렇게 낳았어요.

엄마와 같은 경험을 했다는 묘한 동료애가 생기더라고요.



배가 그렇게 아픈 와중에도 못 걸으면 아기 보러 못 간다길래 엉 차 차 걸어갔어요. 그러고 5분 정도만 저렇게 보여주는데, 이 짝사랑 너무 애달파요 진짜.






내 아이를 낳고서야 알아요. 나도 엄마에게 진짜 진짜 소중한 존재였구나. 출산의 고통도 다 이겨내게 만드는 존재였구나.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그런 존재였구나.


어릴 때는 종종 의심했어요.

“나를 정말 많이 많이 사랑할까?”


내 아이를 낳아보니 이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네요.


나도 보석 같은 존재였어요.

오늘 태어난 우리 아이도 보석 같은 존재고요.

우리 모두 보석 같은 존재였어요.


의심하지 말자고요.



태교 할 때 우리 엄마도, 우리 아빠도 내게 이런 설렘을 느꼈겠지. 이렇게 소중하게 열 달을 기다렸겠지.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어요.


아빠한테 얼마나 자주 전화했던지 몰라요.


막상 전화해도 대화는 똑같지만요^^








엄마는 오랜 암투병 끝에 대학생인 막내딸인 저를 포함한 삼 남매를 두고 가셨어요.


친정엄마 생각도 참 많이 나던 첫째 임신이었는데요. 외롭고 쓸쓸한 생각보다, ‘엄마 나도 이제 조금은 알겠어 엄마 마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쓰윽 미소가 지어져요.


이틀째 머리 못 감고 있는데, 남편이 머리를 감겨줬어요.


‘엄마는 아빠한테 이런 호강 못 누렸지? 나는 누리지요. 그래도 23년도 지금의 아빠라면 해줄 수도 있겠다. 아빠도 많이 변했잖아.’


이런 생각들이 스쳐가며 픽 웃음이 나더라고요.



엄마가 되고서야 엄마와 내면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요. 의심했던 부모의 사랑에도 확신이 들고요. 그 시절 어린이였던 나의 자존감이 아직도 채워지네요.



배에서 아기는 빠져나가 허전하지만, 사랑과 치유의 에너지로 가득 차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