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적당 May 18. 2023

카페 사장에게 '국문과' 전공이 가지는 의미

<세이노의 가르침> 일독일행 DAY11


고학력은 부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서랍에 넣어둔 문장들

    공부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학력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는 교육제도권 내에서의 공부와 능력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는 제도권 밖에서의 공부가 그것이다. 나는 제도권 밖, 즉 사회에서 여러 책들을 보며 하는 공부를 대단히 강조하는 사람이다.  

    대학원 졸업자를 무조건 고급 인력으로 보거나 사회의 두뇌로 여기는 태도는 정말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공부나 연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부수적으로 얻는 것이 학위이어야지, 학위 자체가 목표라면 잘못된 것이다.  





오늘의 글쓰기



카페 사장에게 '국문과' 전공이 가지는 의미


대학원을 도피처로 선택한 사람이 바로 나다. 대학교 4학년이 되었지만 국문과 전공했다고 어디 가서 말하기엔 그 지식이 너무 얕아 공부를 더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실제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공부가 더 재밌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대 소설을 전공하였는데 캐릭터 하나하나를 파고들며 시대를 이해하고, 사람에 대한 직관성을 키우는 즐거움이 퍽 컸다. 그럼에도 그 공부가 나의 밥벌이가 되진 않을 거라 무의식 중에 확신을 했던 탓인지 대학원을 다니면서도 ‘서비스 CS’ 보따리 강사를 했다. 그리고 카페 매니저를 맡아 일하면서 사람에 대한 직관성을 비즈니스적으로 키울 수 있었다. 지금은 국문과를 전공한 시간보다 마케팅, 브랜딩에 공부한 시간이 더 많은 사장이 되었다.


알바 친구들이 전공을 살려야 하나 고민하면 난 이렇게 대답한다. 대학 4년 중, 재밌게 들었던 교양수업 하나쯤 있을 것이다. 인생을 놓고 보면 대학 4년은 그저 교양 수업 1개에 지나지 않는다. 난 국문과를 전공했으나, 국문과가 날 밥 먹여 주진 않는다. 그럼에도 후회가 없다. 내 인생에 ‘국문과’라는 교양 수업 하나는 이수했고, 그 수업이 나의 인간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 등 깊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전공을 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 전공은 살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전공은 그저 한 분야를 우리가 심도 깊게 공부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걸 원동력 삼아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내가 결정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깨닫는 날이 온다. 언제나 전공을 '살리고' 있다는 것을. (예체능은 예외일 수 있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아이에게 공교육을 시킬 것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