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의 디지털 디톡스

4시간 일하고, 20시간은 디톡스

by 김적당

인플루언서 활동이 2년 차로 접어들었다.


지난 시간 돌이켜보면 하루 3-4시간 수면으로 버텼고, 콘텐츠 조회수, 매출, 팔로워 수 같은 '지표'들이 주는 도파민으로 버텼다.


이제는 한계가 왔다. 그래서 26년도 1월에는 3가지에 집중한다.

콘텐츠 조회수, 팔로워 수에 집작을 내려놓고, 나의 본질, 일, 정신 3가지를 재정비한다.


1. 가벼운 콘텐츠, 유행하는 콘텐츠로 10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본질을 담는 콘텐츠를 기획한다.

2. A to Z 1인 체제의 한계가 분명히 보인다. 디지털 노가다를 벗어날 시스템을 구축한다.

3. 혼탁한 머릿속을 차분히 정리하기 위해 디지털 디톡스 4 법칙을 실천한다.





그중에서 3번이 실천 강령 1번이다. 1번과 2번은 생각이 숙성될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디어 속에서 서핑하는 서퍼의 삶이었다. 감사하게도 유연하게 파도에 올라타 6만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직작생활 이상의 수익도 만들었다.


그러나 하루 수면은 3-4시간이 전부였고, 밥 먹을 때도 샤워할 때도 늘 폰을 보고 있었다. 점점 머릿속은 너무 많은 자극으로 지쳐갔고 점점 일상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최근 좀 놀랐던 것은, 커튼을 말하고 싶었는데 '달력'이라고 말했다. 카드와 지갑을 일주일 사이 다 잃어버렸고, 중요한 약속도 까먹은 채 자버렸다. 핸드폰 알림들이 버겁게 느껴진다. 날 그만 찾았으면 좋겠고, 세상과 단절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들었다.


사실 인플루언서 6만이 되기까지 둘째 임신과 출산을 했고, 애 둘을 키우며 여기까지 이뤘다. 아마 육아해 보신 분들은 알 텐데, 육아만으로도 버거운 일상이다. 거기다 24시간 운영하는 미디어까지 키웠으니. 애 3명을 키운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세상과 연결되어 얼마나 기뻤는데! 나의 쓸모를 찾아서 정말 감사했는데! 이젠 단절되고 싶다니. 이게 무슨 마음일까 싶어 일주일을 고민했다. 일이 싫어진 것인지 스스로 냉정하게 물어야 했다. 다행히도 일이 싫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잘 해내고 싶다. 더 큰 꿈도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은 미디어와 멀어져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나의 하루를 보니 핸드폰이 쉬고 있을 때가 없다. 끊임없이 나를 부르고, 나를 찾는 멘션에 바로 반응하는 것에 지쳐있었다. 뇌에게 쉬는 시간을 줘야 한다.


1. 기상 후 1시간. 폰을 보지 않고 있다. 너무 좋다. 아침 주도권을 내가 잡은 기분이다. 그러니 하루가 내 주도권 아래 있게 되는 걸 경험했다. 항상 지각하는 기분이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눈 뜨자마자 날 찾는 모든 메시지에 즉각 답을 하지 않아도, 세상 일은 다 굴러갔다. 내가 1시간 늦게 일을 시작해도 아무 지장 없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그리고 1시간 동안 읽은 책과 메모들이 나의 하루 퀄리티를 더 끌어올려 주었다.


2. 수면 전 1시간 폰을 보지 않기. 이건 아직 시행착오가 많다. 잠자기 직전까지 끌어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건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우선 취침 시간을 분명히 해야겠다. 일이 끝나면 자는 게 아니라, 그냥 자야 한다. 시간이 되면 나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12시 취침으로 놓으면, 11시까지만 폰을 보는 것이다. 이건 좀 더 의식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


3. 씻을 때 폰을 보지 않고 있다. 습관적으로 샤워할 때도 뭔가를 틀어놨었다. 경제 유튜브, 자기 계발 유튜브 같은 것들... 그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인사이트를 얻고 싶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때 본 것 중에 기억에 남거나 나의 하루를 바꾼 것들은 없다. 멀티태스킹하며 배운 지식은 절대 내 지식이 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딴짓하는 아이치고 공부 잘하는 아이 없다. 이젠 씻을 때 혼자 사유하는 즐거움을 가진다. 생각의 흐름대로 그저 둔다. 실제 뇌는 아무 자극이 없을 때 비로소 폴더 정리를 한다고 한다. 수많은 자극들이 재정렬되는 시간이다.


4. 필요한 업무는 노트북으로 한다. 폰으로 업무를 보니 너무 쉽게 다른 곳으로 생각이 옮겨간다. 갑자기 사야 할 것도 생기고, 우연히 본 콘텐츠로 쇼츠 멍타임에 20분 써버린다. 고도로 설계된 미디어 안에서 나 역시 속수무책이다. 업무적 소통은 자리에 앉아 노트북으로 처리하고 있다. 오전 1시간, 오후 1시간. 필요한 업무, 자잘한 소통들에 시간을 쓴다. 너무 편하다. 필요한 소통과 체크사항을 확보하고 나면 나는 다시 자유로워진다. 일상생활을 하며 '뭐 연락 놓친 게 없나?' 초조하며 계속 폰 볼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 겨우 10일 차이다.


이걸 1년 내내 반복하면 얼마나 나의 하루하루가 단단해질까. 기대된다.


그리고 나머지 1번과 2번의 숙제도 이번 달 안으로 결론 내리려 한다.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 시점에 재정비해야 하고, 이걸 시스템으로 풀어야 한다.


단순 인플루언서로 남고 싶지 않다. 기업이 되고 싶고, 사람들에게 '브랜드'로 다가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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