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등가교환이 아니라 어쩌면 밑지는 일이어야 한다.
유튜브 판 골목식당 '장사의 신'을 재밌게 본다.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을 창업한 대표의 솔직하고 터프한 컨설팅 과정을 보며, 한편으로는 '나도 저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하며 공감하기도 하고, 내게 저런 힘든 날이 오면 '나라면 과연...'이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하루는 남편과 '이씨네 카레' 편을 보았다.
카레집 사장님은 카레 한 그릇을 13,000원으로 설정하여 판매했다. 후참 대표는 그 이유를 묻는다. 카레집 사장님은 5시간 이상 끓이는 카레에 들어가는 본인의 노동력을 그 값으로 되돌려 받고 싶었다고 한다. 후참 대표는 본인의 노동력을 메뉴 가격으로 소비자가 되돌려 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라 말한다.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것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만족했는지가 중요하지, 사장님의 노고 등은 중요치 않다.
남편과 나는 다음날 저녁 식사를 하다 이 장면을 우리 대화로 가져오게 되었다.
시작은 엉뚱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나의 지인이 오랜 시간 티를 공부하다 드디어 자신의 작은 티룸(Tea Room)을 오픈하게 되었다. 결혼하기 전, 내 방을 당근 마켓으로 열심히 꾸몄었는데, 결혼하면서는 다 그대로 두고 왔다. 그 지인이 그것을 자신에게 싸게 팔아라 하였다.
언젠가는 처리를 해야 할 것들이라 생각했기에 긍정을 표시했지만, 절반은 '다음에 밥 먹자'와 같이 인사치레의 마음도 있었다. 나름 아끼던 물건들이고, 애정을 들이며 하나하나 사 모은 것들이었으니 쉽사리, 또 흔쾌히 처분하는 마음은 아니었던 것이다.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그래도 정리해야 할 물건들이니까 좋은 마음으로 줘야겠지? 물었다. 남편은 돈도 받지 말고,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갔다 주자며, 오히려 더 큰 인심을 베풀었다. 순간 '딩-' 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갔다 주기는커녕 선반, 장, 스피커까지 주면 다음에는 공짜로 차 한 잔 달라고 할까? 등 마음속으로 나름대로 손해보지 않을 등가교환을 하고 있었다. 그 옹졸한 마음이 들킨 것 같아 창피했다.
카레집 사장님이 자신의 노고를 카레 값으로 되돌려 받고 싶었던 것처럼, 나 역시 나의 노고와 추억과 팔겠노라 결정한 인심(?)에 대해 무언가를 되돌려 받고 싶었다. 하지만 돈과 상품이 오가는 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우리네 인간 관계에서도 그런 등가교환은 절대로 생산자(베푸는 자)를 배불리 하지 않는 법이다. 더 궁핍하게 만들면 만들었지!
남편은 그 지인이 가지러 왔다면, 실제 고마웠던 마음보다 덜 고맙게 남았을 거라 했다. 그러고 보니 아는 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작은 선물을 주었다. 이 말과 함께 말이다. '안 그래도 주러 갔어야 했는데 너무 귀찮았어. 이거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내게 그 선물은 '주러 가기엔 귀찮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아이러니를 주었다. 그다지 설레고, 고맙진 않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 것이다. 나의 가구들도 그런 선물이 될 뻔했다.
장사의 신이 되기 전 해야 할 것!
이왕에 할 거면 제대로 끝까지 해야 한다.
내가 베푸는 것, 내가 결정한 것, 내가 해야 할 것, 내가 판매하는 것, 내가 서비스로 주는 것. 나에게서 나가는 모든 것들이 어떤 등가교환, 물물교환에 그쳐 제로섬이 되지 않게 하는 훈련. 내가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게, 더 임팩트 있게, 더 풍성하게 상대에게 전해질 수만 있다면! 그 상대가 가족이든,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든, 한번 보고 말 사람이든!
작은 것을 손해보지 않으려고 큰 것을 놓치는 사람이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