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루프의 리더, 김성휘의 이야기.
"어, 와인루프의 가이 씨 아니신가요?"
다른 팀의 공연을 보기 위해 들렀던 한 공연장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났다. 신기하게도 항상 와인루프의 음악의 팬이었던 나는 그날따라 점심에 만난 친구에게 언젠가 한 번은 와인루프의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20대 초중반에 나에게 세련된 충격을 안겨주었던 그 밴드를 꼭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날 바로 와인루프와의 약속을 잡았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다섯 번째 주인공인 와인루프(Wine Loop)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Q.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와인루프 : 안녕하세요, 와인루프입니다. 와인루프는 보컬 정가이와 드럼 김성휘 2명으로 구성된 밴드입니다. 재즈 팝 느낌의 음악을 하고 있어서 생소한 음악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현대적인 느낌의 컨템퍼러리 음악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와인’은 세련된 술이고 ‘루프’는 반복된다는 뜻으로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련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을 하자는 뜻입니다.
Q. <여름밤 미소>가 발매된 지 3달 정도가 되어가요. 한창 활동을 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정가이 : 이제 EP 앨범을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에 들어서 곡을 쓰려고 연구하고 있어요. 공연이 있어서 합주와 공연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어요.
A. 김성휘 : 여름이다 보니까 휴가기간이 겹쳐서 2주 정도는 쉬었어요. 9월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움직이고 있고 9월 말 정도에 앨범 작업을 시작할 것 같아요. 올해 안으로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Q. 먼저 성휘 님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성휘 님의 성장과정이 궁금해요. 본인의 일생을 짧게 얘기해 준다면.
A. 김성휘 :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전체적으로는 쭉 편안한 일상을 보내며 자랐는데 아주 어렸을 때, 태어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유괴를 당한 적이 있어요. 지금 제 머릿속에는 기억이 하나도 없어요. 정말 갓난아기 때였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어머니가 저를 중학교 정도 때까지 많이 챙겨주시려 하는 편이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정도에 원래는 음악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공고에 들어갔는데 그 시기에 교회에서 드럼이라는 악기를 접하게 되었어요. 해보니까 너무 재밌고 주변에서도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었어요. 그 말에 혹해서 고3 때 입시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늦게 입시를 시작해서 한번 재수를 하고 대학에 들어갔어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꿈이 드러머라기보다는 음악 하는 사람이 되는 거였어요. 사람들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통하는 게 생기잖아요. 그런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 언젠가는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렸을 때부터 밴드가 하고 싶었기도 하고 연주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밴드라서 군대를 제대하고 난 이후에 와인루프라는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어요. 제가 26살에 와인루프가 결성되었고 본격적인 활동은 27살 말에 시작했어요.
제대 이후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인 것 같아요. 군대를 가기 전에는 굉장히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활발한 사람이었는데 제대 이후엔 저도 모르게 낯을 가리게 되더라고요. 대학교 때의 친구들도 거리가 멀어져서 모임이 있어도 못 가게 되고 그런 게 쌓이고 유지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향적으로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밴드에도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보니 더 고립되는 게 있었어요. 그렇게 쭉쭉 오다가 30살 정도에 두 번째 터닝 포인트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와인루프가 계속 적자만 있다가 흑자로 돌아서게 되었어요. 재정적인 부분에 있어서 밴드가 어려웠던 시기를 지나서 궤도에 올라오는 시기였죠. 가이도 들어오게 되었고요. 그래서 지금은 가이랑 3년째 잘 흘러가고 있는 중이에요. 물론 늘 위기는 있을 거고 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확신하고 있어요. 가이와 항상 그렇게 얘기하면서 그럴 때마다 넘어지지 말고 일어서서 해나가자고 얘기해요. 언젠가는 때가 온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어요.
Q. 와인루프라는 팀의 음악의 색이 처음 등장했을 때 굉장히 세련되어서 충격적으로 들렸던 기억이 있어요. 어떻게 이런 음악을 하게 되셨나요?
A. 김성휘 : 원래 바운스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이런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곡을 쓰지 않았고 전 보컬이 곡을 썼는데 그렇게 와인루프의 색이 나온 것 같아요. 마침 그 음악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었고 거기에 꽂히게 되었죠. 그래서 그런 색이 저에게도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게 되었어요.
저는 가이에게 너무 고마워요. 보컬이 바뀌는 상황이 정말 부담되고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자기만의 음악과 색으로 와인루프의 중심을 지켜준 건 가이였다고 생각해요. 가이가 잘 해주고 있어서 초반에 가지고 있던 와인루프의 색이 좀 더 대중적으로 변화된 것 같아요.
Dike : 바로 옆에서 칭찬을 듣고 있어서 민망하신가 봐요, 가이님.(웃음)
정가이 : (웃고 있음)
https://www.youtube.com/watch?v=kHJ1fsTiWO4
Q. 오히려 저는 개인적으로 와인루프라는 팀은 김성휘라는 드러머의 역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루브한 리듬이 처음부터 이 팀의 무기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팀 안에서의 영향력이 실제로도 크신가요?
A. 김성휘 : 제 생각엔 리더라는 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다 내 맘대로 하면 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너무 이타적이어서 생긴 문제들도 있었어요. 겪다 보니 느낀 건 많은 영향력을 가하려고 하지 말고 중심만 잡으려고 노력해서 초심을 잘 지켜나가려고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가이와 골고루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사실 처음부터 곡을 쓰시진 않으셨잖아요. 처음엔 전 보컬이 작사, 작곡을 맡았었어요. 하지만 전 보컬의 탈퇴 이후에도 신기하게도 팀의 음악 색이 유지되었어요. 성휘 님이 직접 곡도 쓰시기 시작했고요. 곡을 쓰기 전과 후가 개인적으로 어떻게 다르신가요?
A. 김성휘 : 예전에도 곡을 쓰긴 했었어요. 많이 쓰는 편인 건 아니지만 곡을 쓸 때는 항상 보컬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전과 후로 나눠 생각해보면 전 보컬이 곡을 썼을 때는 제가 중심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리듬 섹션이나 악기의 편곡은 제가 거의 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보컬이 팀을 나가다 보니 막막해졌어요. 제가 쓰는 곡은 초기의 와인루프의 곡들만큼 딥하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Apple Lips라는 곡을 썼고 웬만하면 이 색에서 벗어나게 하지 말자는 마인드 아래에서 가이가 들어오게 됐어요. 가이와 둘이서 음악의 스타일이나 색에 대해 얘기를 했을 때 물론 가이도 가이만의 색이 있었지만 아예 색이 다르지 않았고 음색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멤버가 바뀌고 보컬이 바뀌는 와중에도 의외로 굉장히 수월히 그 과정을 넘어가고 색을 유지했던 것 같아요. 가이가 굉장히 잘 맞춰주었어요. 밴드의 꽃은 보컬이잖아요. 가이의 역량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Q. 새로운 보컬인 정가이 님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성휘 님이 느끼는 가이 님의 첫인상이 궁금해요.
A. 김성휘 : 첫인상은 굉장히 밝아 보였어요. 그리고 그때는 조금 어리숙해 보이는 면도 있었어요. 가이가 와인루프라는 팀을 이미 알고 있었고 와인루프의 보컬이 되고 싶어 했고 저도 가이의 보컬이 맘에 들었어요. 그래서 얘기하면서도 밝고 순진해 보이는 면이 마음에 들었어요. 시크하고 도도해 보이면 아무래도 초반에 친해지기 힘들잖아요. 저랑 성격이 완전 똑같아요.
Q.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그동안 어려운 점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떤 점들이 있었을까요?
A. 김성휘 : 진짜 딱 하나 있어요. 재정적인 부분이에요. 정말로 돌려 말하기도 그렇고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민감한 부분이지만 재정이 해결이 안 되면 팀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금도 생각해요. 합주를 하는 것만 해도 합주비에 식비가 필요하고 앨범 제작비, 홍보를 위한 영상제작비 등등 모든 게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 부분으로 멤버들끼리 싸운 적도 있겠죠. 조금 이런 부분에서 여유가 있었다면 수월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과정만 보면 너무 힘들었어요.
또 다른 어려움은 팀을 하시는 분들은 다 아실 것 같아요. 사람끼리 성격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보다는 코드가 맞고 안 맞고의 문제더라고요. 성격이 좋아도 코드가 안 맞으면 조금 힘들더라고요. 음악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팀은 그런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음악적인 코드도 맞아야 하고. 리더로서 누구 한 명의 편을 들어주지 못하는 게 좀 외로웠던 것 같아요.
Q. 드러머들은 톤을 만드는 것에 연구를 굉장히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그동안의 와인루프의 음악을 들었을 때 성휘 님은 스튜디오 사운드의 드럼 톤을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의도한 사운드일까요?
A. 김성휘 : 그렇죠. 저는 믹싱을 할 때도 항상 그런 주문을 해요. 드라이한 톤을 좋아하고 락밴드 느낌이나 터지는 사운드보다는 묵직하고 빡빡한 사운드를 좋아해요. 그렇게 연주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Q. 음악 외의 다른 취미가 있을 까요?
A. 김성휘 : 전 야구를 엄청 좋아해요. 엄청 좋아해서 사회인 야구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어깨를 좀 다쳐서 쉬고 있는 중이에요. 축구도 잘하지 않지만 좋아해요. 전 스포츠를 많이 보고 즐기는 편이에요.
Q.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A. 김성휘 : 드러머로서는 데니스 챔버스(Dennis Chambers)라는 뮤지션을 아직도 존경하고 있어요. 늘 얘기하는 거지만 80, 90년대의 레트로한 감성을 너무 좋아해서 이문세, 김광석, 유재하 님 등을 너무 좋아해요. 그분들의 감성을 너무 좋아해서 지금도 매일 들어요. 와인루프랑은 전혀 다른 감성이지만 항상 큰 영향을 받고 있어요. 그 시대에 살아보지 못한 게 한이예요. 그 시대에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Q. 1년 뒤, 5년 뒤, 그리고 10년 뒤에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있길 소망하는지 궁금해요.
A. 김성휘 : 1년 뒤에는 와인루프가 더 잘되어서 페스티벌이나 방송 쪽으로 잘 풀려있을 것 같아요. 5년 뒤에는 30대 중후반이 되어버린 거니까 나이도 좀 있을 거고 제가 작곡 욕심이 있기 때문에 솔로 앨범도 내고 음악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을 것 같아요. 10년 뒤에는 집에서 애들하고 놀고 있겠죠? 와인루프는 정말 장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욕심이 많이 나요. 애증이기도 하고요. 와인루프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늘 조금 더, 조금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FEKCwpL6iZ8
세련된 중독으로, 와인루프의 음악 Part 2는 9월 19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업로드됩니다.
와인루프의 보컬, 정가이의 이야기.
와인루프를 만날 수 있는 곳
와인루프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wineloop
와인루프 Insta : https://www.instagram.com/wineloop_official/
와인루프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ylOmR_2QX4z0-AwTlncIHw?app=desktop
김성휘 Insta : https://www.instagram.com/wineloop_hwi/
정가이 Insta : https://www.instagram.com/ga2_jeong/
장소제공 : 찌라살롱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39)
https://www.instagram.com/jiaxi_salon/
인디 아티스트 인터뷰 매거진 <인디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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