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정말로 '일'을 하고 싶은 게 맞아?

by Dike

사람들은 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언제나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다며 비관한다. 사회의 시스템과 주변인들을 탓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싶어 하는 걸까? 나는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서로가 더 불행하길 바라는 것 같다. 정확히는 아무도 나보다 덜 불행하면 안 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누가 더 불행한지 불행 배틀을 한다거나 나의 시절엔 더 힘들었다는 것을 이유로 타인의 상황을 배부른 소리로 취급하기도 한다. 나보다 더 행복하려고 하는 사람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어떻게든 그것을 깎아내리려 한다.


내가 느낀 것도 그랬다. 음악을 하면서 지겹게 들은 이야기는 ‘너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좋겠다’라는 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엔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은 나에게 왜 너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너의 고충은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야만 한다고 얘기하는 것을 느끼게 했다. 원하는 일을 꾸준히 계속해서 직업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죄가 되는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대개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밟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생활을 집과 학교, 학원에서 보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정된 경험을 하면서 대학교를 진학하고 전공을 결정한다. 이때쯤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간혹 나처럼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빨리 결정하는 경우에도 그 선택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다들 넓지 않았다. 제한된 환경에서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는 일중에서 우연히 맘에 드는 일을 하나 발견하는 건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다.


결국엔 우리는 모두 한정된 경험과 한정된 시각 안에서 자신이 할 일을 결정한다. 사실 인간의 삶의 패턴이라는 게 거의 다 비슷하고 한정적이다. 그리고 패턴화 되지 않는 삶을 살기란 굉장히 힘들다. 상황은 대학교를 가도 마찬가지다. 학생 시절 때보다는 더 많은 경험이 쌓이고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고는 해도 사회 안에 갇혀있는 한 명의 인간이 오만가지 경험을 모두 해보고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는 없다. 만약 정말 그렇게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알아가면서 진로를 정하고자 한다면 우리나라의 자녀 1인당 양육비는 지금보다 몇 십억은 더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놀랍게도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좋겠다고 말한 사람들의 ‘좋겠다’의 의미는 동일했던 것 같다. ‘너는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취미생활 혹은 놀면서 돈을 버는 일을 해서 좋겠다’였다. 내가 하는 일을 일로 보고 있지 않은 거였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은 찾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사람들은 보통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일’이 아니라 ‘노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종사하는 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돈 많은 백수, 건물주, 재벌 2세 등이 되고 싶은 거다. 그러니까 애초에 하고 싶은 일을 찾겠다는 것 자체가 전제에 맞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다며 좌절하거나 사회를 비관하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일하기 싫은 마음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을 뿐인 거다. 그것을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이라는 것이 ‘놀이’처럼 느껴지기만을 바란다면 그런 사람에게 진로에 대한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절대 없다. 진짜 절대 없다.




내가 단언하는 것 중 하나는 원래 일이라는 건 즐겁지 않다. 아니, 애초에 즐겁기만을 바란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심지어 취미생활과 노는 것에도 질리는 법이다. 어떤 일을 반복하면서 그것으로 마냥 즐겁기 만한 상황을 느낀다면 그런 경우는 뇌에 문제가 생긴 경우 밖에 없다. 즐거움 이외의 다른 것들을 느껴야 할 뇌의 영역과 신경들이 망가져버린 경우 말고는 없다. 그런 사람은 치료 대상이지 정상적인 사회인이 아니다.


다만 나에게는 그런 것들이 있다. 내가 아무리 음악을 하면서 지겹고 짜증 나고 힘들어도 그걸 이유로 음악을 그만할 일은 없다는 것과 그리고 그 정도의 힘든 일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생기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고작 그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 일이 싫어졌다고,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하기엔 이 일을 ‘좋아한다’고 말한 사람은 뭐, 진짜 아무 일이나 막 다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긴 하다. 결국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내가 생각한 좋은 일들 외에도 힘든 경험도 하기 마련이고 이건 ‘오차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다만 사람들은 이 오차범위를 허용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다는 일을 찾으려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간혹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안 좋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그건 성향 차이인 것 같다. 사실 좋아하는 일이기에 힘들고 짜증 나는 정도로 끝나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직업으로 하고 있다면 아마 가끔은 지옥이라고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 정도로 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어차피 일할 때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든 상관없을 수도 있긴 할 테니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단 1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하던 누구나 이 사회를 살아가는 건 힘들고 버거운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스펙과 긴 노동시간을 요구하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분명 쉬고 싶어 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너무 공감되고 이해가 되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건지, 일을 하기 싫은 것인지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글쓰기.

음악과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

Insta : sanghoonoh_d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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