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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 한수남

by 한수남

어디 가니 두껍아

어느 밑 빠진 항아리 온몸으로 막아주러 가니?

혼자 길을 잃었니? 다른 가족은 있니?

너도 나처럼 상처 같은 게 있니?


나는 네가 좋구나

난데없이 풀숲에서 튀어나온 너를

영차영차 응원하고 싶구나

나도 뒷짐 지고 따라 가다가


네가 놀랄세라, 발소리를 죽인다

어서 가라 두껍아

어두운 밤길 조심해서 가거라

부디 잘 살아남아 일가(一家)를 이루거라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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