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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 한수남

by 한수남


산에 가고 싶었지만 산에 못 가고

먼 산을 바라보았다


바다를 보고 싶었지만 바다까지 못 가고

먼 바다를 그리워했다


파도 치는 푸른 바다가 된 듯이

흔들리는 한 그루 나무가 된 듯이

나는 이리저리 실컷 몸을 흔들어댔다


비 개고 나면 많은 것들이 성큼 자라 있듯이

마음껏 그리움이 자라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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