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by 한수남


비스듬히 / 한수남


나는 똑바로 서지 못하고 비스듬히,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바람에게 구름에게 내 마음이 무한정 기울어지면

바람도 비스듬히 불고 구름도 비스듬히 흐른다

뱃속에서도 참을 수 없이 비스듬한 소리가 난다

위나 간, 소장, 대장 따위를 꺼내어

비스듬한 바위 위에 척척 널어놓고 따끈하게 말려보고 싶구나

나의 자세를 너는 비난한 적이 있다

왜 똑바로 서지 못해 중심을 잘 잡아 너의 세상을 살아

말똥말똥 맨정신으로도 똑바로 걷지 못하는

나의 갈지 자[之] 걸음걸이 위로

햇살도 비스듬히 쏟아져 내리고

낙엽도 꽃잎도 비스듬히 비스듬히 떨어져 내린다오



비스듬히 떨어져 쌓인 지난 가을의 붉은 낙엽들을

이 겨울에도 나는 잊지못하네~~♡ 메리크리스마스 ^^♡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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