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모금, 한입

by 한수남

한모금, 한입 / 한수남


아버지 대학병원에 누워 계실 때

시원한 뭇국 한입 먹고싶다 하셔서 언니가 끓이러 간 사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담배 한모금 삼키고싶다해서 엄마에게 지청구를 먹고

끙, 돌아누운 그날 저녁 이후로

한모금도 한입도 모든 게 금지되었다.


TV에서 하루종일 연예인들이 뭔가를 먹어대는 일요일

나도 무언가 색다른 것을 먹고 싶었으나

맹물을 따라 천천히 넘기고, 남은 침을 꿀꺽 삼켰다.


한모금 넘길 수 있는 게 삶인 것인지

한입 크게 베어물 수 있는 게 삶인 것인지


달력을 보니,

아버지 기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바다를 이어주는 다리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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