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사항 / 한수남

by 한수남

촉촉~ 단비가 왔으면

살랑~ 바람이 좀 불었으면


무언가 좀 변했으면

날씨라도 확 바뀌었으면


마른 입술에 뭔가 닿았으면

못 먹는 술이라도 한잔 했으면

부침개라도 한 장 부쳤으면


조금 울다가 드디어 펑펑 우는 데

남은 힘을 다 써버렸으면


다른 거 다 부질 없고

나 가거든,

웃는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사람들 가슴에

수수한 시 한 편 남게 되었으면.



학생이 만든 컵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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