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한수남

by 한수남

오랜만이군, 자네

까칠한 피부

멍한 듯 열이 있는 눈빛

헝클어진 머리 다발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메마른 입술 움직거리지만

말이 되어 나오지는 않나 보군.

그새 좌우비대칭은 더 심해졌구먼

고생이 심하셨는가, 그간

어디를 떠돌다 이제야 오셨는가,

아시다시피

나는 또다시 자네를 넘어서야 한다네

한 겹 껍질을 더 벗어야 한다네

벗고 벗어 무엇이 남을 건지

모르겠으나

다음에 만날 때는

약간의 웃음도 보여 주었으면 좋겠군

그 어렵다는 마음 비우기를

얼마쯤은 끝낸 자의 여유로운 웃음 말이야.

기대하겠네,

자, 다음에 만날 때까지 안녕히

잘 가시게. 뒤돌아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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