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건 / 한수남

by 한수남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손수건 한 장을 제대로 빨려면

맑은 물에 잠시 담가두는 게 좋다


미끄덩한 액체가 스르르 떨어져 나오도록

눅눅한 습기가 온전히 제 몸을 풀어내도록

눈물이나 콧물도 다 각자의 몸을 지니고 있다.

정오의 햇살은 반가운 척, 친절한 척,

손수건 속으로 들락거리기도 했다

씨실과 날실이 다 보이는

가제 손수건 한 장을

하루에 몇 차례나 다시 빨아야 하는 날이 있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들이

이 낡은 손수건 한 장에 의지하며

제 몸을 투명하게 완성해 가는 시간

퉁퉁 부은 눈으로 거울 앞에 서서

피식 웃어 보는

부끄러운 날들이 있었다


가제손수건(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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