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콧물 범벅이 된 손수건 한 장을 제대로 빨려면
맑은 물에 잠시 담가두는 게 좋다
미끄덩한 액체가 스르르 떨어져 나오도록
눅눅한 습기가 온전히 제 몸을 풀어내도록
눈물이나 콧물도 다 각자의 몸을 지니고 있다.
정오의 햇살은 반가운 척, 친절한 척,
손수건 속으로 들락거리기도 했다
씨실과 날실이 다 보이는
가제 손수건 한 장을
하루에 몇 차례나 다시 빨아야 하는 날이 있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들이
이 낡은 손수건 한 장에 의지하며
제 몸을 투명하게 완성해 가는 시간
퉁퉁 부은 눈으로 거울 앞에 서서
피식 웃어 보는
부끄러운 날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