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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건넨 30만 원의 의미

by 수다쟁이

1년 남짓 아쿠아로빅을 다니며 몇몇 어르신들과

안부를 묻고 눈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특히 주로 내 옆에서 샤워를 하시는 어르신은 연세가 70이 넘으셨는데도 생각도 행동도 젊어 보이셨다.

아마도 연세가 꽤 드실 때까지도

일을 쉬지 않고 하신 것이 그 어르신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하루는 그 어르신이

"내가 며느리가 외국출장을 간다 해서 30만 원을

줬어~~ 큰돈은 아니지만 가서 사고 싶은 것 있으면 사라고~~"

"나도 젊을 때는 사고픈 게 많았는데

돈 아끼느라 사고픈 거 못 사고 살았거든..

그래서 그 맘이 생각나서 며느리한테 30만 원을 준거야~~^^"

라고 하셨다.


문득 많은 부러움이 스쳤다.

그 어른께 나는

"너무 좋으시겠어요.. 며느님이..

그런 생각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돈도 돈이지만 그런 마음을 쓰시는 게 쉽지 않은데.."

라고 말을 전하니..


"우리 며느리도 나 여행 갈 때

카드를 하나 주더라고..

맛있는 거 사드시라고.. 그래서 나도 여행 가서

맛있는 거 사 먹었어.."


대화를 하는 짧은 시간 속에 나의 마음은 뭉클해졌다.

시어머니의 여행에 선뜻 카드를 내어주는

통 큰 며느리의 마음도 대단하고

고마움을 간직하며

며느리의 출장에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용돈을 건네시는 시어머님의

속 깊은 공감과 배려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마음은

아니라서 더 부럽고 뭉클했는지 모르겠다.




어느 미인대회의 결승에서 4명의 후보가 남았을 때 사회자는 4명의 미인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세상에서 바꾸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한 미인은 기후변화를 바꾸고 싶다고 했고,

또 다른 미인은

자연의 보존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교육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 미인대회에서 우승을 한 한국미인은

이런 말을 전했다고 한다.


"저는 공감을 나누게 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봐야 세상이 변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봐야 그 고통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는 공감을 할 수 있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미인이 우승을 하게 한 대답이었다.

(출처 -유튜브영상)


이 대답을 들으며 참 공감 가는 말이라 느껴졌다.

모든 갈등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서

이루어진다. 한 번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해되지 않을 부분은 없을 것이다.


대화에서

관계에서

그리고 갈등에서

서로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특히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고부간의 갈등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상대방 입장이 되어본다면 서로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서로를 조금은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르신이 건넨 30만 원은 며느리에 대한

공감이라는 큰 값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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