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내리자니 심심해서
비와 같이 내린다
저 혼자 내리자니 외로워서
눈과 같이 내린다
어깨동무하고 머리 맞대고
얘기하며 내린다
- 우리 내려서 물 될까? 얼음 될까?
- 올 때 같이 왔으니 갈 때 같이 가야지
그러러면 자기 이름 버려야 해
자기 고집 꺾어야 해
눈이 자기 이름 버리자
비도 자기 이름 버렸다
물이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함께 간다
2024달성군디카시최우수상. 2023~24년 아르코창작기금. 대구문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불교아동문학회. 한민족예술대전대상. 『이만큼 왔으니 쉬었다 가자』『좋은 걸 어떡해』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