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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HYU Apr 13. 2024

하는 일이 많지만 그렇게 바쁘지 않다.

수업 중 생각나는 대로 글쓰기

난 직장도 다니고, 대학원도 다니고, 본업 외적인 활동도 하고 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외적으로 보면 하는 게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주 바빠 보이고, 생각할 것도 많고, 한 개에 집중하지 못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걸로 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생각보다 난 칼퇴근을 하고, 대학원의 시험준비와 조별발표과제도 착실히 준비할 만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최근에 회사에서 팀빌딩이라는 것을 한 적이 있다.

회사생활을 하며 처음 해보는 회사 내 활동이지만, 내가 속한 팀과 타 팀과의 소통을 통해 언제인지 모를 업무공유에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얼굴을 익히는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같이 일하는 게 아닌 그저 같이 캘리그래피도 하고, 클라이밍도 하고, 술 한잔 기울이며 자기소개를 하면서 이것저것 회사 외적인 이야기들을 했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나의 시간에 공백이 없게 하기 위해 내 인생에서 나를 날뛰게 만들고 있다.


사실, 이렇게 나름 하는 게 많지만, 난 그렇게 바쁘지 않다.

하는 게 많으려고 노력하는 것, 인생에 나를 날뛰게 하는 것.

이 모든 건 내가 멈춰있는 그 시간 동안 누군가를 사랑했고,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서 나를 더욱 잘 멈추게 만든다. 내가 만들어낸 후회이고, 잘못이고, 멈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멈추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돌아가게 나를 채찍질하고 있다.


사람은 헤어지면, 사랑-ing 인 상태보다 더 세심해지고, 기억이 또렷해지는 같다. 사랑 중에 망각상태의 것들이, 헤어짐을 겪으니 후회 속에서, 추억 속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나, 내가 다짐했던 것들이 더욱더 선명하게 떠올라 멈춰있는 그 상태에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내가 그녀에게 한 두 번째 잘못은 그 죄의 무게가 더 커져 처음 잘못 보다 더욱 잔혹하게 나를 아프게 했고, 그녀 또한 실망하게 했다. 처음 잘못에서 난 멈춰있지 않고, 그녀를 위한 노력을 했다면, 지금은 멈춰있고, 그녀를 위한 노력도 하지 못한다.


혹여나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아니 그녀가 이 글을 본다면(그럴 일 전혀 없겠지만...)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널 기다린다는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말은 안 하겠지만, 언제든 너의 연락은 받겠다고, 

네가 똥차를 만나고 실망해서 불현듯 쓰레기였지만, 그나마 괜찮은 내가 생각이 난다면 언제든 연락해도 된다고, 

외로움을 더 이상 견디지 못했을 때 그저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해도 된다고,

난 그렇게 울리지도 않는 너의 연락을 언제든 받겠다고.'


말하고 싶다. 


난 그렇게 너를 덮어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불현듯 "멈춤"이라는 나의 행동과 생각을 통해 평생 널 생각할 것 같다는 지금의 생각.



주저리, 주저리.

생각나는 대로 지금의 생각을 글로 써본다. 

그냥 네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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