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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HYU Sep 22. 2023

대기업 면접을 봤다

가긴 글렀구나 불만토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떨어졌다.

3주 전에 본 기업 면접이었고, 그게 이제야 연락이 왔다. 떨어트릴 거면 빨리 떨어트리지 사람을 괜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물론 면접을 보고 난 뒤 크게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라는 게 그렇게 연락이 없으면 뭔가 있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회사를 퇴사하고 나의 목표는 분명했다. 이번 기회에 대기업을 가보자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고, 오랜 시간 노력을 들이는 곳에 나의 짧지만 강렬한 경력을 가지고 지원을 해보자 다짐했었다. 물론 내가 가진 일하는 방식이 대기업의 방식과는 다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늘 말하는 레벨업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간절하기도 했다. 나의 성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솔직히 남이 날 바라보는, 날 평가하는 그 기준에 나의 이름만이 아닌 그 앞에 붙은 수식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다. 물론 이러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나도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세상을 살아보니 아니라고는 하지만, 결국 현실은 대학교 이름이 중요했고, 무슨 회사를 다니는지가 중요했고, 무슨 옷을 입고 다니는지 등이 중요하단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그러한 걸 벗어나기 위해 살아가지만 나만 벗어난다고 남들이 그걸 벗어나지 않으니 어떡할까를 생각하며 그저 남들이 보면 이름이 좋은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었다. 


대학교의 네임밸류만 봐도 요즘은 대학교 안 본다고 들 하지만, 결국 기업 합격 수기들을 보면 다 좋은 대학교 이거나 대학원을 나온 사람들이 많았고, 당연히 서류로 평가함에 사람이 그걸 보면 당연히 좋은 대학에 나온 사람을 뽑는 건 뭐 당연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대학을 다녔다는 것은 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3년의 시간을 성실히 쓴 거라는 판단이며, 그렇게 사람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 같다. 틀린 말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나도 대학교를 졸업했음에도 그나마 디자인계통에서 인정받은 학교를 다시 들어가 공부를 한 것도 있으니 나도 부정을 하나도 못하겠다.


그렇게 스펙보완을 하고 전혀 다른 분야의 회사를 다니며, 운이 좋겠도 많은 프로젝트들을 컨트롤하고 관리하는 직책으로서 나의 경력으로는 하지 못하는 다양한 업무들을 진행했다. 그렇게 경력을 쌓으며 이제야 대기업에 도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스펙은 버려두고 오로지 경력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 몇 군데 돌려봤지만, 면접까지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종면접까지 가게 되었고 그것을 3주간 기다린 끝에 드디어 결과를 받게 된 것이다. 


아직 무리였다고 생각을 했다. 대기업 면접을 보고 난 뒤 3주간 기다리면서 나 자신을 이상하게 돌아보게 되었는데 내가 면접관이라도 경쟁자가 없다면 나를 뽑겠지만, 아니라면 약간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아니 냉정히 안 뽑을 것 같다. 세상에 얼마나 좋은 스펙과 경력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굳이 날 뽑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기대와 계속된 대기업지원은 나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만 봤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의 평판을 기준으로 봤을 때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가끔은 좋은 대학교를 나온 사람들을 무시할 때도 있었다. 생각보다 일을 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결국 이론적인 부분에서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렇듯 지금 현재에 만족하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누구는 나의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 있다. 틀린 건 맞다. 그저 내가 그렇게 살아온 것에 대한 불만 가득한 토로일 수 있다. 자기 비하일 수도 있고, 내가 그만큼 노력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나만을 바라보았을 때 내가 잘못 살아왔을지언정 그저 시원하게 불만을 말하고 싶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왜 내가 하고 싶은 데로 살았는지, 그저 그 정도 높이에 만족해 높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가 이미 많은 걸 달성한 사람들과 같은 높이에 서있다고 착각한 것인지 대해 그저 나에게 말하고 싶었다. 


답답하다.

누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에. 시원하게 토로하고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내 성격상 그 위로도 이성적으로 생각할게 뻔하기에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날 측은하게 바라보는 그 눈이 필요한 것 같다. 


오늘만 이러자 생각한다. 

내일부터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이 아닌 강제로라도 해야만 할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멈추고 세상의 잣대에 날 맞추며 살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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