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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Sep 02. 2017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by 김동조

편견으로 가득한 책에 관한 편견이 풍부한 리뷰 

저자는 서문에서 편견으로 가득한 책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편견은 흔히 생각하는 개념보다는 '주관'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책 내용과 별개로 자신의 주관으로 가득한 책을 쓰고자 한 저자에게, 그리고 그 썰을 풀어낸 서문에 나 역시 좋은 이미지의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히는 글이라니, 매력적이다.


책은 그리고, 경제학의 원칙과 경제학적인 선택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다. 때로는 우리가 흔히 뉴스 기사에서 접하는 경제 정책에 관한 부분도 있지만 대다수는 우리 삶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선택'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이다. 특히, 필자가 생각하기에 '경제적'인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경제적이란 무엇인가. 다시, 책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은 경제학에서는 기본적인 가정에 가까운 원리 들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 이것을 우리가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통 경제학자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개인적의 영역에서도 이것은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하나의 가정이 필요하다. 보편타당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일된 가치 기준. 그 기준이 있어야지만 '비용 편익' 분석이 보편적으로 가능해진다. 


화폐의 개념이 등장하고, 자본주의가 성장한 지금에 저 기준에 가장 적합한 것은 '돈'이 되었다. 계량화 가능하며, 대다수가 원하는 것. 하지만 그것만을 가지고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럼 한두 개의 가정을 더해야 할 것 같다.


당위를 떼어내어 보자. 우리가 흔히 '그러면 안된다' 고 하는 것들은 논리적인, 이해타산을 따진 것보다는 심리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거기에는 우리 사회가 학습해온 도덕률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세상이 이래야 한다는 것은 없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사람이 모두 할 수 있는 일들이다. GTA가 인기를 얻는 것은 어쩌면 '이래서는 안 된다'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굉장히 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가정한다고 해도, 수요공급이라는 기본적인 원칙만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의미 있는가? 세상을 바라볼 때에는 이게 유리하거나 편리하다거나 하는 판단으로 돌린다면 정답이 분명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책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필자와 같은 경제학적인 '편견'이 필요해 보인다. 


소득 분배가 평등해진 것은 객관적인 시장의 힘이라기보다는 정치로 인한 것이라는 책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편으로는 '불평등' 이 차라리 더 '효율적'인 평등이라는 뉘앙스도 읽었다. 책의 말 그대로, 정치가 수렴하는 대중의 요구가 반드시 경제적으로 효율이 높고 윤리적으로 옳으며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르다는 것은 - 위에서는 제거했지만 - 도대체 무엇인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을 필자가 책에 적었다. 때문에, 좋은 의도의 일 이전에, 그 일을 잘 완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센티브 구조의 활용을 통한 정책 결정. 여기에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응당 그러해야 한다라는 당위보다는 현재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토대로 그것의 기저 - 사람들의 행동의 원인을 이용하는 치밀한 메커니즘이어야 한다. 


그러나 어쨌든 그 결과는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 그런 기준인 - 성경 같은 종교적 텍스트를 제외하면 마땅한 근거를 찾기 어렵긴 하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이타성'의 증진이 종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니까? 큰 의미 없는 논의이다. 이 지점에서 필자가 말한, 전략적이지 못하다면 철학적이어야 한다는 조언이 와 닿는다.


이전 글에서 밝혔듯, 세상이 이렇게 돌아간다와, 이렇게 흘러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매우 다른 것이다. 그렇기에, 전략 이전에 철학이 있어야 한다. 어떤 선택이 나에게 유리한가, 사회에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 경제학적인 분석의 틀을 들이대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가 어떤 '가치'를 바라보고 움직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다시- 철학이 기반이 되어야 전략이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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