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 1/6
기회가 닿아 라스베이거스 CES 2018에 다녀왔다.
흘려보내기 아쉬운 기억들을 사진과 함께 담아 올려본다.
1/6 ~ 1/6 은 비행기에서 거의 다 보내었다. 날짜변경선을 오랜만에 지나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여 심각한 시차 부적응이 발생하진 않았었다.
두 번째로 간 미국은, 트럼프 당선 이후여서인지, 세계 각지의 테러가 많이 발생해서였는지 입국 절차가 조금 더 복잡해졌단 인상을 주었다. 세관 관련 신고가 키오스크로 진행할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 영어 모국어가 아닌 사람에게는 불편한 UX 였다. 사진기를 꺼내었다고 잡혀갈까 봐 사진을 못 찍은 게 아쉽다.
라스베이거스의 첫인상은.... 오히려 한국 번화가 같단 느낌을 받았다. 광활한 벌판 위에 세워진 거대한 카지노 도시는 다른 미국의 도시들과는 다르게 24/7 운영되는 가게들과, 밤늦게까지 불을 켜두는 곳이 많아서 예전에 방문했던 시애틀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주었다.
첫날에는 호텔 몇 군데만 돌아다녔기에 그런 인상을 받았나 싶었지만, 마지막까지도 예전 '시애틀'의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다른 곳을 돌아다닐 시간과 여력이 되었다면 모르겠다. '그랜드 캐년'을 방문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확실히, 미국 같단 생각보다는 그냥 '라스베이거스' 같단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출국 절차 중에서 들었던 생각들.
처음으로 도심공항에서 체크인 및 출국 심사를 진행했다. 3~4시간 전에 가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매우 편했다. 앞으로도 국적기(대한항공, 아시아나) 급의 비행사를 쓸 경우에는 꼭 여기서 체크인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항공편 별로 대기하여 체크인할 필요도 없으며, 때문에 줄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다만, 미국 동부의 폭설 등으로 항공편이 일부 연착되어서 환승 항공편을 변경해야 하는 문제로 조금 지체되긴 했지만, 아시아나 직원분이 친절하게 바꿔주셔서 문제는 없었다.
출국 심사는 초 간편하다. 도심공항에서 출국 심사는 10초? 남짓 걸렸다. 이렇게 출국 심사를 마치면 인천 국제공항에서는 별도의 출입구로 들어가서 보안검사를 받게 된다. 승무원들이 가는 곳과 같은 문인데, 때문에 보안 검사도 빠르게 받을 수 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겨울철 여행객을 위해 코트/패딩 보관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이번에 사용해보게 되었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경우에는 무료로 5~6일 정도를 해주는 것 같았다. 내 여행기간은 7일이었기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긴 했지만, 외투를 맡기고 나서 돌아다니는 공항은 훨씬 편했다.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여행하는 사람은 꼭 이용해 보길 바란다.
환승 편은 처음이었다. 대한항공은 라스베이거스까지 직항이 있으나, 아시아나는 직항이 없다고 한다. LA 공항에서 버스로 가는 길과 시애틀에서 비행기로 환승하는 것 중 후자를 택했다. LA에서 Las Vegas 까지는 4시간이 넘으니까!
하지만 약간 실수였다. 일단 시애틀까지 항공편이 지연이 되어서, 환승 편도 지연하여 티켓팅 하였고, 대기 시간이 1시간 넘게 발생하였다. 또한 위탁 수하물을 찾아서, 다시 넣는 과정을 거쳐야 했고, 결정적으로 시애틀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아야만 했다. 당연히, 보안검사도 받아야 하고. (보안 검사도 받았던 것 같은데 분명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받았던 것 같다.)
환승하는 와중에 입국 심사를 받는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세관 통과부터 해서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도. 줄 선채로 2시간 정도를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체감으로는 그 정도였다. 시애틀-타코마 공항은 공사 중이었는지, 대기를 하는 공간도 불편했었다. 또한 심사를 하는 인력이 별로 없어서 처리 속도가 매우 느렸다.
터미널 간 연결도 셔틀로 되어 있어 편한 것 같지만! 일직선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없기에 2번가량 환승을 해야 했다. 피곤에 찌든 채로 그런 움직임은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시애틀에 직항으로 와서 바로 입국을 할 때에는 꽤 기분이 좋았는데 환승을 하면서 다신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는 공간이 되었었다.
알래스카 항공은 분명! 알래스카 주의 항공사인 것 같은데. 거점공항은 시애틀-타코마 공항이라고 한다. 항공사 로고에는 알래스카 원주민의 얼굴이 크게 박혀 있었다. 문제는, 이 지점의 대기가 안 좋은 것인지 터뷸런스가 매우 심하다는 것. 청룡열차를 탈 때 보다 더 덜컹거리는 기내를 체험하며 라스베이거스로 2시간 30분여를 비행했다. 매우 피곤했지만 당연히! 전혀 잠들질 못했다.
겨우 도착한 공항에서는 다행히 입국 심사 절차 같은 것이 없어서 간편하게 나갈 수 있었다. 재밌었던 것은 공항 안에 슬롯머신이 있다는 점! 늦은 시간 (18:40 경) 이라서 둘러보진 못하고 나왔지만 과연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도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미리 대기하고 계시던 가이드를 따라서 시내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트럼프 타워가 보여 뭔가 반가웠다. 미국에 온 기분.
비행기 연착으로 다른 레스토랑에 갈 시간이 되지 않아 급하게 한식당에 가게 되었다. (추후에 다른 패스트푸드 등등 다른 식당을 많이 비교해보아도, 여기만큼 음식이 빨리 나오는 곳은 단연코 없었다..) 김치 레스토랑! 이름부터가 한국 한국 해서 인상 깊었다.
음식은 그럭저럭. 괜찮았고, 인상 깊었던 것은 잡채의 당면이 진짜 달았다는 점! 다른 음식은 그러려니 했는데, 당면 자체가 달달하니, 뭔가 전혀 다른 음식을 먹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잡채를 먹을 때와는 완전 다른 기분.
그리고 벨라지오 분수쇼, 베네치안 호텔, 전등 쇼 등을 보았다. 그렇게 인상 깊진 않았다. 그냥 오 좀 화려하네 느낌? 하지만 전등 쇼를 하는 거리 (다운타운의 어느 곳..)는 인상 깊었다. 주말이라 그런가? 페스티벌을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많았고,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과, 공연을 하는 사람, 사진을 찍혀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다.
드디어, 우리 숙소에 도착했다. 룩소 호텔. MGM 소속의 호텔로 한 2~30년 되었다고 한다. 콘셉트는 이집트. 기둥 하나하나에 콘셉트를 녹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공간을 어떻게 하여 사람들을 끌어 모을 것인가 하는 부분을 고민하는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 한번쯤 방문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세 느낌의 엑스칼리버, 베니스 느낌의 베네치안 같은 곳에서 현대적인 곳들 까지. 다양한 콘셉트와 시도들이 녹아든 호텔들만 돌아다녀도 인사이트를 조금 얻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