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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대에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인 E-Mart는 매달 실적이 저조한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창고형 매장을 강화하거나, 여러 가지 체험이 가능한 매장을 키우고 있기도 합니다. 스타필드로 놓고 보면, 이마트와 함께 여러 테넌트가 입점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거기에서 무언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생존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소매 산업은 상당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우편 주문에서 인터넷으로, eBay, Amazon, Shopify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포함하여 Direct-to-Consumer (D2C) 트렌드로의 변화는 소매 운영자들에게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정: 물론 요즘 나이키는 D2C 정책을 포기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여전히 전통적인 소매업 강자들, 월마트나 코스트코는 고물가 속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외 업체들은 많이들 사라져 갔습니다.
게다가, 물류센터에서 소비자로의 물류 배송 부문은 기술 스타트업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드론 회사들이 배터리와 적재 총량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를 놓고 보면, 장기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은 일시적인 장애물로 예상됩니다. 배송 관련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프라인에서의 구매 보다 집에서 한 번에 클릭으로 구매하는 것이 더 늘어나게 될까요? 저도 어젯밤에 치약이 떨어져서 쿠팡으로 샀더니, 오늘 새벽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굳이 치약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다른 장 볼 것을 리스트에 담아두고 마트에 가서 구매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이러한 변화는 현재의 소매점들이 도시 배송 허브나 창고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봅니다. 예컨대, 편의점을 기반으로 택배를 송수신하는 것처럼요. 지금으로서는 허황되어 보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B마트와 같은 사례를 보면, 꼭 불가능한 미래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인터넷쇼핑은 Amazon Dash에서 Alexa가 장착된 Amazon Echo 장치에 이르기까지 '원클릭' 쇼핑 시스템을 가능하게 했었는데. 이게 강화될 여지가 남아있지 않을까요? 쉽게 예측할 순 없지만, 적어도 기술과 서비스는 계속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예측 자체는 틀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은, 일상 필수품의 목적 구매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경우를 늘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세탁 세제와 같은 필수품이 떨어져 갈 때 매장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바로 Alexa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합니다. 다시, 이는 24시간 언제든지 음성인식이나 클릭 한 번으로 주문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입니다. 아까 제가 경험한 쿠팡의 사례처럼요. 무언가 정말로 필요한 목적이 발생했을 때에는 바로 핸드폰을 집어드는 습관이 생겼고, 이걸 되돌리기는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트렌드와 다양한 카테고리의 등장으로 인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예컨대, 알레르기 친화적인 세제와 같은 제품을 찾기 위해 소비자들은 여러 브랜드를 시도해 보며 최적의 제품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용 경험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선 리뷰와 후기 블로그들을 뒤지게 되죠. 그렇게 오랜 시간의 리뷰들 중에서 무엇이 광고인지 고민하고,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최근 영상들도 찾아보고 한단 말입니다.
갑자기 주제문입니다. 현대 소비자들은 단순한 제품 구매를 넘어서, 그 제품이 제공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도 단순히 통화나 메시지 기능만이 아니라, 그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카메라 성능, 앱 생태계, 디자인 등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중시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더 풍부한 경험을 얻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프로세스 공학을 넘어서 마케팅, 디자인과의 결합, 브랜딩을 통하여 이제는 '상징체계'로의 제품을 사는 게 낯선 일이 아닙니다. 갤럭시는 아재폰, 아이폰은 친구들과 쓰는 폰이라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모든 제품이 경험 상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경제학을 깊게 공부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념적으로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것이 경험이라면, 애초에 모든 제품은 태생적으로 경험재이기도 하겠죠. 그래도 여기서는 "품질이나 가격 등 제품의 특성을 사전에 관찰하기 어려우나 소비를 통해 그 특성을 알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말한다"는 위키피디아의 정의대로만 봅시다. 복잡해진 제품들이 등장하고 (세제만 하더라도, 새로운 기술, 새로운 향기 등등), 경제 발전으로 소비자가 선택이 가능한 수준의 구매력을 가진 시점입니다.
이는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을 초래하며, 다시 또! 기업은 다양한 제품 옵션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전술한 것처럼 온라인 쇼핑에서는 리뷰와 댓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와 협력하여 제품 리뷰를 진행하고, 리뷰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리뷰 검토를 위한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걸 읽는 입장에서는 다시, 이게 가짜 리뷰는 아닌지 확인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생겼고, 콘텐츠를 소비할 때에도 (이런 경험을 하는 와중에도!) 이게 광고는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수년 전 한국의 유튜브 세계에서는 '뒷광고 논란'이 크게 붉어졌었죠. 유튜브의 소개, 리뷰가 진실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들에게, 저것은 돈을 받고 하는 행위였다는 사실이 분노케 하는 원동력이었던 것이죠.
뒷광고가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제품을 경험해보지 않은 채로 구매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각 개인은 고유한 관점과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소비자의 리뷰만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키보드를 구매할 때 리뷰어들이 좋은 선택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그것이 당신의 특정 요구에 적합한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튜브 리뷰 비디오는 타이핑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책상에 맞는 크기인지, 휴대하기에 가벼운지 등의 요소도 고려해야 합니다. 고려해야 할 많은 측면이 있으며, 이는 종종 개별 소비자의 상황과,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갑자기 건너뛰고, 결론 문장입니다. 제품이 다양화되고, 가치가 다원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소매업체들은 쇼핑 경험을 측정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왜냐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제품을 경험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매업체들은 단순히 판매와 재고 수치를 넘어 소비자들이 특정 진열대를 방문하는지, 제품을 시도하는지, 매장에서 여러 제품을 고려하는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강력한 가치입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 보고, 옆에 두고 비교해 보는 경험을 원하니까요. 이는 온라인 쇼핑이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가 됩니다. 온라인의 경우, 물건을 검색하고, 비교하거나 세일을 할 때 방문하지만. 더현대 여의도 같은 경우에는 쇼핑이 아니더라도, 방문합니다. 신세계 강남 식품관의 새로운 디저트 공간을 방문하기 위해, 수고스럽게 이동합니다. 따라서 소매업체들은 매장 운영을 최적화하여 이러한 고객의 경험이 더 멋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옵션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은 경험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고객 경험을 어떻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요? 만족스러웠나요? 구매로 이어졌나요? 불만족스러웠나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이를 판단하기 위해 직원들만으로 충분할까요? 판촉 시즌, 제품 콜라보, 인스토어 팝업 등을 어떻게 고려할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데이터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있어서 귀중한 통찰력과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판촉 기간 동안 밀레니얼 세대의 방문자 수, 팝업과의 상호 작용, 인스토어 광고에 대한 반응 데이터는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와중에 고객 행동 데이터가 GDPR과 같은 법규를 준수하여 수집되는지, 그를 넘어서서 도덕적으로 올바른 방식인지, 웹에서 있었던 다크패턴이 오프라인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닌지도 고민해야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은 수십 년째 도전을 맞이하고 있고, 살아남고 있지만, 그다음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이 수십 년째 해온 일 - 보다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필요하단 것은,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2024년 6월 27일에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일부 수정, 편집해서 올렸습니다.
<쇼핑의 과학>이라는 책에서 몇 가지 깊은 인상을 받아서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회사 홍보를 위해 쓴 글이지만, 그렇다고 이 글에 담긴 생각이 다른 이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진짜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 회사 제품은 소비자 제품도 아니긴 합니다.... 진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