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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Oct 23. 2016

<Paint It Rock 1권> by 남무성

#트레바리 #쿠르베 11월의 주제 'ROCK!'을 위한 책.

만화책이라고 얕잡아 보았다가, 예상보다 힘들게 읽은 책이었다. 

다른 게 힘든 것보다.... 책이 무거워서 어떤 자세로 봐도 불편했.... 




이름만 들어서 알고 있던 밴드들, 잘 몰랐던 사람들. 이번에 문학상을 쿨하게 거부하고 계신 밥 딜런 옹. 등등등. 수많은 이름의 나열과 사건의 전개로 읽는 이를 지치게 만드는 책이었다. 근데, 이게 이런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지치기 이전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내용. <Hey Jude>의 탄생 비화. 참, 대단한 사람들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노 요코와의 사랑은 잘 알려졌지만 그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정말 1도 몰랐는데 하하.

(이 이상 말하면 너무나 스포일러라서 여기까지!)


원래 내가 아는 헤이 주드의 탄생 배경(응?)





락 보다 힙합. 힙합을 듣다가 곧 레게. 뭐 사실 음악적 스타일, 경향성 사조 이런 건 하나도 모른다. 다만, 존 레넌과 밥 딜런의 이름은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그들의 음악이 너무나 훌륭해서이기도 하지만...  우라사와 나오키 화백의 <20세기 소년>과 <21세기 소년>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작중 주인공은 자신의 곡의 이름을 밥 딜런과 존 레넌에서 따서 붙였으니까. (이 곡은 영화판에서 실제로 불려지지만, 뭐랄까 마음속에서 그려진 이미지와는 좀 달라서 약간 실망)


켄지옹 이전에 내 마음속 2D 롹커는 나나 였는데... 


작중에서 묘사되는 '우드스탁'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Paint It Rock>을 보면서 상당 부분 내 안에 각색된 이미지를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하기도 했다. 


각설하고, 내 안의 'Rock-er!!'의 이미지는 상술한 <20세기 소년>의 한 장면으로 축약될 수 있다. 노래하는 사람들과 장벽을 넘는 이미지들. 나는 우드스탁의 세대가 아니고, 록의 세대가 아니라 MTV 의 세대이고, 이미지와 서사 그리고 멜로디가 모두 설계된 상품을 소비하는 세대였었다. 그런 내게, 뭐랄까 '음악'의 힘이라고 대놓고 그려버린 <20세기 소년>의 '음악'에 대한 존경의 이미지들은, 뭐랄까 참 흥미롭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종류의 메시지였다. 




주위에 음악을 하는 친구는 없지만, 음악을 참 잘 찾아 듣는 친구들은 많은 것 같다. 나는 그냥 남이 좋다는 것을 좋아했고, TV 에 나오는 것을, 전문가가 좋다고 평하는 것을 좋아라만 했었다. 찾아 듣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니까. 한 발자국 앞으로 가는 것은 또, 귀찮음 이전에 공포의 문제도 있어서... 미지의 세계에 나가기 위한 준비가 나는 되어 있지 않았다. 


사실 그래서 락을 동경하지만, 그냥저냥 기회가 닿는 대로 듣던 내게 이 책은 가이드라인처럼 다가왔다. 뭐, '남무성' 작가의 추천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동의받는 명곡들의 나열들은 최근에 애플 뮤직을 구독한 나에게는 자연스럽게 좋은 플레이리스트가 되어서, 며칠을 흥얼대게 해주었다. 




뭐 그렇지만 이 책의 가치가 단순히 곡을 소개하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 비록 방대한 역사를 다루다 보니 조금 더 깊게 들어가지는 않지만 음악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라던가, '약물'에 의존하는 것이 옳은가 등의 질문을 자연스럽게 녹여서 보여준다. 아니, 적어도 안전장치의 역할을 해준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록에 입문하면서 모든 위대한 락커는 30 전에 죽었어라던가, 역시 약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편견 없이 음악을 시작하기엔 참 좋은 책이 아닐까. (뭐 어떤 뮤지션이 책을 보고 음악을 시작하겠냐만은 ㅎㅎ)


수 주째 계속되는 게으름과 귀찮음으로 아쉽게도 1권만 읽고 독후감을 쓰게 되었다. 뭐, 아직 2,3권이 있고, 재밌을 것이고 기대도 되지만 뭔가 시간이 부족해서 나중에 읽을 것만 같다. 하지만 1권만으로도 뭔가 여러 가지로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한동안은 책에서 나온 플레이리스트로 흥얼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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