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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Oct 23. 2016

<한계비용 제로 사회> by 제러미 리프킨

한계비용이란 무엇인가. 


한계 비용(限界費用)은 생산량을 한 단위 증가시키는데 필요한 생산비의 증가분을 가리킨다. 한계생산비(限界生産費)라고도 한다. (by wikipedia)


한계 비용은 곧 재화의 가격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한계비용이 정말로 0 가 된다면, 고정비용이고 뭐고 막 찍어내면서 재화의 가격을 0으로 수렴하게 만드니까. 그러니까, 한계 비용이 0에 가까워질수록 공짜에 가까운 재화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단정해도 좋을까. 


뭐, 저자도 한계비용이 0가 되는 게 아니라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고, 사실 비용 구조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니까. 누군가는 시장을 독점해서 가격을 통제할 수도 있고. 정부가 그렇게 할 수도 있고.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자본주의'의 종막의 시그널로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진다고 말하는 것은 그 사실이 참일지라도 조금 더 나아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체제라는 것은 체재 안의 모든 것을 착취하며 자신을 유지하고자 하는 힘을 가진다. 몇몇 개인의 의지와는 별개로, 거대한 체재는 마치 생물인 것처럼,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생식 행위를 하는 것처럼 자기 복제, 증식을 거듭한다. 뭐, 문화적으로 밈(meme) 같은 개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사람 개개인의 합인 무언가가 더 큰, 전체가 부분의 합이 아닌 경우를 종종 맞이 하지 않던가? (아님 말고)


최근에 넷플릭스로 <빅 숏> 이란 영화를 보면서 그걸 느꼈다. 잘못된 행위들, 설계의 실패 등등.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지점은 뭐, 역사상 많이 '기소' 되어 왔다. 하지만 언제나 재판장에 제대로 오른 적이 없다. 거의 모두가 기소유예. 셀프 개혁으로 자본주의는 계속 살아남아 왔다.



공유경제? 넥스트 자본주의? 


애초에 자본주의가 완전한 시스템이라고 가정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대의 민주주의가 그런 것처럼,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중 가장 나은 것이 자본주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 대안이 있을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공유경제는 과연 대안인가. 한겨레의 기사는 한번 읽어봄직 하다. (왜냐면 짧으니까!) 시간이 남으면 슬로 뉴스와 NCSOFT 의 합작인 이 글모음을 추천한다. 요약하자면, 아직까지 공유경제라는 것들도 큰 의미의 '자본주의'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 (맞게 요약했는지는 묻지 마시라. 나도 모르니)


이번 단락은 훌륭한 글모음을 가져왔으니 여기까지!




그 많던 에너지는 어디로 갔을까? 


열역학 법칙을 말하던 저자는 '에너지'에서 대체에너지, 특히 태양열 에너지 관련 기술의 발전이 '무어의 법칙'처럼 경향성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어떤 의미에서 에너지 차원의 한계 비용 제로 사회가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우리가 궤도 엘리베이터를 가지게 된단 말씀이죠 리프킨 형? (틀려...)



지나친 낙관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일단 접어두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많은 것들이 가능해지겠지. 훌륭한 애널리스트라면 저 사실을 전제로 놓고 여러 가지 상황에서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뭘 말하냐면, 생각보다 이제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리 제도를 뒤엎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 하는 점... 자본주의는 에너지원의 가격이 0에 수렴하는 순간에도 계속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어떤 측면에서 동력의 한계가 극복되는 순간 로봇의 시대가 전격적으로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정말 <메트릭스> 나 <터미네이터> 가 가까워졌구나 라고 느끼게 될까, <아톰> 이 가까워졌다고 느끼게 될까. 뭐, 나는 아직까지 <아톰>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감정'을 가진 로봇에 대해서는 꽤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입장이고 (적어도 내 생애 안에는! 그런 로봇을 만날 수 없겠지 흑흑) 스카이넷이 인류를 몰살하는 결정을 내릴 때도 그 뒤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제러미 아저씨의 낙관론이 (물론 그는 여러 가지 전제 조건 들을 달긴 했지만) 맞으려면, 사람이 사람을 서로 사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해결해야 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역사적인 감정의 골이 깊은 지역들, 종교적인 분쟁, 언어의 장벽 등등. 몇 가지는 해결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끝까지 해결될 것인가? 오히려 석유 자원의 고갈과 태양 에너지의 발전은 <건담 더블오>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진 않을까? 


과연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을 각 개인이 나눠 갖는 세계에 대해서는.. 쉽사리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에너지가 '무한정' 공급된다고 하면 분명 에너지 총량이 많이 들어가는 물건들이 나올 것이니까. 컴퓨팅 파워가 올라갈수록, 그에 대한 제약을 줄인 상태로 무언갈 개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결국 순간적으로 대량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건 국가나 혹은 국가에 준하는 단체에 손에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결론은 역시 궤도 엘리베이터 (...)





그래도 돈은 돈다. 


돈에 대한 정의 중, '돌고 도는 것'이라는 게 제일 와 닿았었다. 축적은 사람의 성향이고, 돈 자체는 흐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인격이라는 것이 있다면 말이다. 


자본주의의 정의가 뭘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핵심은 '화폐'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6년을 경영학을 공부했는데 이걸 모르는 나 새끼) 그러니까 '돈'이다. 당연히 '자본주의'는 애덤 스미스 이전에도 원형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원시 경제 체제에서부터 봉건 체제 등을 겪으면서 '자본' 이 '주의'라는 접미사를 달기까지 수천 년이 걸렸을 뿐,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그러니 우리가 '자본주의'를 공격할 시간에, '자본주의'를 망치는 사람들을 족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물론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착취'의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동의.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사람에게 더 눈을 돌리고, 돈은 계속 제멋대로 돌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따라서 바람직한 경영학과 출신으로, 제러미 형이 예측한 '한계 비용 제로' 사회를 읽고 떠올라야 하는 생각은 뭐 이런 게 아닐까 싶다. 특정 영역에서의 재화의 가격이 0에 수렴하게 되며, 이를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구상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몇몇 부문에서는 '자본'이 '집중' 하지 않고 '분산' 되는 것을 우리 시대에 경험할 것이다. 그 끝이 어디로 갈지는 누가 알 것이냐.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지점을 읽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공유 경제 모델이 작동 가능한 것은, 과거의 대량 생산 체제에서 만들어낸 잉여 생산물들과, '개인' 단위의 소비를 다시 '단체'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가능하게 된 것이고 그 안에는 '신뢰'를 판매하는 중개자들이 있다. 에어비엔비 같은 모델이 대표적. (우버는 이제 여기에 끼워 넣기엔..)이라고 본다면, 결국 지금까지 중개자들은 구시대적인 '신뢰' 평가 모형을 가지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사회가 '게임'이라면 돈이라는 리더보드 말고, '명예'라는 리더보드를 하나 더 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식의 이야기.




사족. 

그런데 이 책이 나온 이후에도 사회는 계속 바뀌어 왔다. 몇 가지는 아예 저자가 틀린 지점도 있지 않을까. 나는 눈치재지 못했지만... 그러니 어떤 면에서 적합한 지식의 비용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물론 텍스트를 복제하는데 드는 비용은 이미 0 에 가깝지만, 그게 '텍스트'의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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