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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야 할 길

365 Proejct (071/365)

by Jamin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 생활하도록 진화하지 않았고, 혼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역사와 현실이 증명합니다. 흔히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곤 합니다.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는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빠르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지식과 기술이 세분화된 오늘날,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자연이 보여주는 협력의 힘

자연계에서도 협력의 중요성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미 군락을 생각해 봅시다. 개미 한 마리는 아주 미약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여럿이 모이면 거대한 먹잇감을 함께 나르고 복잡한 지하 터널 사회를 건설합니다. 혼자서는 운반하기 힘든 먹잇감도 수백 마리의 개미가 힘을 합치면 옮길 수 있습니다. 물고기 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물고기 한 마리는 상어 같은 포식자에게 쉽게 잡아먹힐 수 있지만,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움직이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보여 포식자를 혼란시킵니다. 무리 지어 유영하는 덕분에 더 오랜 시간 먼 거리를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계의 생존 전략은 협력으로 귀결되며, 약한 개체들도 모이면 강한 적을 물리치고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과 발전

인간 사회 또한 협력을 통해 발전해 왔습니다. 약 7만 년 전 인지혁명 이후,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협력함으로써 지구상의 다른 인류 종을 압도했습니다. 다른 영장류가 가족이나 몇몇 무리로만 협동하는 데 반해, 인간은 혈연이 아닌 낯선 사람과도 큰 집단을 이루어 협동할 수 있었습니다. 원시 인류는 무리를 지어 함께 사냥하고 불을 지켜 밤의 추위와 맹수로부터 살아남았습니다. 만약 원시인이 각자 흩어져 혼자 사냥하며 살아갔다면 인류는 생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아도 위대한 성취는 늘 협력의 산물이었습니다. 피라미드의 건설, 대항해 시대의 개척, 산업 혁명과 같은 거대한 업적들은 수많은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협력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고, 전 세계를 연결하는 IT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 등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인류은 함께의 힘으로 이루어 왔습니다.


현대 기업과 협력 모델

오늘날 성공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협력의 가치가 두드러집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하고 외부 파트너들과도 협력하며 혁신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 한 대가 탄생하기까지 디자인 부서, 하드웨어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케팅 팀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합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매끄럽게 통합된 애플 제품의 경쟁력은 이러한 부서 간 협력에서 나옵니다. 아마존은 '두 개의 피자 팀' 원칙으로 소규모 조직들이 민첩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동시에, 전체 조직이 한 방향으로 협력하여 원클릭 다음날 배송 같은 서비스를 실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부서 간 벽을 허물고 협력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위대한 일은 한 사람이 해내는 법이 없다. 팀이 해낸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현대 비즈니스의 성패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서로 힘을 합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각기 뛰어난 개인들이 모여도 협력이 없다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반대로 평범한 개인들도 협력하면 놀라운 결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역량과 협업

협력은 조직이나 국가 차원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성장과 역량 강화에도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현대의 복잡한 문제들은 한 가지 전문 지식만으로 풀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T자형 인재’, 즉 자신의 전문 분야에 깊이가 있으면서도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폭넓은 역량을 갖춘 사람을 선호합니다. 조직에서도 부서 간 장벽을 낮추고 지식 공유 시스템이나 협업 도구를 도입하여 협력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각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할 때 성과는 배가됩니다. 마치 릴레이 경주에서 한 사람이 지칠 때 다른 사람이 바통을 이어받아 달리듯, 혼자서 할 수 없는 긴 여정도 팀으로는 완주할 수 있습니다. 이어 달리기는 가능하다는 말이 의미하는 바도 바로 이러한 협력의 원리입니다.


함께 가야 할 길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개인 혼자의 힘이 아닌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자연, 역사, 기업, 개인의 모든 사례가 이를 증명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진리가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의 목표가 높고 멀수록,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빠르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각자도 뛰지만 보조를 맞추어 함께 뛸 때 우리는 한계라고 여겼던 지점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협력하는 문화와 태도는 결국 조직을 발전시키고 인류가 지속적으로 전진하게 하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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