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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n Nov 21. 2016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by 앙드레 코스톨라니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난 주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물론 내 이름으로 된 주식 계좌는 있지만 거래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왜냐면 난 잃는 것이 죽도록 싫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런 성격과 주식이 맞진 않겠거니 하고 관련 도서도 피해 왔다. 추천 종목이 있어도 들어가지 않았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무언갈 잘 할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을 때, 의구심을 가졌었다. 주식에 대해 내가 갖는 생각은 <파우스트>에 나오는 광대가 돈을 대하는 자세와 같다. 가치가 없어 보이는데? 가짜 아냐? 라던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복잡한 수식들. 재무 수업 시간에 배운 가치 평가의 방법들을 듣고 나서 나는 진저리를 치며 이 바닥은 내 길이 아니겠거니 하고 놓아 버렸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 인생이 꼬인 것 같기도 하다)




코스톨라니가 말하길, 부자가 되기 위해선, 결혼을 잘하거나 사업을 잘하거나 주식(투자)을 잘 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 셋 중 무엇 하나 제대로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의 말이 가져오는 울림은 뭐랄까, 묵직했다. 물론, 그의 말을 온전히 이해한 것 같진 않다. 나름대로 쉽게 풀어쓴 사례들 하나하나 어려웠으니까. 


하지만 그의 말들은 내가 주위에서 본 투자에 대한 '초식' 들과는 차원이 다른 '내공'이 느껴지는 것들이었다. 뭐랄까, 정파의 장문인 같은 포스가 느껴졌다. 투자의 제다이 같은 느낌이랄까. 돈의 Bright side를 지켜낸 요다 선생 같은 느낌이었다.(그리고 요다 선생님 말씀처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다시, 저자가 말한 투자의 원칙을 나는 1도 모르겠다. 나는 역시 주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그의 인생을 통해서 본인의 투자 철학에 대해서 늘어놓은 것을 보면서, 한 가지 배운 것은 있다. 언급한 '내공'이라는 것. 시장에서 직접 체득한 경험을 녹여낸 지혜는, 그의 생전 까지는 스킬을 극대화 한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뒤지지 않는 힘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초단타매매, 초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지금의 세상에서 수학적 지식이 없이 큰 투자 게임에 뛰어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든다. 저자는 시세는 돈과 심리라고 하지만, '거래'라는 시스템을 파고드는 인공지능의 영역 앞에서 한낱 인간의 지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비관적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혹은 사업을 한다면 이 사람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큰 흐름을 읽고,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자신의 행동을 지속하는 사람. 돈을 뜨겁게 사랑하지만, 차갑게 다루는 자세 말이다. 




여러모로, 투자보다는 삶의 자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내가 투자를 할 자신이 없으니까) 본인이 맞았더라도 겸손하라거나 하는 것은 투자 판을 벗어나서도 유의미한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무 위키에 올라온 그의 10가지 권고와 10가지 금기를 링크하며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링크)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봤자 이 만한 가치를 가진 글이 나올 것 같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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