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와 실패 시리즈 001
스타트업은 실수를 줄여야 한다 를 읽고 쓴 용기를 가지고 패배하라 에 이어서 '틀림'의 두 얼굴
실수와 실패 시리즈 001 : 실수와 실패는 다르다.
"더 많이 틀려라. 단, 같은 방식으로는 틀리지 마라."
내가 이 말을 처음 한 건 배달 알림이 17건 밀려 있던 어느 화요일 저녁이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40분이 지났고, 슬랙에는 "반찬이 아직 안 왔다"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었다.
나는 노트북 앞에서 두 가지 생각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우리가 뭔가를 잘못한 건가. 아니면 애초에 이 방식 자체가 틀린 건가.
그 답을 찾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이야기는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다섯 명이었다. 동네 반찬가게들을 모아 구독형 반찬 배달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이름은 '오늘반찬'.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만든 반찬이 저녁 전에 도착하는 서비스였다.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배달 앱에 반찬가게는 없다.
하지만 동네마다 단골이 꽉 찬 반찬가게는 있다. 이 간극을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나는 이 팀의 대표였고, 이전에 다른 스타트업에서 PM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다.
개발 리드는 배달 플랫폼 출신이었다. 꼼꼼하고 시스템 설계에 강했다.
사업 담당은 이커머스 마케팅을 하다 합류한 사람이었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감이 좋았고, 결정이 빨랐다.
첫 달은 순탄했다. 아니, 순탄했다고 느꼈다. 강남 세 곳, 마포 두 곳, 총 다섯 곳의 반찬가게와 계약했다.
앱은 MVP 수준으로 빠르게 만들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가게에 알림이 가고, 우리가 직접 픽업해서 배달하는 구조였다.
초기 사용자 50명은 지인 네트워크와 인스타그램 광고로 모았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집 앞에 이런 반찬가게가 있는 줄 몰랐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첫 주 재주문율이 40%를 넘었다. 우리는 흥분했다.
문제는 둘째 달부터 슬금슬금 드러났다.
첫 번째 이상 신호는 배달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주문 후 90분 이내 배달을 약속했다.
주문량이 적을 때는 가능했다. 하지만 주문이 하루 30건을 넘어가면서 동선이 꼬이기 시작했다.
가게 다섯 곳이 서로 다른 동네에 흩어져 있었다.
한 바퀴 돌면서 픽업하면 첫 번째 가게의 반찬은 이미 1시간이 지나 있었다. 배달원은 두 명뿐이었다.
저녁 피크 타임에 주문이 몰리면 물리적으로 90분을 맞출 수 없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