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열세 번째 사랑스러움

by 슈브

유사한 의견을 가진 주변인들과

자주 모여 한정된 주제로만

교류하게 되면 다양한 관점을 접하기 어려워지고

사고의 폭이 제한된다는 조언을

20대 후반부터 유념해 왔다.


환경에 관심 없는 사람들과 비건 이야기를 하고

옷 소비에 돈을 쓰지 않는 사람들과

패션 산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려 했다.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그 주제에 대해 누가 더 잘알고

나는 이렇게까지 하고 있고

하는 그런 자리를 어느 순간부터 멀리했다.


차리리 그 시간에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방식으로 알리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

더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30대 후반이 된 요즘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내 열 가지 의견 중 여덟에서 아홉은 '맞아'라고

말해주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

내가 좋아할 것 같다며 노래와 영화를 추천해주는 사람.

짧은 여행을 다녀오면서도

나를 위해 프링글스같은 작은 선물을 챙겨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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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 편'들과 20대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줄 열린 자세로

꾸준히 만나며 교류하는 일은 어쩌면

사고의 폭이 깊어지고

내가 좀 더 나 다워지는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관계가 아닐까 싶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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