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행시'를 쓴다. 4가지 행동과 1가지 시간준수, 4행 1시가 바로 그것이다. 자기 통제를 강화해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지식형 1인 기업의 목표 달성을 돕는 간단 업무일지다. 회사를 나온 뒤 1인 기업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만든 것이다.
지난해 어쩌다 이전 회사 연봉 2배에 가까운 수입 목표를 이뤘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 함량 미달이었다. 실제 계획한 1인 기업 활동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행시'는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한 자아비판(?)에서 나왔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목표와 실제 행동이 따로 논 것이었다. 퇴사 후 40일 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사업 목표였는데도 그랬다. 목표를 계획대로 이룬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책 1권 출판하겠다는 현실적인 장벽은 그렇다 치고, 강사 활동이나 통역, 가족 사업 등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전체적인 목표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만 주구장창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경매 투자와 글쓰기 등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여기서 대부분의 수입과 1인 기업 활동의 토대가 되는 콘텐츠가 나왔다. 사실 이 외의 부분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시도 자체를 거의 안 했다. 그 결과 역시 아무런 결실도 없었다. 결국 관심을 가지고 공들인 딱 그만큼 성과가 나온다. 그래서 일일 실행 점검일지인 '사행시'를 고안했다. 계획한 목표를 제대로, 균형 있게 이루기 위해서다.
'사행시' 일지는 엑셀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날짜별 5개 점검 항목과 평가점수 기재칸, 기타 비고란이 있다. 하루 실행한 일을 점검해 각 항목별로 3단위 평가 ○(20점), △(10점) , X(0점)를 하면 된다. 총 100점이 만점이고 매일의 점수 평균 합이 계산되도록 했다. 이 점수가 자신의 실행력을 나타낸다. 권장 목표 점수는 80~90점이다. 실행 강도에 따라 80~120%의 가중치도 부여할 수 있다. 편차가 +,- 20% 내외로 좁은 것은 것은 실행 자체에 의미를 뒀기 때문이다. 그 외, 비고란은 그날 한 일 중 특이사항과 주요내용 등을 자유롭게 적으면 된다. 직장 업무일지와는 다르게 보고보다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5개 점검 항목이 4행 1시다. 4행은 실행, 준비, 독서, 집필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실행이다. 실행은 스티븐 코비 박사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조언한 것처럼 가장 중요하면서도 긴급한 일을 하는 것이다. 준비는 중요도는 높지만 긴급하지는 않은 일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행과 준비의 2가지 행동을 매일 같이 실천하는 것이다. 이 결과가 모여 주간, 월간, 분기, 연간 계획을 차례대로 이루도록 1일 실행거리를 정한다. 1년치 목표량을 하루 일 할 만큼 적절한 크기로 잘게 쪼개어 관리하는 것이 실행의 핵심 기술이다. 또 실행의 정의를 좀 더 구체화해 할 일을 명확하게 했다. 여기서 말하는 실행이란 상위 목표관련 수입 또는 고객 접점을 만드는 직간접적 대외 행동(공지, 모임, 홍보 마케팅, 대외적 협력 제휴 등)이다. 목표를 이루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준비는 실행 가능한 수준까지 만드는 사전 작업을 말한다. 4행 중 독서, 집필은 지향점이 콘텐츠 중심 지식기업이라 넣었다. 경험과 지식을 강의, 기고, 상담 등 서비스상품으로 만들어 팔기 위한 것이다. 독서는 하는 일과 관련된 전문성과 내공을 쌓는 일이다. 체계적인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집필은 분기별 책 1권 분량의 원고를 쓰기 위한 것으로, 목표는 하루 1000자다. 성과를 확대 재생산한다. 마지막으로 1시는 시간준수다. 정한 시간에 일과표대로 일하는 습관을 들여, 실행의 질에 앞서 양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일지 사용방법을 참고하면 된다.
<일지 사용방법>
이번주 주간목표 관련,
1. 실행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 - 최상위 목표관련 수입 또는 고객 접점을 만드는 직간접적 대외 행동 (공지, 모임, 홍보 마케팅 영업 판매, 대외적 협력 제휴 문의 참여 등)
2. 준비는 중요하지만 시간이 더 필요한 것 - 실행 가능한 수준까지 만드는 사전 작업
3. 독서는 실행 준비 등에 관한 자료화 여부 - 읽은 책 중 최소 1권 중요부분 10~30페이지는 원노트에 캡처하고, 5개 이상 발췌 및 관련 코멘트 달기 (독서나 노트 중 하나만 한 경우 점수 절반만 부여)
4. 집필은 하루 관심사 중 1000자 이상 초고 쓰기 - 당일 실행 관련이나 그날 독서 내용 등과 긴밀한 연계 고려
5. 일정은 일간 일정시간표 시작 시점과 총 업무 시간량 준수 정도에 따라 평가 (1시간 내외 오차, 피치 못할 사정은 참작 가능)
각 항목별 평가방법은, 다하면 ○ (20점) 절반은 △ (10점) 전혀 안 했을 경우 X (0점)로 표기하고, 5개항을 각 20점으로 합산해 총 100점 중 해당 점수 평가란에 표시
가중치는 주간목표 달성 기여도, 난이도 비중 등을 고려하여 +, - 20% 범위 내에서 가점과 감점을 자율적으로 부여하고 x120~80%로 표시
비고란은 그날 특이점이라든지, 주요내용, 개선사항 등을 자유롭게 기록
기타 - 동일 주차 내 실행 평가 시, 일부 변경 수행 항목은 2건, 동일 항목 단순 반복은 3건을 만점으로 한다. - 목표에 따라 실행량을 적절히 쪼개고, 실행 강도가 약한 날은 가중치를 낮춰 평가한다. 주간 평가 후 상위 목표 달성이 부족할 경우 실행량을 높여 다음주 일일 목표를 잡는다.
일지를 적자마자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실행 과제를 명확히 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루 한두 개씩 처리하기 시작했다. 일과를 마치기 전에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심지어 동그라미 치기 위해 저녁 늦게까지 한 가지 일이라도 더하게 됐다. 이렇게 자기가 정한 간단한 방법인데도 통하다니. 사람 마음은 참 단순한 것 같다. 매일의 실행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복잡한 목표 실행 과정을 정리해 단순화하는 것. 강력한 실행력의 첫걸음이다.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 실행 일지를 적어보자. 최종 목표를 이루기까지 이제 매일 그대로 실천하고, 평가하고, 개선하기만 하면 된다. 단순 반복 작업이지만, 실행을 하면 할수록 경험치가 쌓여 자동적으로 목표와 가까워지게 된다. 이제 어떻게 할지 모르던 목표가 관리 영역에 들어온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라고 했다.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의 기준을 정하고 기록하는 순간 측정이 시작된다. 실행의 암묵지가 형식지로 변한다. 원하는 대로 목표 달성 과정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분기별로 실행 성과를 종합 평가해 목표 달성률이 떨어지면, 다음 3가지 조치만 하면 된다.
1) 더 분발해 실행력(평가 점수)을 높인다.
2) 상위 목표를 조금 더 크게 쪼개 하루 실행량을 늘리고, 적절한 달성 방법을 찾는다.
3) 최종 목표 자체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계획을 수정한다.
이 3가지를 1번부터 차례대로 시도해보자. 목표와 실행 과정을 조절하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목표 달성법을 찾자. 단지 하나의 목표 성취뿐만 아니라 원하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는 목표실행체계, 인생 시스템을 얻게 될 것이다.
날마다 나만의 사행시를 읊고 원하는 삶을 노래하자. 오늘도 꿈을 이루는 실행의 춤판을 신명나게 한번 펼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