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섭 May 16. 2020

위기의 시대, 행복보다 중요한 건

'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의 해독제'를 읽고

행복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어떨까? 한정판 명품처럼 오픈런을 해서라도 잡고 싶지 않을까.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산다. 땀 흘려 돈 벌고, 사랑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행복 때문이다. 소확행이 들불처럼 번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선택만으로 확실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속 작은 행복의 힘은 크다. 안타깝지만 요즘은 이런 소소한 선택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이 뿌리째 흔들린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주변을 여행하고, 학교나 직장 동료와 수다 떨며, 마시고 노는 일조차 마음대로 못 한다. 직업과 업 활동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 경제가 마비될 지경이다. 누구도 예상 못한 위기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항상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이런 위기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가 코로나 시대의 최대 고민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전에 읽은 책을 다시 꺼내 봤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의 해독제 (조던 B. 피터슨 지음)'이다. 책을 쓴 저자는 토론토 대 심리학과 교수인 조던 B. 피터슨이다. 토론토 대 학생들에게 '내 인생을 바꾼 교수'로 뽑혔다. 이 책은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글 40여 개가 출발점이 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닌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삶이 위기에 처하면 행복을 위한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이다. 고통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저자는 행복보다 고통을 맞닥뜨릴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위기는 언제나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인생은 혼란에 빠진다. 결국 이런 혼돈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가 인생의 기술이다. 삶은 혼돈과 질서의 반복이다. 저자의 말이다. "도교의 유명한 상징에 비유하면, 혼돈과 질서는 음과 양이며, 머리와 꼬리가 맞물린 두 마리의 뱀이다. 질서는 흰색 수컷 뱀이고, 혼돈은 검은색 암컷 뱀이다. 흰색 바탕 안의 검은 점이나, 검은 바탕 안의 흰 점은 변화 가능성을 뜻한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미지의 것이 느닷없이 닥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모든 것을 상실한 듯한 순간에 새로운 질서가 재앙과 혼돈 속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혼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새로운 질서, 더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교는 안정과 변화의 경계에서 의미를 찾으라고 한다. 그 경계를 걷는 것이 삶의 길이고, 신성한 중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삶의 길을 걷는 것이 행복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현재는 언제나 결함이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나아가려는 방향이다. 행복은 산 정상에서 느끼는 잠깐의 만족이 아니라, 산을 오르는 길에서 느끼는 희망이다. 행복은 희망에서 나온다. 지금 걷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희망이 있다면 불행하지 않다"라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혼돈을 이기는 인생의 12가지 법칙이다.


법칙1-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법칙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법칙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법칙4-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법칙5-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법칙6-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법칙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법칙8-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법칙9-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

 법칙10-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법칙11-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는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법칙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위 법칙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 날마다 힘차게 전진하며 지금 이 순간을 누리라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삶의 길일까? 몇 가지 인상적인 문장들을 더 추려 보았다.


목표와 방향의 힘은 얕볼 수 없다. 목표와 방향은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장애물도 넘을 수 있는 길로 바꿔 놓는다. 그리고 기회의 문을 열어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 당신 자신부터 시작하라. 당신을 보살펴라. 당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일아라. 더 나은 사람이 되어라. 목표를 정하고 그곳을 향한 길을 걸어라. 19세기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내일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면이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다. 남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오로지 나만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오늘 어떤 선택을 해야 내일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지 그 답은 나만이 알고 있다.

깨달음은 여명이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폭군 역할을 벗어던지고 현재에 집중한다. 세상을 조작하지 않고 진실을 말한다. 순교자나 폭군의 역할을 중단하고 협상한다. 다른 사람의 삶이 내 삶보다 더 낫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누구도 시기하지 않는다. 목표를 낮추고 인내하는 법을 알기에 좌절하거나 실망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누구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깨달아 간다. 그래서 자신 앞에 놓인 수많은 문제에 대한 본인만의 해법을 발견해 간다.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기에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남들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쉬운 길을 거부했다. 쉬운 길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조작과 변명도 거부했다. 오히려 최악의 조건에서도 의미 있고 진실한 것을 추구하려는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로부터 25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결정은 모두의 기억에 남아 마음의 위안을 준다. 소크라테스의 일화는 지금까지 그의 결정은 모두의 기억에 남아 마음의 위안을 준다. 소크라테스의 일화는 우리에게 이제부터라도 거짓을 말하지 않고 양심의 목소리에 따라 산다면 어떤 위협 앞에서도 고결함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교훈, 용기 있게 최고의 이상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건사하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보다 결국에는 더 나은 안전과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교훈, 그리고 올바른 방향을 추구하며 충만하게 살아가면 죽음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삶의 깊은 의미를 가르쳐 준다.


의미는 주변의 모든 것이 하나의 고귀한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생겨난다.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는 주변의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인간이 경험한 모든 고난과 역사의 모든 끔찍한 투쟁마저도 선하고 강력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데 필요한 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의미는 혼돈과 질서의 궁극적인 균형이다.

의미는 한층 풍요로운 삶으로 향하는 길이다. 의미는 사랑과 진실만이 가득한 곳, 사랑과 진실 외에는 바랄 것이 없는 그런 곳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아니요'라고 한다면, 누구에게라도 '아니요'라고 해야 할 때 '아니요'라고 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아니요'라고 말해야 할 때 하지 못하면, 언제 어디서나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전락한다.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강제 수용소의 교도관처럼 끔찍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이유가 뭘까? '아니요'라는 대답이 간절히 필요한 순간에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속마음을 감추고 거짓을 가식적으로 행동하면 의지가 약해진다. 의지가 약한 사람은 역경을 이겨 내지 못한다.

목표와 야망은 행동에 필요한 시스템을 제공한다. 목표는 가야 할 길, 즉 현재에 대비되는 목적지를 알려 주고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목표가 있어야 무엇이 진보인지 명확히 규정하고, 진보가 이루어질 때마다 자극받게 된다. 분명하고 의미 있는 목표는 불안감까지 줄여 준다. 거꾸로 말하면, 모호한 목표는 평온한 마음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깊이 생각해 계획을 세우고, 지식의 한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살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진실은 구호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의견이라고 해서 진실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진실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당신의 진실은 당신이 처한 독특한 환경에 근거하고 있다. 오로지 당신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개인적인 진실을 파악한 뒤 당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신중히 그리고 명확하게 전달해 보라. 그러면 현재의 믿음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확실한 안전한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또한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은 삶의 깊은 원천에서 끊임없이 샘솟는다. 그래서 우리가 삶의 필연적인 비극에 맞닥뜨리더라도 영혼이 위축되거나 소멸하지 않는다.


놀이터를 너무 안전하게 만들면 아이들이 그곳에서 아예 놀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방법으로 놀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약간 위험한 놀이터, 즉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놀이터가 필요하다.

특별한 제약이 없고 환경이 받쳐 주면 인간은 도전적인 삶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성공하는 경험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기고 혼돈에 맞설 만한 힘이 길러진다.


아무리 안 좋은 날이라도 주의를 기울이면 그런 작은 기쁨의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귀여운 여자아이가 발레복을 입고 길에서 춤추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정성껏 내린 향긋한 커피를 맛볼 수도 있다. 찾아보면 기분 좋은 행운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도 삶은 살만한 것이다. 어떤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인내하려면 선한 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선한 면을 보지 못하면 삶의 방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


주옥같은 문장들이 추려도 추려도 너무 많다. 저자는 예측 불가한 위기를 대응하는 현실적인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재앙에 대비할 수 있을까? 그럴 때는 정신이 아니라 몸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몸이 정신보다 훨씬 신속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의 것들이 무너져 내리면 지각은 사라지고 몸이 반응한다. 반사 반응은 아득히 먼 옛날, 수억 년 전부터 자동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작동하게끔 진화해 왔다. 그 결과 생각과 직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긴급한 상황에서 우리를 보호해 준다. 긴급한 상황에서 몸은 모든 가능한 사태에 대비한다. 먼저, 위험 상황을 지각하고 신체가 뻣뻣하게 얼어붙는다. 그리고 반사 반응이 서서히 감정으로 나타난다. 감정은 지각의 다음 단계다"라고 했다. 이런 육체적 반사 반응은 물론 초감각, 촉 같은 것에도 더 관심을 가져보자. 바로 진실한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이렇게 기민하게 주위 상황을 살피고 혼란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어떤 위기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위기를 이겨낼 힘을 기를 수 있다. 안전지대에서는 결코 보지 못 했던 인생의 참된 목표와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사랑과 진실이 가득한 풍요로운 삶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보다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그곳을 향해 가는 내내 누리는 여행 같은 즐거움은 덤이다.



여러분이 지금 걷는 삶의 길은 어떤가.
안정인가? 변화인가?
어떤 혼돈도 두렵지 않으며
그 너머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
희망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행복한 것이다. 그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행복 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를 찾은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의 세 가지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