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섭 Mar 15. 2022

일일 루틴의 힘: 독학 경매 실천법

노마드 소액경매스쿨_경매사이트 활용

얼마 전 진주 지역에 소액경매 물건 한 채를 추가로 낙찰받았다. 낙찰 금액은 1천만 원 조금 더 들었다. 6-7평 원룸이었는데 구도심 지역이라 교통도 좋았다. 바로 앞에 다이소, 스타벅스 카페 등 생활 편의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조금만 나가면 남강이 나와 좋았다. 흐르는 강줄기를 벗 삼아 걷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힐링이기 때문이다. 도심을 따라 유유히 강변길을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퇴사 후 3년도 채 되지 않아 총 8건의 경매 낙찰을 받았다. 덕분에 매년 2-3건 웬만한 직장인 연봉 정도 수입은 벌었다. 퇴직 후 새로운 직업 활동에 단비가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이전부터 뭔가 특별한 경매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흔히 받는 경매 학원 수강조차 한 번도 들은 적 없다. 어떤 경매 커뮤니티에 가입하거나 동호회 활동도 하지 않는다. 입찰 물건을 찾아주고 대행하는 유료 경매 컨설팅은 더더욱 받지 않는다. 이런 곳을 끼면 오히려 수수료에 높은 입찰 가격을 내야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수익률이 더 떨어지는 것이다. 의뢰인이 낙찰받아야 컨설팅 업체에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라서 그렇다. 그럼 완전 경매 초보로 시작해 이런 결실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별 것 없다. 약간의 법정 경매 개념을 익히고 꾸준히 '일일 루틴'을 실천한 결과다.


"경매는 왠지 전문가가 하는 일이 아닐까." 보통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 부동산 계약은 무슨 전문가라서 하는가? 거주할 집을 사고, 임대차 계약을 맺 등의 일은 그냥 생활의 일부일 뿐이다. 어떤 전문성이 있어서라기보다 필요하니까 하는 것이다. 약간의 기본 개념과 사전 서류 확인, 계약서 작성 등의 요령만 익히면 된다. 부동산의 필요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누구는 수입을 얻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다. 경매 부업으로 연 1천만 원만 더 벌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직장 퇴직 후 이런 경매 경험이 노후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정도는 '리꼬', 러시아말로 참 쉽다는 말이다. 진주 낙찰 건만 예로 들어도, 이전에 전세 3500만 원에 임차되던 물건이었다. 그 지역 유사 평수 매매 시세만 해도 3-4천만 원은 너끈히 되었다. 잠깐 임대한 후 상황이 좋아지면 팔아 1천만 원 수입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1천만 원 투자해 최소 1천만 원 이상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률 100% 이상이다. 이렇게 얻은 부동산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노후를 보낼 세컨드 하우스로 쓸 수 있고, 에어비앤비 숙소나 공간 대여 같은 부업을 할 수도 있다. 이만한 재테크가 어디 있을까. 그렇다고 엄청 힘이 드는 것도 아니다. 약간의 사전 물건 조사와 당일 '입찰 여행', 이후 잔금 납부와 부동산 인수, 임대 매각 정도의 절차만 거치면 된다.


독학 경매의 핵심은 개념 파악이다. "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정도의 감만 잡으면 된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가장 쉬운 방법은 도서관에 가보면 된다. 법률이나 투자, 재테크 카테고리에서 한가득 꽂힌 경매 책자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을 끌리는 제목 순으로 무작정 빌려오는 것이다. 그리고 읽어보자. 처음에는 빨려 들어가 듯 흥미로운 부분, 지루한 내용도 있다. 하지만 유사 영역의 책을 계속 읽다 보면 어느새 눈치 챈다. 대부분의 책이 거기서 거기다. 권리분석이니 경매 절차, 명도 요령, 낙찰 사례 등 이제 안 봐도 뻔한 내용이 나온다. 그럼 됐다. 어느 정도 감을 잡은 것이다. 자신도 이제부터 그런 실제 경매의 세계로 뛰어들면 된다. "저 사람도 했는데, 나라고 못 할 일이 뭐가 있나."


다음은 실전 경매 낙찰을 위한 일일 루틴 만들기. 그 시작은 경매사이트 검색이다. 이런 사이트는 무료와 유료 두 가지로 나뉜다. 무료 사이트는 법원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경매사이트(https://www.courtauction.go.kr), 또 이 정보를 보기 좋게 약간 가공해 제공하는 곳이 있다. 유료 사이트는 여기에다가 자체적인 권리조사 결과(주의사항 등)와 현장 답사내용, 적정 입찰가격, 낙찰사례 등 각종 고급 정보가 덧붙여진다. 구체적인 검색 방법은 대표적인 유료 경매사이트인 지지옥션(https://www.ggi.co.kr)으로 살펴보겠다. (다른 유, 무료 사이트 검색 방법도 대부분 비슷하다.)



먼저, 메인 화면의 상담의 '경매검색' 중 '종합검색'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이런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체크할 항목은 크게 3가지, 입찰할 지역과 금액, 유찰수 정도다. 먼저 지역은 자신이 낙찰받아 사고 싶은 부동산이 소재하는 지역이다. 서울, 부산 등 광역시권과 경남, 경북 등 도 단위로 크게 나뉘고, 관할 지역이나 소도시는 그 하위 카테고리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국을 선택해 볼 수도 있다. 다음은 금액, 입찰 최저가를 기준으로 그 하한과 상한액을 검색 조건으로 지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천만 원 정도의 투자금이 있다면, 넉넉잡고 3천만 원 정도를 상한액으로 지정해 검색하면 된다. 그럼 그 이하로 투자 가능한 입찰 최저가 물건을 검색할 수 있다. 마지막은 유찰수다. 이것은 자신의 목표 수익률을 좌우한다. 매매 차익을 많이 남기고 싶을수록 유찰수가 높은 물건을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유찰 1회는 감정가의 80% , 2회는 64%, 3회는 51%부터 최저가가 적용된다. 1회 유찰될  입찰 최저가에서 20%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입찰자가 많지 않다면 30%씩 떨어지는 곳도 있으니 참고하자. 유찰로 최저가가 더 많이 떨어진 물건일수록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단, 이것은 경매 감정가 평가액 대비 마진율로 실제 거래되는 시세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이것은 추가 조사로 보완해야 한다. 그 외 여러 세부 검색 조건은 살펴보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검색 조건을 정했다면 이제 할 일은 분명해졌다. 시간을 정해 꾸준히 보는 것이다. 그 뒤는 보다 보면 자동으로 해결된다. 먼저 입찰 목록 제목과 사진을 보고 끌리는 물건 정보를 열어보자. 그럼 모르는 부분은 궁금증이 쌓이고, 입찰을 위해 조사하게 된다. 자연히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물건을 보는 안목도 길러진다. 관심 지역에 보통 낙찰되는 가격은 얼마인지, 얼마나 떨어지면 싼 물건인지, 수익이 나거나 인기 있는 물건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챌 수 있다. 반대로 경매의 위험 요소도 파악할 수 있다. 평균 낙찰가에 비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그런 물건이다. 보통 이런 경우, 권리상 하자가 있던지, 명도가 어려운 빈집이라든지, 집이 탑층이나 노후화됐다던지, 접근성 환금성이 떨어진다든지 등 열악한 특정 사정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검색 시간이 쌓이면 자신의 목표 수익률에 맞는 안전한 물건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검색 시간도 자신의 사정에 맞게 정하면 된다. 혹자는 직장 일이 바빠 한주에 한 4시간 정도밖에 시간을 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 사실 나 같은 경우도 고작 주 1-2회 많아도 3-4시간 정도를 검색에 활애할 때도 있다. 이 정도면 이런 글 한편 쓰는 시간 아닌가. 하지만 이런 시간들이 꾸준히 쌓이면 큰 힘을 발휘한다. 그 시간은 주중이나 주말, 새벽이나 일과 후 등 얼마든지 자신이 편할 때 낼 수 있다.


경매사이트에는 이외에도 볼 것이 많다. '경매 부린이'들이 어려워하는 세금과 공제 비용 등도 수익계산을 통해 안내해준다. 이외에는 일반 부동산과 경매 취득 부동산 세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공시가 1억 이하 소액 부동산은 취득 시 다주택자에게 부가되는 중과세도 적용되지 않는다. 또 가장 문제가 되는 권리분석도 대신해준다. "권리분석 상의 하자 및 매각 후 인수사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친절히 집어주는 것. 그 외에도 해당 물건의 적정가 분석, KB시세나 기존 낙찰 가격, 국토부 실거래가, 네이버 부동산 인근 매물가격 참고 등이 가능하도록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도만 잘 참고하면 하자 없는 물건을 찾을 수 있다. 손해보지 않고 팔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된다. 거기에 자신의 목표 수익률에 최소 50-100% 더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물건과 가격으로 실제 입찰한다면, 이익을 낼 확률이 더 커진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최소 손해는 보지 않을 거라는 계산이다. 유료 사이트 요금은 특정 지역(광역시 등) 열람 시 한 달 1만 원 내외면 모두 볼 수 있다. 이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처음에는 무료 사이트(인사이트 옥션, 마이옥션 등)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다 진짜 입찰까지 생각하는 물건이 나오면 부분 료 사이트를 활용하자. 네이버경매 같은 경우, 굿옥션이라는 유료 경매사이트 물건을 아이디당 월 3건까지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요즘 MZ세대에서 유행하는 '갓생'이라는 말도 있듯이, 습관과 일일 루틴의 힘은 크다. 단지 한 주 몇 시간을 꾸준히 검색했을 뿐인데, 어느새 경매 초보자가 반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검색 때마다 설레고 뿌듯한 기분은 물론, 평생 한탄스러웠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갑작스러운 퇴사 후 평생 할 직업거리 중 하나를 찾았고, 경매로 전국을 유람하는 즐거움도 얻었다. 이제 그 노하우를 담은 '노마드 소액경매스쿨'이라는 단기 강좌도 준비하고 있다. 작은 습관은 당장 소확행을 주지만, 이것을 궁극적 인생 목표에 잘 조준하면 '대확행'의 발판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일일 루틴의 위대함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경매 현장에서 배우는 생존 협상 전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