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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Dec 02. 2019

해외 한달살기로 먹고살기

'아이와 발리에서 한달살기'를 읽고

관심 분야 해외 한달살기를 즐기고 자신의 직업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면? 여행도 하고, 돈도 벌고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다. 여기 그런 재밌는 시도를 담은 책이 있다. 바로 "아이와 발리에서 한달살기(김승지 저,  블루무스)"다. 한달살기와 아이 교육에 대한 열망이 결합해 만들어진 책이다. 책과 더불어 해외 창직 아이템으로서 한달살기도 살펴본다.


저자 소개

저자는 김승지 씨로 중학생 큰아들, 초등학생 딸, 그리고 유치원생 막내아들까지 9살 차 삼남매를 키우는 슈퍼맘이다. 그녀는 육아와 밥벌이를 늘 고민하며 공유경제, 라이프셰어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위해 15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세 자녀들과 '발리 한달 살기'를 실행했다. 현재는 좋은 책을 발굴하고 만드는 일을 한다. 이게 이 책의 포인트다. 퇴사 후 인생 전환기를 활용해 평소 꿈꾸던 일을 저질렀고, 그것으로 책까지 내고 새 업 삼았기 때문이다. 삶과 일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자신의 지적 자산, 콘텐츠를 만들었다. 창직가 마인드가 반짝인다.


책 컨셉과 트렌드

책 표지에서 보다시피 "300만원으로 해외에서 맘껏 먹고, 쉬고, 놀며 보내는 완벽한 한 달", "아이들은 경험과 추억을, 엄마는 로망을 채우는 발리 한달 살기의 모든 것" 등이 컨셉이다. 예산, 일정부터 숙소, 관광지, 생활정보, 국제학교까지 실용적인 정보와 한 달 살기 Tip 등 알찬 내용이 많다.


요즘은 장기 여행객들이 늘어 '한 달 살기'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가 정착되고 여가생활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주 이상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에 따르면, 한국인이 장기 휴가를 가장 많이 떠난 여행지는 필리핀 마닐라, 중국 칭다오와 상하이, 태국 방콕, 베트남 호치민 등 동남아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베트남 다낭&호이안,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치앙마이 등 지역에는 한 달 살기용 장기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한 달 살기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주 등 다양한 지역을 여행한 이야기다. 아이와 함께 체험 학습을 하거나, 나 혼자 조용히 쉬고, 팀 단위로 지역 정보를 탐색하는 등 유형도 가지가지다. 그중 발리는 장기 여행객이 많이 찾는 저렴한 동남아 국가 중 하나다. 국제학교, 체험거리 등이 많아 교육적 목적의 가족 단위 여행객도 가볼만한 곳이다.


책 구성과 내용

이 책의 목차는 발리 한 달 살기 준비하기, 발리의 국제학교 쁠랑이 스쿨,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발리 액티비티, 아이들과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엄마도 행복한 발리 여행 등 총 5개 장이다. 책 마지막에는 두 가정의 실제 한달살기 상세 경비와 현지 일정 등의 부록도 있어 참고해볼 만하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보는 며칠 머무는 여행이 아닌, 일상을 경험하며 체류하는 '외국에서 한 달 살기' 꿈꿨다. 일본의 도쿄, 프랑스, 파리, 괌 등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9살 차 세 아이를 키우며 출산과 휴직을 반복했고 결국 마지막 퇴사를 했다. 그 후 재충전을 위해 더 늦기 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한 달 살기를 고민하다 발리로 떠났다. 여행 경비는 퇴직금으로 충당했다. 세 아이와 쓴 실제 경비가 굉장히 저렴하다. 식비와 숙박비, 생필품, 래프팅 등 문화체험비 등을 모두 합쳐 400만원 정도 썼다. 항공료와 국제학교 프로그램 등록금 포함하면 총 750만원 정도다. 시내에 있는 중저가 호텔에 묵는 등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택한 노력의 결과다.


발리에는 30여 개의 국제학교와 국제유치원이 있어 저자의 세 자녀(14살, 9살, 5살)는 이중 우붓 지역에 있는 시즌 스쿨을 2주간 다녔다. 현지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여러 나라 아이들과 어울렸다. 영어 학습보다 현지인과의 교류에 중점 목표를 뒀다.


발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서핑이나 래프팅 등 다양한 액티비티다. 사파리, 몽키 포레스트, 버드파크, 워터파크, 원데이 투어 등 체험거리는 물론이고 사원과 유적, 전시관 등 다양한 현지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쿠킹 클래스, 마트에서 장보기, 재래시장 쇼핑, 요가, 영화 관람, 맛집 탐방 등 현지인 같은 생활도 해볼 수 있다.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이런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보고 생생한 후기를 남겼다. 여행지로 떠나기 전 백과사전이나 다른 책으로 본 그 나라 현지 문화를 접하고 받은 감동도 책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준비한 만큼 보고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여행이다.


종합 평가

이 책에서 눈여겨볼 점은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저자가 퇴사 후 미뤄뒀던 꿈을 실행한 것이다. 발리 한달살기를 통해 세 아이, 가족 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그 과정을 고스란히 기록해 책으로 남긴 것도 배울만 하다. 그것을 통해 좋은 책을 발굴하고 만드는 새로운 자신의 직업까지 창출했다. 여기서 더 나가 저자가 평소 가보고 싶었던 도쿄, 프랑스, 파리, 괌 등의 여행도 더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발리 시즌 스쿨에 보내며 고민한 경험은 잘 다듬으면 다른 학부모와 아이들의 국제학교 체험을 돕고, 관련 스터디투어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발리는 현지 아이들과 교류하고 음식, 체험 등 풍성한 생활을 누리기에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여행지로서 인기도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아이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와 착한 심성 때문이다. 이전에 학생 교류를 위해 한국 아이들을 데려갔을 때 인도네시아 학생들한테 가는 학교마다 연예인급 환대를 받은 기억이 있다. 가는 곳마다 융성한 손님 대접과 과일, 떡 등의 음식은 현지 인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책 내용은 핵심 위주로 읽기 쉬웠다. 좀 얇았지만 직접 살아본 여행 소감과 정보를 꼼꼼히 기록했다. 다양한 배경 지식을 보고 사전 준비를 잘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항공권 구입, 예산, 방문지 정보 등 여행 팁도 군데군데 수록해 실용성을 더했다. 여행 동기부터 준비 과정, 현지 에피소드까지 저자의 솔직한 접근이 돋보였다. 한달살기 여행 책 중에 네이버 관련도 순위도 몇 번째에 있어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겠다.


적용과 협력 포인트

1) 직업으로서 해외 한달살기

세계를 누비는 영적 기업가로 일하기 위해 매년 1-2회 정도는 해외 한달살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첫 번째로 내년에 전공 분야인 러시아 한달살기를 떠나보면 어떨까. 가볼 대상 지역은 우선 한국에서 2시간 내외의 가까운 곳으로 최근 해외 여행지로 떠오르는 블라디보스토크와 그 주변 극동지역,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있는 유럽지역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동해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를 더할 것이다. 가는 곳마다 한달살기를 위한 협력 거점과 파트너 섭외, 사업협력 기회를 찾아보면 좋겠다. 러시아 교류 경험을 살려 현지 한달살기 책 등도 하나 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2) 공동 여행 책쓰기 프로젝트 팀 운영

해외 한달살기로 자신의 새로운 직업 기회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여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창직 아이템 개발은 어떻게 할지 등을 나눌 수 있다. 관심사가 맞다면 공동으로 현지 한달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같은 지역이지만 다른 관심사를 찾아본 경험을 엮어 공동으로 책을 쓰는 것이다. 다른 지역 한달살기를 동일한 주제로 갔다 온 후 공통점과 차이점 등에 대한 한 권을 책을 엮어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3) 한달살기 국제 네트워크 구축

지금 운영하고 있는 가족 게스트하우스에 한국에서 한달살기를 계획 중인 해외 장기 여행객들을 유치하면 좋겠다. 얼마 전 다녀간 러시아계 프랑스인 모녀가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 한달살기를 끝내고 귀국 길에 잠깐 우리 게스트하우스를 들렸는데, 이런 수요가 더 있을 듯하다. 해외 여행객들과 국내에서 해외 한달살기를 준비하고 있는 여행자들의 교류 모임을 갖는 것도 재밌겠다. 이런 교류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한달살기에 관심 있는 여러 나라 사람들의 국제 네트워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한달살기 연계 다른 창직의 가능성>

해외 한달살기는 글로벌창직의 베이스 캠프다. 해외 생활문화를 익히고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볼만한 시간이다. 스쳐 지나가는 단기 여행과는 달리 조금만 준비하면 현지 커뮤니티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이 책 저자의 아이들은 단 2주라도 현지 시즌 스쿨에 참여해 여러 나라 아이들과 교류하며 현지인의 생활방식을 맛볼 수 있었다. 한 달의 시간이면 자기 취향의 여행을 즐기면서도 사업 아이템 탐색, 현지 관계자 면담 및 파트너 발굴, 사업시스템 구축 등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

한 달 사는 기간 동안 짬을 내 사업 개발을 병행하는 것 말고도 여행 자체를 직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여행 경험을 지식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게 여행기다. 이 책 저자처럼 한 달 살기 과정을 책으로 내는 것이다. 물론 사전 자료조사부터 일정 짜기, 각 분야별 관계자 컨택, 숙소나 식당, 문화프로그램 예약 등 알아볼 게 많겠지만 그것 자체가 고스란히 자신의 콘텐츠가 된다. 각 자의 취미나 관심사, 선호 지역도 다 다르기 때문에 한창 떠오르고 있는 한달살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자기만의 장기 여행 컨셉을 잡고 한 번 시도해보면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글이나 강연으로 다른 사람에게 여행 이야기와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다. 상담을 하거나 관심자 그룹을 모아 동일한 유형의 여행을 주선해줄 수 있다. 이런 전반적인 과정 자체를 직업으로 삼아 일할 수 있도록 돕는 한달살기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한달살기로 직접 또는 파생 가능한 창직 유형은 다음과 같다.

- 해외 한달살기 작가 : 순수 여행 차원을 넘어 기획된 한달살기로, 자신의 글로벌창직 아이템을 해외 한 달 살기로 찾고 책쓰기 등으로 지식 상품화. 다양한 주제와 지역 해외 한달살기 책을 쓰는 전업 작가 또는 해외 관련 업무와 병행한 부업 작가로 활동

- 현지 생활경제문화 강연가 : 현지 생활에 밀착된 해외여행을 통해 조금 더 깊은 관광, 경제비즈니스, 문화 등 현지 정보를 찾고 자신의 전문성과 결합해 강의 진행

- 한달살기 여행상품 개발자 : 장기 여행에 특화된 해외 지역별, 분야별, 대상별 한달살기와 문화, 체험, 교류가 결합된 파생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소개

- 한달살기 코디네이터/ 창직 코치 : 여행객별로 최적화된 한달살기 방법을 제시하고, 한달살기를 통한 자아실현, 창직 아이템 개발 등을 지원

- 장기 여행 생태계 구축관리자 : 현지 장기 체류 교민이나 여행자로, 정기적으로 오는 한달살기 여행객을 케어하고, 현지 숙박, 음식, 문화, 사업 파트너 발굴 및 여행객 맞춤형 정보 제공

- 글로벌 여행창직 네트워커 : 숙박업소나 여행사, 서비스 제공자 등 해외 한달살기 거점과 장기 자유 여행객 간 네트워킹과 창직, 사업 협력을 중개

- 해외 단기 업무 알선자 : 해외 한달살기 여행객을 인력으로 활용해 현지에서 조사나 간단한 출장 업무, 현지 파트타임 잡 등을 수행하기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이나 현지 회사 등을 소개

이외에도 한달살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마케터, 여행정보 제공자 등 다양한 직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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