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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Nov 25. 2019

'나'라는 직업이 필요한 이유

'긱 워커로 사는 법'을 읽고

"원하는 삶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꿈꾸던 직업을 얻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나'라는 기업의 사장이 되어 모든 면에서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능동적으로 커리어를 개발하고, 기회를 찾고, 그 과정에서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1인 기업의 사장이 되면 해고를 당할 일도 없고, 회사가 망할 일도 없다. 일반 직장인들처럼 퇴사하는 순간 나의 기술, 그동안 쌓아온 경력, 나만의 특성이 사라질까 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내 기술은 온전히 내 것이며 그 누구도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다. 자신의 경력은 누가 거저 주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마인드로 직접 쌓아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맥킨지의 시니어 파트너 레니 멘던카는 경력을 경험의 연속으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동안 맡았던 업무를 모은 것, 즉 포트폴리오가 바로 당신의 경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은 긱 워커가 될 수 있다."


'긱 워커로 사는 법'(토머스 오퐁, 미래의창)  3장 '1인 기업처럼 일하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긱 워커'란 다양한 산업에서 단기 일자리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임시직 근로자를 지칭한다. '긱'이란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그때그때 섭외해 단기 공연 계약을 맺어 공연했던 '긱'이란 음악 업계 용어에서 유래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컨설턴트, 독립 계약자, 프리랜서와  유사하다. 프리에이전트, 시간제 긱 워크, 비자발적 긱 워크, 저소득 긱 워크 등 4가지 부류로 구분된다. 여기서 프리에이전트는 정규직으로 일할 능력이 있지만 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되기로 한 사람들이다. 자기 고용을 선호하는 1인 기업가형으로 긱 워커가 지향해야 할 모델이다. 긱 워커의 배경의 되는 긱 경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에 탄생했다. 당시 실직자들이 임시직과 시간제 근로자로 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맡으면서다. 이런 경제 방식을 '긱 경제', 여기서 나온 일을 '긱 워크' 혹은 '독립형 일자리'라고 부른다.


긱 경제는 변화하는 노동 시장 트렌드와 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 성장해 최신 경제 트렌드가 됐다. 리서치 업체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인력의 29%가 자기 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다. 2017년 일자리 중개 사이트 플렉스잡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62%가 직장에 유연 근무제가 없다는 이유로 퇴사했거나 퇴사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직업의 안정성보다 유연성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다. 독립형 근로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할지 스스로 정하는 선택권이 있어 일반 정규직 근로자 보다 직업 만족도가 더 높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긱 경제가 세계 노동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2025년까지 2조 7,000억 달러에 이르는 GDP 증대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측했다.


나 자체가 직업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수 있다면 사람이 평생 하는 일 고민이 단번에 해결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가장 나 다운 일을 그냥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도 벌고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방법이 바로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자신만의 일 경험을 모은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이 포트폴리오는 1인 기업의 대부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에서도 그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그가 주장한 이론으로 2000년대에 들면 전일제 직장이 줄고 자영업자, 파트타임, 임시직이 절반을 차지할 거란 예측이다. 포트폴리오 일은 돈 받고 하는 일, 자원봉사, 공부, 집안일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얼마 전 퇴사 후 1인기업으로 독립했다. 그리고 그때 나만의 40일퇴사학교를 만들고 4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선포했다. 당시에는 이런 이론이나 개념 없이 그냥 스스로 만들었다.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당시 만든 포트폴리오는 글로벌창직연구소, 퇴사학교, 한러협력협회, 국제교류거점 게스트하우스 운영이다. 이 4가지 모두 이제까지의 일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 현실성, 수요 등을 두루 고려해 만들었다. 예를 들어, 글로벌창직연구소의 경우, 지자체 최초 국제교류 기관 창립 멤버로 13년 일한 특별한 경험을 살렸다. 비전이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는 영적기업가이기 때문에 '글로벌'을 활동영역으로 잡았다. 창직은 국제교류라는 다양한 비영리 활동을 비즈니스와 결합해 돈벌이가 가능한 직업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또 창업, 취업 등이 복합된 창직 분야는 직업 트렌드에 맞고 앞으로 계속 성장할 분야이기도 했다. 연구는 경험을 지식자산으로 바꾸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였다. 


4가지 사업 포트폴리오 간의 연계성도 고려했다. 퇴사학교는 퇴사준비 경험을 살려 퇴직자, 직장인, 취준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한 기본 직업능력을 가르치는 것이다. 한러협력협회는 글로벌창직연구소의 해외 신사업 파트다. 전공인 러시아어를 살리면서도 해외 시범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함께 운영하던 게스트하우스는 국제교류 거점 공간으로 육성해 각 사업 간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1인 기업이나 긱 워크를 시작하는 누구에게나 저마다 이런 다양한 일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이걸 잘 끄집어내 나만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만들어보자. 내가 진짜 평생 원하는 일을 장소와 시간, 방식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누리자. 직업의 미래를 선택한 긱 워커의 삶을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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