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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술희 Dec 05. 2023

11월의 편지

안녕하세요, 친구 여러분. 수지입니다.


11월의 편지는 열이 펄펄 끓는 12월 초의 어느 날에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금강불괴'라는 말을 배웠습니다.  '외공('내공'의 반대개념)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러 몸이 금강석(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지는 경지'라는 뜻으로 원래는 불교용어인데 스포츠 관련 유행어로 쓰인데요. 이 단어를 배우고부터는 일 년에 한 번 아플까 말까 하는 저의 최강 체력에 '금강불괴'라는 말을 찰떡같이 붙여 사용했었죠. 안 아픈 건 참 감사한 일인데 진~짜 안 아프니까 "난 왜 대체 안 아파?" 라며 농담처럼 내뱉곤 했었는데, 12월이 되자마자 열이 38도 넘게 끓지 뭐예요. 하하.


약 기운에 쓰는 11월의 편지를 지금 시작합니다.


10월의 편지 그 이후


https://brunch.co.kr/@suuuuuuzy/53


10월을 생각 속에 파묻혀 살다가 이렇게 정리하고 저렇게 정리하며 보냈다면 11월은 생각을 미루며 살았습니다.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았고 그 사이에서 명확한 것과 명확하지 않은 것들을 구분해 내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평소의 루틴을 벗어나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서둘러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1년을 생각하면서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싶어서요.


솔직히는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어떤 친구는 "수지는 수지의 요즘이나 상태를 물어봐주는 사람이 많잖아"라는 말을 했었는데요. 그 말이 맞으면서도 '사실은 아닌데..'라는 씁쓸함도 있었거든요. 외로움의 반증이죠. 이런 생각 자체가요. 아무쪼록 이런 11월을 보냈습니다만, 한 달을 돌아보는 이 편지를 쓸 때쯤이면 늘 '감사한 일이 더 많았네.'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11월 정산


11월의 시작 : 가장 친한 친구를 떠나보내고..

저에게 가장 오랜 친구인 지운이를 드디어 떠나보내었습니다. 어디로 떠나보냈나고요? 유부의 세계로요. 올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결혼식을 다녔고, 결혼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이번 결혼식은 정말이지 기분이 묘했어요. 누구보다 가장 축하하는 마음은 당연하고요. '진짜 시집갈 나이가 된 거구나.' 하는 실감과 함께 제가 서울로 오게 되면서 자주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더 자주 만날 수 없게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아쉬움이 들었거든요. 자연스러운 일인데 문득 생각하면 아쉬운 거 아시죠? 딱 그런 마음입니다.

이 결혼식의 포인트는 3가지가 있었습니다. 친구가 직접 부른 축가가 첫 번째 포인트죠. 신랑에게 운동 간다고 하고 축가를 하려고 혼자 그렇게 노래 연습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살짝궁 떨리는 목소리에 가사를 꾹꾹 눌러 부른 게 얼마나 진심인지 제 자리까지 그 마음이 전달되었습니다. 저라면 절대 못할 일인데 정말 친구의 용기가 대단했어요.

두 번째는 제가 부케를 받았다는 겁니다. 부케를 왜 받았냐고요? 별일 없이 받았습니다. 전 사실 이번이 두 번째 부케예요. 이른바 부케 경력직. 이상하게 저랑 가장 친한 친구들은 저에게 꼭 부케를 주고 싶다 해요. 그래서 이번이 두 번째. 실은 부케가 담고 있는 의미 때문에 고민을 꽤나 하긴 했는데요. 가장 친한 친구에게 주고 싶었다는 그 마음을 소중히 받고 싶더라고요. 터프한 신부가 처음엔 제 얼굴에 부케를 거의 박치기로 던져버렸지만... 떨어진 부케를 슈슈슉 집어 들고 완벽한 포징으로 마무리ㅎㅎ 재밌었습니다.

세 번째는 엄마의 눈빛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도 다 알고 지낸지라 엄마가 함께 갔었는데요. 정작 저는 괜찮았는데, 엄마가 부러워하는 눈치더라고요. 헤헤. "엄마 부러워?" 하고 슬쩍 물어보았더니 "응. 한복 입고 싶네." 하는데 왜 마음이 찡하던지. 저희 엄마도 한복 입는 오겠죠 뭐ㅎㅎ

잘 살아라! 내 친구!


11월의 기념 : 산티아고를 추억하며

11월 23일은 제가 산티아고 순례길 799km를 도보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 입성한 날이에요. 2017년에 다녀왔으니 벌써 6년이나 되었네요.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저는 운이 좋게도 순례길 첫날에 마지막날까지 함께 동행한 '샐리'를 만나 서로 의지하면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죠. 그래서 샐리와 저는 매년마다 이 날을 기념합니다. (샐리는 저보다는 언니이고 그곳에서는 본명 대신 '샐리'와 '애니'라는 이름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니 11월을  기다릴 수밖에요! 걷던 세월을 떠올릴 수도 있고 샐리를 만나니까요. 어느 금요일에 퇴근을 하고 샐리에게 줄 꽃다발을 픽업해서 달려가는데 얼마나 설레던지요. 그런데 어쩜 언니도 빈 손으로 오지 않고 꽃과 컵을 선물로 준비해 온 게 아니겠어요. 참.

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던 게 굉장히 운명적이었다고 믿고 있거든요. 딱 그 시기에 필요했던 이벤트였던 것 같아요. 용기가 필요할 때 한 번씩 이때의 추억을 꺼내보거든요. ’ 거기가 어디라고 혼자서 가… ‘ 했던 용맹함 수준의 용기 같은 거랄까요. 올해도 그런 용기가 필요했던 적이 분명 있었고, 내년에도 분명 있을 테니 사골처럼 푹 우려먹겠습니다. 단지 저의 소망이 있다면 30대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건데요. 산티아고에 가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한 달 여의 자유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지금이라면 오히려 그때의 저보다 체력이 더 강해졌으니, 무릎이 더 튼튼할 때 딱 가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간다면 더 좋고요.


11월의 콘텐츠 : 콩콩팥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요즘 뭐 보세요? 다들~ 저는 콩콩팥팥 봅니다. 세상 무해한 콘텐츠예요. 일정도 바쁘고 하나 틀어놓고 쭉 보는 성격이 못 되어서 꾸준히 뭘 보진 않는데요. 이건 봅니다. 연예계 절친 4인방으로 잘 알려진 ’김기방,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가 농사짓는 프로그램인데, 이들이 농사 박사일리가 없잖아요. 뭐든지 초보라서 우당당탕 해버리는데 여기저기 도움도 요청하면서 끝나지 않는 농사일을 해내고 결국엔 수확도 앞두고 있는… (현재 방영 기준) 거기서 사람 냄새가 잔뜩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이 많이 느껴져요. 그래서 세상 무해한 콘텐츠라는 말을 붙여보았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워낙에 넘쳐나고 있어서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리게 봐 버리거나 혹은 1화에서 꺼버리거나 둘 중 하나로 되어버리더라고요. 저는.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그냥 틀어놓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이예요. 넷이서 노는 걸 보면 키득거리게 되고요. 그래서 추천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들은 정말 요새 뭐 보세요? 추천해주시면 감사~ ^0^


11월의 만남 : 97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귀여움에 대하여...

11월의 인상적인 만남은 단연 이 날이에요. 어느 날 97년생 친구 한 명이 제게 친해지고 싶었다는 수줍을 고백을 하더군요. 그런 경험은 또 잦은 경험이 아니어서 제게는 그 DM이 꽤나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친분이 있는 있는 97년생 둘과 약속을 잡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신기한 게 둘 다 너무 쪼그맣고 귀엽고 심지어 이름도 같은 거 있죠! 셋이 이렇게 만나는 건 처음인지라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나이의 장벽이 무색하게 낄낄대며 놀았습니다. 이 친구들이 제 동생과 친구여서 편한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저를 환대해 주는 장꾸력때문에 한 번에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7살의 저는 굉장히 불안하고 돌고 돌아가느라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해서 산티아고를 갔었어요. 그때의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물론 없겠지만 돌이켜보면 후회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거든요. ‘ 그때 이렇게 할걸…’ 하는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그런 후회요. 그런데 벌써 사회 초년생으로 현업에 뛰어들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각자의 분야에서의 고민 모든 것을 다 공감할 수 없지만 몇 년 더 일해본 선배로서 사회 초년생에게 필요한 조언들을 해주기도 하고요. (꼰대 같았을까 염려되기도 하지만 진심이 전해졌다면 뭐!) 그리고 20대의 풋풋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덤….ㅎㅎ!

요즘 저는 약속을 잡으면 항상 만나던 사람 말고 그중에 어쩌다 만나는 사람, 안 만나본 사람을 한 번씩 끼워넣기하고 있어요.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나를 내어 보이고 환대해 보는 연습을 하는 거죠. 그리고 그 자리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있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굳이 왜?’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게 생각보다 회사생활에서도 그리고 그 밖에서도 모두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종종 이런 만남을 가져보려고 해요! 12월에는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11월의 발굴 : 영케이

저의 인스타 스토리를 꾸준히 봐오신 분이라면…. 아시겠죠….? 요즘 제가 무엇에 빠져있는지….. 바로 데이식스의 멤버 영케이입니다. 데이식스도 좋아하는데 정확히는 영케이를 좋아합니다. 연예인 한 명에 입덕한 것은 대학시절 슈스케 ‘김필’에 빠져서 부리나케 투표하고 페북에 업로드하던 시절 이후로 오랜만인 것 같네요. 입덕의 특별한 계기랄 것도 없이 사무실 동료가 예전에 데이식스 팬이어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마침 요즘 분위기 탄 영케이가 유튜브만 켜면 나오더라고요. 알고리즘의 영향일지 공연 영상을 좀 보았습니다. 이 친구 글쎄, 빼는 거 없이 다 열심히 하고 스마트하고 겸손하고 무엇보다 노래가… 흑. 너무 잘합니다. 심지어 작사도 하고 (= 글쓰기도 잘한단 소리) 작곡도 하고 라디오 DJ까지 하는 올 라운더지 뭐예요. 저의 알고리즘과 플레이리스트는 데이식스와 영케이 앨범으로 가득한…! 제가 특별히 눈여겨봤던 건 꾸준했던 사람에게 기회가 와서예요. 이런 사람들은 왠지 더 밀어주고 싶고 응원해주고 싶잖아요.  그래서 더 좋아졌나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달의 편지의 마지막에는 데이식스의 노래를 선물로 드리려고요. 같이 들어요 우리~!

https://youtu.be/_zds1P7urVg?si=L2iIQ0JSft7corPm


11월에 알아버린 것 : 노동의 기쁨과 슬픔

노동의 기쁨과 슬픔이 제목이니까 회사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기쁨>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는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9 to 6 에만 친하면 어때요. 그 시간에는 누구보다 편한데! 저를 웃게 만드는 진경의 콩트와 진영의 해피 바이러스 때문에 즐겁습니다. (저는 주로 리액션 담당) 덕분에 환상의 팀워크로 똘똘 뭉쳐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일, 네 일’ 없이 배려심 가득한 현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었습니다. 지점이 이번달에 역대 최고 매출을 찍었거든요! 11월에 그래프가 한 풀 꺾여서 약간 걱정헀는데 12월을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사실 내년에는 회사 상황에 따라 구조조정이 있을 예정이라 제가 어느 지점에서 일할지 어떤 멤버들과 일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 맘 같아서는 지금이 드림팀이지만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1순위 동료가 되는 게 제 꿈이랍니다. 호호.

<슬픔>
몇 개월 전에 성과에 관심 없다는 소리를 했다가 팀장님이 의욕 한 스푼 넣어보라는 말에 정말 의욕을 좀 더했습니다. 그리고 평가 시즌이 되었는데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어서 이대로만 가면 되겠다고 안심하던 사이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 마이너스가 되었지 뭐예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정직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던 것에서는 정직보단 조금 더 스킬이 필요했고 제가 그 스킬이 모자랐던 거죠. 솔직히는 ’정직하면 손해 보는 건가? 다들 어떻게 일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빠지다 보면 끝이 없으니까 대신 ‘정확하게 알게 되어 다행이다!’ 하고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어요.  어차피 이런 기준이 올 연말까지 계속될 테니 이해하기보단 통째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면서  저만의 방법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잘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참고해보기도 하고요. 이렇게 하다 보면 저에게도 기회가 오겠죠! 그리고 오히려 저보다 저를 더 걱정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11월의 부지런함 : 팥물과 후무스

귀가 후 제가 하는 일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1. 팥물 끓이기
2. 도시락 싸기
3. 고구마 굽기
4. 병아리콩 삶기
5. 삶은 병아리콩 후무스 만들기

빨래를 더하는 날도 있고 최근엔 abc 주스 만들기를 시도하려고 준비 중인데요. 저도 참, 건강 엄청 챙기네요. 하하.
<팥물 끓이기>

오래전부터 마음속 위시리스트에 랭크되어 있던 소리야나기 주전자를 이번 생일 때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그 주전자를 보고만 있어도 절로 행복해지는데요. 그래서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그 주전자에 뭘 끓여 먹을까 하다가 큰 엄마가 농사지은 팥으로 3일에 한 번씩 푹 우려 출근길에 텀블러에 담아 갑니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줄이면서 몸에 붓기를 빼고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서요. 이것만으로는 극적인 다이어트가 당연히 되지는 않지만 확실히 커피를 줄이게 되었고 붓기 때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처음엔 맛이 익숙지 않아 ‘웩’ 했지만 적당한 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이제는 꼭 필요하게 되었답니다. 짐수지의 짐에 하나가 더는 셈이지만요.
<후무스 만들기>

탄단지를 챙겨 먹을 때 닭가슴살과 계란은 이제 지겨운 지 오래입니다. 물론 두부도 좋아하지만 한번 만들어놓으면 며칠은 먹을 수 있는 식품 중에서 찾아보니 발견한 게 바로 '병아리콩'이에요. 병아리콩이 생각보다 저랑 잘 맞더라고요. 씹는 맛이 있어서 식감을 즐길 수 있고 포만감도 있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질리지 않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후무스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까요. 후무스는 전천후 아이템이에요. 샐러드에 곁들여도 되지만 온갖 곳에 스프레드용으로 먹어도 제격입니다. 저는 완전한 겨울이 되면 가장 사랑하는 겨울 간식, 알배추와 곁들여 먹을 예정입니다. 사 먹으면 작은 통 하나에 4,5천 원 줘야 하는데 병아리콩은 1kg에 5천 원대이니까 훨씬 경제적이지 않나요? 후무스 만들기 방법을 아주 간단히 공유합니다.

* 레시피 *
콩 하고 싶은 만큼에 레몬즙 4T, 올리브유 6T, 물로 농도 맞추면서 믹서기로 갈아주면 끝! (콩 비린내가 싫다면 다진 마늘을 넣어도 되지만 저는 콩 삶는 시간을 잘 맞추면 비린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서 패스!)

꽤 간단하죠? 좋아한다면 가볍게 도전해 보세요 ^0^


11월의 책 : 아름다운 사람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11월 볕 들던 어느 날, 제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며 메시지를 하나 보내주신 분이 있었어요. 본인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제가 생각났다고요. 제목부터 제 스타일인 이 책의 제목은 (제가 이미 인스타그램에 여러 번 올렸지만) "아름다운 사람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캇 솔즈 저)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문구 하나를 남겨놓을게요.
우리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은 패배를 알고, 고통을 알며, 몸부림을 알고, 상실을 알고, 나락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찾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감사할 줄 알고, 민감하며, 삶에 대한 이해 또한 갖고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긍휼과 온화함과 깊은 사랑의 관심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사람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_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은이도 인용했을 정도면 말 다했죠. 그리고 이 문장이 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도 생각했어요. 이전에는 저에게 많이 몰입했다면 올해를 지나면서는 시선을 바깥으로 뻗어내어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가지도록 작정하게 되었거든요. 그러려면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말한 저 이야기가 저로부터 솔직하게 펼쳐져야 하니까요. 저번 편지에서 말했던 것처럼 저는 어려움을 겪고, 실패를 이야기하면서 크고 싶거든요. 그렇다면 저는 지금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인 걸까요?


11월의 소비 : 아이폰 15

11월에는 큰 소비를 했습니다. 올해의 소비 중 top2 죠. 지난 끄라비 여행 이후. 원래는 제가 아이폰 11 pro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15 사전예약 당시에 예약을 걸어두었다가 11pro 가 아작 날 때까지 쓰자며 참았었어요. 사실은 이미 이상기류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결심을 하면 계획을 파박 세우고 직진하는 타입이라서 바로 진행을 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은 제가 아이폰 15를 산 합리적 이유에 대한 호소문일지도 모르겠지만요. 허허.

매년마다 저의 목표 중 늘 있었던... 브이로그를 진짜 하려고요. 최근에 자극받은 유튜버가 있었거든요. 나도 하고 싶다!라는 내면의 욕구가 득실들실 끓어올랐답니다.  카메라를 다 팔아버린 이후로 장비가 없어서 카메라를 다시 들여야 하나 하다가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고 절약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폰 15를 선택했습니다.  핑크를 샀더니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 매일 휴대폰을 바라볼 때마다 그저 기분이 좋아요. 이 컬러를 가장 부각할 수 있는 맘에 쏙 드는 케이스도 구매했습니다. (더 예쁨.) 아이폰으로 찍어볼 영상들도 매우 기대됩니다. 저 이제 여러분들 만날 때마다 삼각대 들고 다닐 수 있으니 이 점 참고해 주세요! (제가 반드시 해보려고 이런 말을 남기는 겁니다..ㅎㅎ)

3년, 4년 나랑 오래오래 함께 해~~ 아이폰 20쯤에 다시 만나자..!


12월은


이미 12월이 되었습니다. 벌써 5일이에요! 그리고 수지의 편지가 작년 12월부터 시작하여 딱 열두 번째 편지를 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써내는 일이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저의 소식을 강제 공유하긴 하지만 모든 분들을 자주 만날 수는 없으니 안부를 전할 수 있었고, 꾸준히 답장을 주시는 분들 덕분에 매번 행복했고요. 중간중간 바쁜데도 포기하지 않고 썼다는 점에서 어깨가 으쓱하기도 합니다. 내년에도 꾸준히 편지를 쓸 예정이고 1년이 지나서, 2년이 지나서 이 글들을 꼭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그럼 지나온 세월에 대한 감사를 더 많이 알 수 있겠죠. 늘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가오는 연말 일정에 기대감이 max 인 요즘입니다. 12월 19일에 친한 언니 오빠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 예정이라서 데코 담당을 맡은 저는 파티 장소를 어떻게 꾸밀까 온갖 기대를 하고 있고요. 서둘러 오후 반차를 냈습니다. 틈틈이 브이로그를 찍어보겠습니다. (12월에 한 편 나오면 짱.)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다음 달 편지에서 총정리하겠습니다. 그리고 매년 12월마다 항상 올 한 해 저에게 감사한 분들께 마음을 표현하려 해요. 이 일로도 충분히 설레는 연말입니다. 모두 연말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오늘 음악 선물은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입니다. 이 노래 매우 신나요. 저한테는 요즘 이 곡이 캐럴이에요.


https://youtu.be/vnS_jn2uibs?si=XHsd2l6Ofa4TwDy6

모두 평안함 밤이 되시길!


12.04. TUE

저희 남매에게 도넛 선물을 주신 익명의 기부자 덕분에 행복한 밤입니다!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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