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돌아간다, 계절이 그렇듯이
계절이 돌아오듯 나도 돌아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결말이라는 게 완벽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주관적으로 생각해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추억을 생각하면 짧고 시련을 생각하면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돌아왔을 땐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가장 먼저, 몸을 달래야 했었다. 어깨와 목이 말을 듣지 않았고 근 일주일 정도 병원 신세를 졌다.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 질환도 생겼다. 시간이 생기면 잠이 우선이었던 일상에 여유가 찾아오니 비로소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흘러간 계절,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린 시간들. 푸르고 강렬하던 여름은 지나고 어느새 주변은 낙엽으로 덮여가고 있었다.
언제나 느끼지만 사람이란 참 간사하기 짝이 없어 항상 주변에 있던 것들을 놓치고 산다. 내가 아무리 힘들고 바쁘든, 기쁘고 여유롭든 시간은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흘러갈 것이다. 가끔은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나면 특별하지 않던 사소한 것들이 그리울 때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것들을 잊고 잃어버리며 산다. 모든 것들에는 그 이면이 존재하기에, 지나간 시간 동안 배우고 얻은 것도 있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좋은 사람을 만났고, 내가 싫어하게 된 곳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꽤나 고역이겠지만, 무엇이든 지나고 나면 경험이란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의 장점을 보고 배울 수도 있고 누군가의 단점을 보고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내게 시간은 설렘과 두려움을 몰고 와 추억과 후회를 남기고 간다. 다른 이들의 시간도 비슷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후회와 미련이 더 길게 잔상을 남기는 편이다. 더 좋은 곳, 더 나은 환경에서 만났다면 좋았을 인연들에 대한 아쉬움과 내게 허락된 환경이 그 정도였다면 내가 버텼어야 했나 싶은 후회들.
유감스럽게도, 그리고 다행히도 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약간은 후련하고 내 삶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걸 보니 나쁘지 않았던 선택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나는 떠날 곳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도 엄습하지만,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계절이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