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하거나, 구질구질하거나
모든,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전하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Work)을 한다. 생계, 취미, 또는 자아실현을 위해 일이라는 행위를 하며 일을 한다고 꼭 물질적 보상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비물질적 보상의 예로는 정서적 만족감, 또는 공익이 해당되며 이러한 경우의 행위는 봉사나 기부 등이 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는 시간이라는 필수재와 체력이나 정신력의 소모가 동반된다.
시작하기에 앞서, 모든 글의 내용은 언제나 그랬듯이 나의 사적인 견해가 포함되어 있고 절대적인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경제지식이 해박하거나, 노동법에 대해 빠삭하지도 않은 일개 사회구성원이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한 넋두리, 혹은 감상들을 나열했을 뿐이다.
말을 잇자면, 어떠한 유형과 무형의 것을 소모하여 일을 하고 나면 부산물이 남기 마련이다. 자본, 보람, 경험 등의 긍정적인 것일 수도 후회, 아쉬움, 피로, 스트레스 등의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다.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결과를 얻었음에도 이에 대한 반응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뉘며 누군가는 극복해 내고, 누군가는 좌절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해야 자신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밑에서,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며, 인내하며 일을 해야 하는 사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를 갈라 치거나,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지향하자는 뜻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을의 입장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상기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대부분 을의 입장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비참해지곤 한다. 명백한 갑으로부터, 또는 조금이라도 나보다 갑의 위치에 있는 누군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진상짓을 견뎌내고 참아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말이다.
일부 을들의 내리 갈굼과 같은 진상짓과 거대한 것 무언가에 못 이겨, 또는 힘들게 얻어낸 을의 자리마저 뺏길까 비참함을 견디며 유일한 긍정적 부산물인 돈을 얻어낸다. 그마저, 누군가의 부산물과 비교를 하며 불행해한다.
그렇다면 일을 하지 않으면 행복할까? 꼭 그렇진 않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일 것이다. 당장 일을 그만두면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감정일 것이다.
돈이 충분하지 않다면, 일상이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 사소한 군것질, 또는 원하는 소비를 함에 있어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수도, 또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상이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망가졌을 때의 상실감이 대단하기 때문에 결국 구질구질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비참해진다.
사실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내용은 아닐 수 있다. 계기가 없진 않지만, 또 분명하진 않다. 그냥 한탄이나 넋두리일 수도 있고, 철부지 같은 어리광일 수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결국 일을 해야 조금은 더 나은 상황이 아닌가 싶다는 결론을 내며 뜬금없는 시작과 같이 글을 끝낸다. 당신의 일상이 안녕하고, 비참하거나 구질구질하질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