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재능은 잔인하다

상향 평준화의 시대

by 반향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애매한 재능'은 사람을 오만하게 만들고 나태하게 만들며 끝없는 희망에 갇히게 만든다는 뜻이다. 계절만큼이나 시린 현실의 벽이 느껴지는 말이다.



꽤나 직설적이고 비판적인 말임에도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다. '애매한'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 첫 번째 쟁점이고, '애매한 재능'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가 두 번째이다. 과연 '애매하다'의 기준은 무엇이며, 누가 판단할 것인가. 또한 애매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포기해야 하는가, 더욱 노력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애매하기가 쉽다. 본인에 대해 잘 모르기도 쉬울뿐더러, 자신의 재능이 어떤 것인지, 또 얼마나 재능이 있는 것인지 또한 모르고 살기 쉽다.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재능이란 상대적인 것이며, 나를 평가하는 다른 이들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도 그의 생전보다 사후에 더 주목을 받았으며 몇 년 또는 몇백, 몇천 년이 지나서 재평가되는 것들도 많다. 본인들은 아마 자신의 재능을 몰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은 존경받을만한 점이다.




살면서 무언가 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의 기분은 어땠는가. 내 경우에는 주로 의심했었다. '이 정도가 잘한다고?', '내가 잘할 리가 없다' 등의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내 재능을 애매하다고 여기며, 어쩌면 애매하지도 못한 어중이떠중이라 느낀다.



'취향'이나 '선호'가 '재능'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칭찬받은 것들은 어쩌면 내 '기호'나 '동경'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칭찬이 장작이 되어 간신히 꺼지지만 않는 불씨 정도가 아니었을까. 물론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해 봤자 나아지는 것은 없다, 그저 아직 놓지 못하고 있을 뿐.




내가 글을 자주 쓰지 못하는 이유도 어쩌면 '애매한 재능'이라는 말에 찔려서 일 수도 있단 생각을 한다. 글이 잘 쓰지도, 재밌게 쓰지도 못하는 그냥 볼만하게, 나쁘지 않은 정도의 내 부산물 정도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참 어려운 현실이다. 점점 발전하고 상향평준화 되어가는 세상에 나는 기준 미달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애매한 재능은 잔인하다'라는 시대를 관통한다는 듯이, 냉철하고 세상의 진리를 깨우쳤다는 듯한 냉소적인 말로 오늘도 자존감이 낮아지고 있는 나와 우리들에게 힘내보자는, 놓지 못한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일의 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