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어 더 외로운 시대

by Joyeon
"그대들은 자신을 잊어버리고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려 한다"
-니체-

위 문장을 읽으면 어떤 감정이 드는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가, 아니면 딱히

공감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오늘 하루를 떠올려보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했고,

출근길에 무의식적으로 SNS를 스크롤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다가, 침대에 누워서 다시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여행 사진을 보고 있다.

그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이 과정에서 나는 한 순간도 자신과 단둘이

있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하루가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관성처럼 연결을 찾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 연결이 우리를 더 외롭게

만든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즉각적인 연결 속에서 점점 더 깊은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초연결 사회는 정말 사람들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것일까?


연결은 우리를 더욱 외롭게 한다

인간에게 연결을 필수적이다.

그것이 곧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과 반응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고,

관계를 통해 감정을 공유하며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한다.

깊은 관계는 신뢰를 만들고, 신뢰는 우리의

정서적 안정과 자아 존중감을 형성한다.

문제는 그 깊이가 점점 더 얕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우리는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편지를 쓰고 답장을 받기까지 며칠을 기다리며,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 시간은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메신저 창에 '1'이 사라지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SNS 피드를 넘기며 타인의 삶을

소비한다.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

혼자가 되는 순간이 올까 봐, 우리는 '연결'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친다.


하지만 그 결과, 우리는 혼자 있는 법을 잃었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이지만,

언젠가부턴가 고독을 외로움으로 치환하며 피하려 한다.

혼자 있는 순간을 불안으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반응 속에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고독이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고독은 단순한 고립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 없이도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 있는 순간을 견디지 못한다.

혼자 밥을 먹는 것은 어색하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은

외로운 일로 간주한다.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것도 결국 그 순간을 채우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덜 연결된 용기

연결을 거부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연결을 덜어내고, 진짜 관계를 남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 마주할 줄 알아야 한다.

타인의 피드를 스크롤하는 대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반응하기보다

때로는 반응하지 않는 것.


그렇게 연결을 위해 자신을 소진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나'는 하나의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SNS 속의 나, 일터에서의 나,

가족과 함께하는 나처럼 여러 겹의 자아를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하나만을 진짜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좁혀간다.

진짜 나를 찾는 것은, 그 모든 모습이 나임을

인정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고독을 끌어안는 힘

고독 속에서 우리는 불확실함과 함께하는 법을

배운다.

인간의 불완전함과 미숙함은 자신의 삶 안을

빙글빙글 맴돌 이유가 아니라, 지금 서 있는 곳에서

한 걸음씩 걸어 나갈 계기다.

고독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독 속에서

불확실함을 끌어안아야 한다.


연결이 곧 소통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고독 역시 도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다.


고독을 활용하려면, 우리는 먼저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는 일기장을 펼쳐 하루를 기록하며 정리하고,

누군가는 낯선 골목을 걸으며 사소한 풍경 속에서

감각을 깨운다.

무언가를 그려보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손을

움직이는 여러 행위들을 하다 보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몰입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런 행위들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며, 외부의 평가 없이도

온전한 내가 되는 순간이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고독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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