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눈뜨자마자 대청소를 하고 남에게 빌려준 사무실에 가서 처리해야 할 일들을 처리한 후, 돌아오는 길에 양재동에 있는 코스트코에 들러 일주일간 먹을 식량을 구매해 돌아왔습니다. 곧바로 저녁 식사를 하고 빨래를 개키고 널기를 반복한 후 서재로 올라와 유튜브를 편집했고요, 지금은 컴퓨터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글을 마무리한 후 책을 읽을 예정입니다.
...그래요. 오늘 쉬는 날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오리가 (저는 남편을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일요일이 되면 회사 생각이 나서 어쩐지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10년을 프리랜서로 살다 코로나 사태와 함께 갑자기 직장인으로 변신했으니 얼마나 힘들까 싶더군요. 프리랜서는 평일, 주말 경계가 없으니까요.
저는 한껏 자애로운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오리야. 항상 이 순간 집중해야 해.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
누군가를 만나면 늘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오늘은 개같이 놀자고. 그래야 정말 실컷 논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기 때문인데요.
어느 날 남의 집 개를 유심히 관찰해보니, 개는 정말 자기 멋대로더군요. 자고 싶을 때 자고 놀고 싶을 때 놀고 말이죠. 미래를 준비한다던가, 인간의 언어를 배운다던가.. 아니, 자기가 먹은 밥그릇조차 씻지 않더군요? 일말의 조급함이나 죄책감도 없어 보였습니다. 나참. 저렇게 놀기만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하고 바라보는 인간만 안달이 나 있습니다.
아! 저게 바로 홀리한 휴식이구나. 정말 편해 보인다….
그 이후로 더욱 개 같은 삶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고 싶을 때 자거나 놀고 싶을 때 놀지 못하는 열심히 살아야 할 것만 같은 인간입니다. 그래서 어쩐지 놀 명분을 억지로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아침 잠’이라던가 ‘불금’이라던가 하는 단어들에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