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저 내일부터 안 나가도 되죠?

열심히 살아야 하지만... 열심히 살고 싶지 않아!!!

by 송수연





얼마 전 새로 뽑은 직원이

저녁에 문자로 대뜸

계약서 조항이 마음에 안 든다며

조속히 사람을 뽑으라고 통보했다.


처음에는 정신이 우주로 날아가버릴 것 만같았다.

왜냐하면,


그 계약서 내용은 전부

HR 온보딩 미팅에서 합의했던 내용이고,


계약서를 보내며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세요라고 적어 보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원해서 그러라고 했고

중간에 아이를 픽업, 드롭해야 해서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해서

그것도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뜸 문자로.



저 내일부터 안 나가도 되죠?


어흑.

어흑.

어흑.....



나는 '네' '아니오' 둘 중 어느 대답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어린아이 같은 대처에 짜증이 났고

나의 미숙함에도 화가 났다.


차라리 내가 다 하자 하는 오기가 생겨났다.

그녀는 나의 열심병 트리거를 당겨버렸다.



그날 저녁

정말 나가고 싶지 않았는데

'할까 말까 하면 하라는 명언이 생각나서

식사 자리에 나갔다.


심리상담센터 원장인 지인은

3일 만에 그만둔 직원도 있었다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더불어 내게 물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화가 나요?


내가 화를 내는 이유.


사실

약속 장소에 오는 내내 생각했다.

.

.

사실은 나 때문이니까.


책임감이 강해 오버하는 나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아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더럽게 짜증이 난 거야. 그렇지?


나 때문이다.

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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