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화장품/음료/생활 빗장수비의 성공신화

[도서] 그로잉 업, 홍성태

by 샘바리
2019년 11월 25일 기준 LG생활건강 주가. 아 샀어야 했는...ㄷ...


LG생활건강의 주가 차트는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운 수준이다. 2005년 이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은 물론이거니와, 영업이익이 2005년 이후 58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중소기업도 아닌 시총 약 19조짜리 대기업이 이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된 후 위기를 겪은 LG생활건강을 되살린 구원투수는 차석용 부회장의 리더십이었다. 한계가 명확했던 내수 기업은 CEO의 교체와 함께 적극적인 M&A, 사업분야 다각화, 업무 스피드 가속화 등 체질 개선에 나서 승승장구 중이다. 10년, 아니 1년이 멀다 하고 기업의 흥망성쇠가 바뀌는 요즘 시대에 한 기업의 성공이 영원하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15년 가까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살아남은 이들에게 인사이트를 얻을 필요는 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잘됐는지 질문할 때, 정말 이야기를 드릴 게 없어요.
그게 저의 딜레마입니다.
- 차석용 부회장

겸손인지, 사업비밀을 유지하는지 몰라도 차석용 부회장은 모두가 힘들어하는 중국 시장 성공 요인에 모르겠다고 답한다. 어쩌면 '정도 경영', '체질 개선, 혁신'을 누누이 강조하며 스스로 실천한 이에게 찾아온 행운일지도 모른다. 사업에 있어 '행운'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지만, 시의적절하게 그 운에 올라타 쾌속 성장을 해나가는 게 '실력'이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한 개인인 내 삶에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모를 행운을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우니 말이다.


2005년 부임한 차석용 부회장. LG생활건강의 성공을 이끌었다.


- Beautiful : 사드는 럭셔리 브랜드에 위기가 아닌 기회였다.


위기는 곧 기회고, 2017년 사드 사태는 LG생활건강에게 반전이었다. 한국 보이콧 운동으로 모두가 화장품업, 관광업, 자동차 업계 등의 큰 타격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고가 라인업 위주의 LG생활건강은 반사이익을 더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제치고 오히려 후발주자인 화장품 '후'가 K-뷰티의 신화를 이어갔다. '궁중' 콘셉트의 럭셔리 브랜드 후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상(골드, 레드)을 적극 활용해 맞춤 공략에 나섰다. 게다가 왕후의 브랜드라 홍보하는 타이밍에 알맞게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도 '후'를 사용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며,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고 2018년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물론 중저가 라인업도 탄탄한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보수적으로 고가의 제품에 집중한 LG생활건강에 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품질에 공을 들이고, 브랜딩에 심혈을 기울이며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은 결코 운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단순히 1등을 따라 하는 쉬운 길이 아닌 차별화를 위해 끊임없이 고심하고,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히트 브랜드를 준비하는 노력도 현재 진행 중이다. 에센스 오휘, 순수 자연발효 기술 및 메디컬 허브의 콘셉트와 효능을 담은 숨과 빌리프 등으로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성장하고 있다.


내수 침체, 사드 여파에도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럭셔리 브랜드 '숨'


- Healthy : 국가대표 생활용품 기업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


치약, 칫솔, 비누, 바디 크렌저, 샴푸, 기저귀, 세제. <그로잉 업>을 통해 어깨너머로 들어본 화장품 브랜드 개념을 재정립한 나 같은 30대 남성에게 생활용품 사업은 더욱 친근한 영억이다. 엘라스틴, 페리오, 퐁퐁, 온 더 바디, 샤프란. 당장 아담한 집구석을 둘러봐도, 미처 몰랐던 LG생활건강의 다양한 헤어, 구강, 피부, 세탁 용품이 가득했다. KO를 노리는 한방이 아니라 '잽으로 승부를 보는' LG생활건강에게 생활용품은 가장 적합한 사업군일지도 모른다. LG생활건강의 모태이자, 가장 확실하고 꾸준한 먹거리인 셈이다. 직구가 생활화되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도 투명성을 높이고 품질을 끌어올렸다.


2016년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제품 메디안 치약에서 중금속이 발견되며 회수 조치를 받은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비록 마진이 낮고 실속형이 대세라지만 생활용품만큼 고객 생활에 밀접하고, 브랜드 호감도에 영향을 끼치는 제품군은 없다. LG생활건강은 소비자 중심(Consumer Focus)을 구체화하며, 원칙에 맞는 영업과 마케팅으로 수십 년간 사랑받는 브랜드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트렌드가 긴박하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꾸준히 살아남는 것은 빠른 피드백,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뤄낸 성과일 것이다. 펌핑 치약이나 히말라야 핑크 솔트처럼 '가격'이 유일한 선택 요소인 나 같은 소비자에게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를 들게 하는 전략은 분명 성공적인 브랜딩이다.


페리오를 다 쓰면 꼭 써보고 싶은 펌핑 치약!


- Refreshing : '최고의 생활문화기업'이란 철학 아래 이뤄진 공격적, 성공적인 M&A


2008년 코카콜라.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1년 해태 htb. 적극적, 효율적인 M&A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것은 LG생활건강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다. LG생활건강은 인수 당시 적자였던 코카콜라를 빠르게 흑자 전환시키며 20% 가까이 비중을 끌어올렸다. 뿌리와 줄기 역할인 '생활용품', 꽃과 열매인 '화장품 산업'의 든든한 토양 역할로 음료 산업을 낙점했고, 이를 통해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 만연한 월말 매출 밀어내기 관행을 바로잡고, 코카콜라 제조 공장을 과감하게 혁신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내실 없이 몸집만 불리는 M&A는 위험 신호인데, LG생활건강은 '최고의 생활문화기업'이라는 목표로 차근차근 큰 그림을 그려냈기에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일용소비재) 업종에 잔뼈가 굵은 LG생활건강에게 코카콜라 인수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무작정 유망한 업종이라고, 핫한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돈부터 넣고 보는 인수합병은 그저 불협화음만 불러올 뿐이다. 재무 출신에, 해태제과 사장을 역임한 차석용 부회장의 M&A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선택이었다. 협상 기준을 미리 정하고, 철저히 계약서를 분석하고, 이미 인수한 것처럼 실사하고 시스템을 이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결과를 이뤄냈다. M&A의 성공적 사례를 지켜보며 명확한 목표, 철학을 가지고 체계적인 시스템에 따라 시행해야 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최근 주력 사업이 불황이라고,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분야를 '신사업'이란 이름으로 뛰어들었다가 호되게 당한 이들이 본받아야 할 지점이다.


요즘 즐겨 마시는 토레타도 LG생활건강 제품이었다니!


개인적으론 <그로잉 업>의 여러 사례 나열보다, 유튜브에서 본 'LG생활건강 피지' 공식 광고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2018년 '반도의 흔한 애견샵 알바생'이란 크리에이터가 만든 당혹스러운 광고는 열린 기업문화를 증명하는 최고의 사례였다.. "LG생활건강 마케팅 부서는 ㅈ됐따리. 적어도 컨펌만은 한다고 했어야해따리~♩"가 공식 광고라니. (너무 흥겨워서 출근 송으로도 제격이다.) 새로 선보이는 세제의 엄청난 매출을 이끌진 못했더라도, 최소한 LG생활건강의 유연한 기업문화를 100% 보여줬던 마케팅이었다.



'PPT 장표 만들기 금지', '업의 본질 재정의', '고객 가치 중심의 영업 마인드'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 '상생경영, 정도경영'.


중간중간 실린 CEO 메시지는 익숙한 내용들이었다. 아니, 익숙함을 넘어 너무나도 귀에 박히게 들어온 최근 기업문화의 트렌드였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요소들이지만 적어도 차석용 부회장은 이를 몸소 선보이며 LG그룹에서 장수하고 있다. 4시에 정시 퇴근하고 촉을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CEO. 술, 담배, 골프, 회식, 의전이 없는 5무(無) 경영. 직접 겪어보지 않아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지만, 위와 같은 실천은 임직원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3일 후 LG그룹 인사가 나올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 부임 이후 세대교체가 예상되지만, 성과주의에 입각해 차석용 부회장의 안정적인 유임이 예측된다.) 대기업의 꽃, 임원이 되고 싶은 수많은 미생들에게 필요한 책은 결코 아니다. 정도에 어긋나더라도 차석용 부회장의 방식보다 더 쉽고, 더 빠른 길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로잉 업>은 적어도 자기 삶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나아가 배우고 도전하고 싶은 이들에게 오히려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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