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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Mar 05. 2019

U-23 챔피언십 예선 프리뷰 : 결국 호주와의 싸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2010년엔 문어, 2019년엔 사비!" 축잘알 사비 에르난데스는 2019 아시안컵의 8강 진출국 중 7개 팀을 맞췄다카타르의 우승과 한국의 8강 탈락까지 맞추는 예지력을 선보였지만우리나라는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에이스 손흥민의 상승세기성용-구자철 등 런던올림픽 세대의 마지막 아시안컵우승을 위한 여러 퍼즐 조각이 준비되었지만제대로 끼워맞추지 못한채 무기력하게 패배했다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은 잠잠해지며계절은 바뀌고 축구는 다시 시작된다. 미세먼지를 뚫고 K리그는 기분좋게 개막했고,


3월이면 K리그는 우리 곁에서 시작하고 세계 무대와 겨루는 국가대표 경기도 기다리고 있다특히 도쿄 올림픽 1차예선을 겸하는 AFC U-23 챔피언십이(3), U-20 월드컵(5), 여자 월드컵(6), U-17 월드컵(10)은 한국 축구의 미래와 현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3월에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 예선부터 살펴본다.


졌지만, 잘 졌다. 사비가 괜히 축잘알이 아니다. (출처 : 폭스스포츠 아시아)

● AFC U-23 챔피언십 / 올림픽 1차예선


3월 22일(금) VS 대만 17:30
3월 24일(일) VS 캄보디아 20:30
3월 26일(화) VS 호주 17:30




아니 왜 하필! 꼭! 굳이! 왜! 예선부터 호주를 만난건지.... (출처 : AFC)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은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이 달려있다. 예선은 동아시아 4개팀 5개조, 서아시아 4개팀 6개조로 편성됐다. 각 조 1위11개팀, 각 조 2위 상위 4개 팀만 올림픽 최종예선에 올라간다. (최종예선에선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3등 안에 들어야만 올림픽에 출전 가능하다.) 조2위에 올라 경우의 수를 따지기 보다는 무조건 1위로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게 중요하다. 조1위로 본선에 올라가면 내년 1월까지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한국은 유독 AFC U-23 대회에 약했고, 경쟁국 호주까지 예선부터 맞붙게 되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남아는 한두수 아래로 보고, 호주, 일본, 중동 등과 결국 우승을 놓고 싸운다는 건 옛말이다. 적어도 AFC U-23 대회에서 한국은 철저히 도전자의 입장이다. 황희찬, 권창훈 등이 이끈 2회(2016년) 대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고, 1회(2013년), 3회(2018년) 대회에선 4위에 그쳤다. 프로 무대 데뷔가 빨라지는 추세와 더불어 올림픽 진출권이란 메리트도 없는 국제 대회에선 동기부여가 약해서란 지적도 있다. (2016년 대회 역시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었다.) 특히 지난해 대회에서는 아시안게임의 전초전 쯤으로 U-23 대회에 임했다가 공수 모두 답답한 모습으로 4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1대4 참패를 당했다. 당시 베트남 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과 대비를 이루며, 결국 김봉길 감독은 대회가 끝나고 경질됐다.


이번 대회 역시 아시안게임을 우승으로 이끈 김학범 감독이 맡는다. 김학범 감독은 내년 올림픽 출전 연령(23세)에 맞춰 22세 이하 26명을 이끌고 방콕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대학 및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5승 3패를 기록했고, 현지 적응에 노력했다. 최상의 경기를 위해서는 컨디션 관리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선수들은 난조에 시다릴 수도 있다. 김학범 감독은 최국 해외 명문 클럽에서 활약하는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은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A매치처럼 의무 차출이 아니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 호주를 상대로 어느 정도 선수 구상을 마쳤고, 2주간 전술을 시험했다. 시즌을 앞두고 태국으로 전지 훈련을 제주유나이티드, FC안양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예선은 호주와의 싸움이다. 2019년 기준 피파 랭킹 100위권 밖인 두 나라는 대만(124위), 캄보디아(172위) 큰 위협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서로 가장 피하고 싶었던 호주(42위)는 한국(38위) 중요한 길목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2018년 대회 본선에서는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했다. (D조 1위 대한민국, 2위 베트남, 3위 호주, 4위 시리아) 게다가 쿤산 스포츠센터에서 1월 7일 열린 맞대결은 3대2 한국의 승리였다. 하지만 절대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이근호(2골), 한승규의 골로 손쉽게 이기는줄 알았으나, 후반 27, 31분 연이어 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강현무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자칫 멘붕에 빠져 대역전극의 조력자가 될뻔했다. 과연 이번 예선에서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무사히 조 1위로 첫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AFC U-23 챔피언십 예선 최종명단 (출처 : KFA 인스타그램)


▲ AFC U-23 챔피언십 예선 23인 명단


-. GK: 안준수(가고시마 유나이티드), 안찬기(인천대), 허자웅(청주대)
-. DF: 서경주(서울 이랜드 FC), 서휘(인천대), 원두재(아비스파 후쿠오카), 이상민(바렌나가사키), 이선걸(FC 안양), 이유현(전남 드래곤즈), 이재익(강원 FC), 장민규(한양대)
-. MF: 김강국(인천 유나이티드), 김동현(성남 FC), 이동경(울산 현대), 이시헌(전북 현대), 전세진(수원 삼성), 한찬희(전남 드래곤즈)
-. FW: 김대원(대구 FC), 김보섭(인천 유나이티드), 김정환·엄원상(이상 광주 FC),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조영욱(FC 서울)


이강인, 정우영 등 해외파와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를 제외하고 K리그, J리그, 대학무대 정예 멤버를 뽑았다. 이틀 간격으로 무려 5일간 3경기를 치러야하는 지옥의 일정이라, 23인 전원의 고른 활약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 호주전을 기필코 이기기 위해서는 대만, 캄보디아의 경기에서 빠른 시간 승부를 낼 필요가 있다. U-20 대표팀의 조영욱, 전세진, 엄원상 등도 포함되었고, 수비진은 조직력을 염두해 태국 전지훈련 멤버들을 대거 불러들였다. K리그2에서 맹활약한 김동현, 대구FC FA컵 우승의 주역 김대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 키 플레이어 


한찬희(전남 드래곤즈, MF)

2016 K리그 24경기 1골 1도움
2017 K리그 30경기 3골 2도움
2018 K리그 32경기 2골 6도움
K리그에서 증명한 패스 실력을 U23 대회에서 뽐내야할 한찬희.(출처 : KFA 홈페이지)

전남 유스(광양제철중-광양제철고) 출신 한찬희는 어느덧 K리그 4년차다. 2018년 전남이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군입대, 이적 등 한찬희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찬희는 강등에 대한 책임도 느끼고, 고향팀을 떠날 수 없다며 전남과의 3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아시안게임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U-18,19,20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한 한찬희는 이번 대회의 핵심이다. 한찬희는 중원에서 과감한 전진 패스, 좌우 전개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중장거리 패스가 장점인 선수다. (지난해 동료들의 아쉬운 골결정력이 아니었다면 더욱 많은 스탯을 찍었을 게 분명하다.) 경험이 쌓이면서 수비력이나 후반 집중력도 나아지고 있으니, 이번 대회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만 한다.


조영욱(FC서울, FW)

2018 K리그 34경기 4골 2도움 (승강플레이오프 2경기, 1골 포함)
월반이 주특기인 조영욱. 중요한 호주전에서 골을 넣어줘야만 한다. (출처 : KFA 홈페이지)

U-20, U-23에 자주 보이지만 여전히 99년생이다. 2017년 U-20 월드컵 출전했고, 월반을 하면서도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작년 FC서울이 하위권으로 떨어져 고생할 때도 팬들의 유일한 희망은 신인 조영욱이었다. 리그 최저 득점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중요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천금같은 1골도 넣었다. 배후 공간 침투, 저돌적 플레이가 장점인 선수로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이라는 평을 받는 육각형 공격수지만,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골 결정력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이유현(전남 드래곤즈, DF)

2017 K리그 5경기
2018 K리그 28경기 2도움
빠듯한 일정에 큰 보탬이 되어줄 차세대 풀백자원 이유현(출처 : KFA 홈페이지)

김학범 감독은 인터뷰에서 최전방과 윙백 포지션의 약점을 어느정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처음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이유현의 성장세 덕분이다. 2016년 수원에서 열린 U-20 JS컵에서 무회적 프리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현은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올랐다. 집중력이 좋고 파이팅 넘치는 터프한 풀백으로 데뷔했지만, 지난해는 윙어로 주로 뛰었다. 비록 프로에서 압도적인 기술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28경기에 나서며 경험을 쌓았다. 빠듯한 경기 일정에서 풀백, 윙백, 윙어까지 나설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능력은 팀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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