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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Mar 03. 2019

테니스 입문자를 위한 레슨 꿀팁 TOP 6

테니스를 배워보자

Practice may not make you perfect, but it sure makes things better.
- Brad Gilbert

연습은 완벽하게 만들지 못하더라도 확실히 더 잘하게는 해준다.
-브래드 길버트


네트가 걸리지 않게 공을 넘기면 된다. 가로세로 약 8x11 네모 박스 안에만 공을 넣으면 된다. 상대방이 실수하기 전까지 계속. 이렇게 간단하고 심플한 테니스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테니스만큼 초보자가 게임을 즐길 수준까지 오르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스포츠는 아마 없다. 하지만 지루하고 답답한 걸음마 단계를 지나면 엄청난 재미와 중독성을 선물해주는 것이 바로 테니스의 묘미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특히 테니스는 초반에 폼을 잘 배우는 게 중요하다. 오래된 게임 경험의 짬밥으로 스코어는 이기지만, 어째 영 폼이 안나는 건 매력 없지 않은가? 매우 높은 수준의 동호인들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레슨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테니스의 노하우와 본인만의 스타일을 갖춘 이들에게 효율적인 레슨 선택은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선 굳게 닫힌 문을 열기가 쉽지는 않다. 호주오픈 정현 신드롬, 귀족 스포츠의 유혹에 솔깃해 테니스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레슨 선택 팁을 정리해본다.



1. 클레이? 하드? 실내? 코트의 물리적 조건이 절대적이다.


하드 vs 클레이. 정답은 실내 코트. 특히 메인커버에 올린 귀뚜라미 실내테니스장.

가장 중요한 건 거리다. 무. 조. 건. 꾸준히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까운 코트가 어찌 보면 제일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운동 그 자체보다 이불을 나서기 싫은 귀찮음이 가장 큰 적이다. 특히 출퇴근 전후, 주말 아침 등 시간대에 레슨을 잡는다면 테니스공이 아니라 피곤함과 싸워야 할 것이다. (이는 애매한 눈이 내리거나, 영하로 떨어진 겨울철에 특히 심해진다.) 가벼운 러닝이나 자전거로 준비운동을 하러 갈 정도의 코트를 추천한다. 흠뻑 땀을 흘리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지하철 5~6 정거장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한국 테니스코트는 클레이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롤랑가로스의 고운 모래를 상상하면 안 된다.) 아파트 단지에 붙어있는 코트에서 레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체육공원, 시립/도립 코트 등 하드코트도 제법 많지만 클레이 코트에서 첫걸음을 뗄 확률이 높다. 문제는 비가 오면 당일뿐 아니라 다음날도 코트가 마르지 않아 레슨을 쉬어야 할지 모른다. 쿠폰 레슨이 아니라 주 4회 20분을 예약했다면 정확한 보강 일정을 잡는 게 중요하다. 최근 극심한 미세먼지로 야외운동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최근 스크린 테니스, 실내 테니스 연습장도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며 곳곳에 오픈하는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2. 코치의 타이틀보다는 성실함이 선택의 제1요소.


@안양CS테니스코트

    

테니스 코치는 대부분 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부터 프로선수까지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는 코치들이 많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지도자가 되지 않듯이, 경력은 훌륭한 지도자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오히려 꾸준히 운동하고 공부한 동호인 출신 코치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조언을 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최악의 코치는 대학교 선수 출신으로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전날 음주를 핑계로 늦잠을 자고 레슨 펑크가 나는 경우가 잦았다. 레슨자가 코트 문을 열고 나 홀로 서브 연습을 하는 건 최악 아닌가?


성실한 코치는 비 예보가 있으면 미리 코트를 덮어두고, 눈이 오면 얼지 않게 코트 관리를 한다. 어쩔 수 없는 기상 악화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지 살펴봐야 한다. 코트 관리와 레슨 권리를 함께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트가 얼마나 난장판인지, 깔끔한지를 보면 코치의 성실함을 조금은 엿볼 수도 있다. 한편 너무나 당연한 권리지만, 나 같은 소심한 사람에게는 보강이나 휴강을 먼저 말하는 것도 백핸드 슬라이스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훌륭하고 센스 있는 코치라면 미리미리 레슨자와 연락해 레슨 스케줄 조정을 하고, 먼저 보강 일정을 잡는다.


3. 비슷한 시간대 레슨자에 초보자가 많은지 살펴봐라.


@양재시민의숲 테니스코트


초반 레슨은 아마 지루함의 연속일 것이다. TV에서 보던 날카로운 포핸드, 묵직한 백핸드는 온데간데없고, 하나-둘-셋 스윙! 이 전부다.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가볍게 라켓, 공과 친해지고, 조금씩 체력을 쌓는 단계라고 생각해야 한다. 망가진 폼으로 너무 급하게 게임을 치면 오히려 레슨 때 배운 올바른 자세가 다 사라질 것이다. 바로 옆에서 바닥으로 튕겨주는 공, 건너편 코트에서 천천히 손으로 던져주는 공, 라켓으로 약하게 넘겨주는 공. 이런 기본 스텝을 차근차근 밟고 나면, 어느덧 자유롭게 난타를 하는 단계까지 올 것이다.


사실 테니스의 재미를 느끼기엔 게임만큼 좋은 게 없다. 하지만 난타가 초보자 입장에서 너무나 잘 치는 상대에게는 민폐가 되는 것 같고, 아예 걸음마 단계의 상대는 멀리 날아간 공을 줍다 보면 끝이다. 센스 있는 코치라면 비슷한 시간대, 실력의 레슨자를 매칭 해줘 같이 난타를 치도록 도와줄 것이다. 20~30분의 레슨으로 익힌 폼과 스트로크를 직접 시험해보는 건 실력 향상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어느 순간 정체가 되기 마련인데, 비슷한 레슨자와 고민을 나누고 함께 운동하다 보면 훌륭한 복식 파트너로 친해질 수 있다.


4. 열린 마인드로 다양한 연습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공부하는 코치인가?


유튜브덕분에 꿀팁을 무료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다. 즐겨보는 하늘쌤 채널.


최근 유튜브에서도 테니스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고민 상담, 선수 폼 분석, 라켓 시타기 등 다양한 정보를 휴대폰에서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직접 오프라인에서 공을 넘겨주는 코치가 지나치게 고집이 세고 옛날 방식을 고수하면 레슨 연장을 고민해봐야 한다. 실력 향상에 정답은 없지만, 무조건 클로즈 스탠스 / 밀어 치는 스윙을 외치며 페더러 폼만 따라 하라는 코치도 보았다. (물론 페더러의 폼은 예술적이고 아름답다. 따라 할 수 있는 일반인이 없는 게 문제지만.)


특별한 피드백 없이 그저 포핸드 하나, 백핸드 하나를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건 체력훈련일 뿐이다. 단순히 공을 넘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어느 정도 기초가 완성되면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는 드릴(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네트 앞에 바짝 붙어 있을 때는? 짧은 공을 쫓아가서 치는 경우에는? 경기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적으로 버텨야 할 때는? 레슨자의 성향이나 약점에 맞춰서 중점적으로 보완할만한 프로그램은 수없이 많다. 초보자 역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점이나 유튜브에서 봤던 팁들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면서 배울 필요가 있다.


5. 내 공격의 시작, 서브를 꼼꼼하게 가르쳐주는가?

호쾌한 서브 에이스를 꿈꾸지만 더블폴트만 면해도 다행. (출처 : Pixabay / KeithJJ)


테니스에서 서브는 상대의 방해 없이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샷이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 서브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서 2번 연속 서브를 넣지 못하는 더블 폴트만큼 두려운 것도 없다. 첫 서브가 네트에 걸리고 나면, 두번째(라고 쓰고 마지막이라 다가옴) 서브는 더욱 소극적이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재밌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서브를 터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테니스 레슨에서 서브를 따로 가르쳐 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코치는 서브의 리듬과 넣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머지는 자습인 경우도 많다. 레슨이 끝나고 공을 줍기 전에 가볍게 한 박스 정도 스스로 쳐보는 게 전부다. 하지만 훌륭한 코치는 서브를 실패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꼼꼼하게 피드백을 해준다. 그립을 조금 더 돌려봐라, 토스를 앞쪽으로 올려라, 어깨에 힘을 빼고 무릎을 써봐라. 특히 약간의 전문적인 코칭만으로 바뀌기 쉬운 기술이 서브인 만큼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물어보자.


6. 적절하게 라켓, 스트링, 신발 등을 추천하는가?

영롱한 라켓더미를 보면 마음이 두근두근 @바볼랏 시타회

스포츠에서 장비병만큼 무서운 게 없다. 조금씩 실력이 쌓일수록 더 예쁜 라켓, 옷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특히 빌린 중고 라켓으로 공을 치다가 어느덧 자기만의 새 라켓을 살 때면, 그 자체로도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처럼 느낀다. 사실 프로가 아닌 동호인 레벨에서 라켓, 스트링, 신발은 큰 차이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코치들은 아마 나무 판때기를 갖다 줘도 곧잘 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다양한 라켓은 자기만족, 운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훌륭한 당근이다.


조금씩 테니스 스타일이 잡힐수록 전문가인 코치가 해주는 추천은 제법 유익하다. 바볼랏, 윌슨, 요넥스 등 라켓 브랜드에 따라 강성이 조금씩 다르다. (물론 나처럼 라켓 디자인이 예쁜 게 최고인 사람도 있다.) 무게, 헤드 사이즈에 따라 공이 맞는 느낌도 다르기 마련이다. 스트링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테니스 샵에서 흔히 말하는 막줄이 전부지만, 하이브리드/내츄럴/폴리 등 다양한 스트링 변화에 손맛도 달라진다. 텐션에 따라 공의 무거운 정도도 달라지고. 이렇듯 오랜 시간 같이 운동한 레슨자의 강점, 약점에 맞춰 알맞은 라켓, 스트링을 추천하는지도 고려해볼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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