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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Aug 05. 2020

[14R] '8984명' 불편하지만 소중한 직관의 순간

K리그1 14R 리뷰

팬 여러분 이렇게 다시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올 시즌 내내 저희 선수단 모두 팬 여러분과 다시 만날 그날만을 바라보고 기다렸습니다 - 인천 유나이티드


'8984명'. 지난 주말 올해 K리그 첫 유관중 경기가 펼쳐졌고, 그리운 그라운드를 찾은 팬들의 숫자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열악한 날씨에도 많은 팬들은 '축구'를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홈구장을 찾았다.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홈경기였다. K리그 각 팀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경기장 전체 수용 인원의 10% 이내 지정 좌석을 판매했다. 지난 2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이후 사실상 올해 첫 홈경기를 찾은 관중, 이들을 안전하게 맞이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구단의 노력이 빛났다. 구단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전후좌우 좌석을 분리했고, 발열체크는 물론 수시로 마스크 착용과 간격 유지, 응원 자제를 요청했다. 오와 열을 맞춰 앉은 팬들 역시 침이 튀길 수 있는 응원을 자제하고, 제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성숙한 관람 문화를 선보였다. 한편 인천은 팬들을 위해 1,900개 지정석에 선수단의 메시지와 친필 싸인이 담긴 편지를 준비해 큰 감동을 선물했다.



하지만 홈팬들의 진심이 담긴 응원은 아쉽게도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다. 난적 포항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전북을 제외하고 5경기 모두 홈팀이 승리하지 못했다. 성남은 최용수 감독이 사퇴한 서울에 패했고, 인천 역시 3골을 내리 내주며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인천 수비 진영에서의 불안한 패스와 볼 처리는 반가운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만 했다. 수원 역시 전반전 김선민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막판에 역습 상황에서 실점하며 무너졌다. 많은 홈팬들은 아쉬워하고, 탄식하고, 슬퍼하고, 분노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의 감정 그 자체가 정말이지 소중하고 반가웠다. 여전히 익숙한 축구 관람과는 거리가 먼 제제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래없는 코로나 19의 위기 속에서 훌륭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다. 공허하게 텅 빈 관중석. 조서로 조심하며 전후좌우 1m 거리를 띄운 관중석. 조금씩 함께 힘을 모아 언젠가는 어깨동무를 하고, 크게 소리 지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는 평범한 경기장의 열기를 기대해본다.


- 성남 1 : 2 서울 : 감독 사퇴 충격 요법이 먹힌 서울의 극적인 승리

"발악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선수들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리그 최다 실점, 3연패, FA컵 대패 탈락. 연이은 부진에 결국 서울의 레전드 최용수 감독이 사퇴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헤매고 있는 서울은 김호영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에 맞서 FA컵 4강에 오르며 분위기가 좋은 성남은 홈경기 첫 승을 노렸다. 탄천에서만 2무 4패로 부진 중인 김남일 감독은 나상호, 토미를 앞세워 승점 3점을 노렸다. 특히 토미는 주중 경기에서 소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컨디션이 좋아 기대를 모았다. 앞서 인천, 수원 모두 감독 사임 이후 첫 경기에서 나란히 패하며 충격 요법이 통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서울은 기존과 전혀 다른 포백, 원톱 전술을 들고 나와 8월 첫 경기 승리를 거뒀다.


전반 초반 코너킥 상황에서 김남춘이 헤더를 시도하며 첫 공격을 시작했다. 반면 성남은 전반 12분 만에 이재원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이스칸데로프가 투입됐다. 유상훈 대신 골문을 지킨 양한빈은 전반 17분 토미의 프리킥을 막아내며 무실점을 이어갔고, 서울은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26분 성남의 약한 백패스를 윤주태가 빠르게 낚아채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의 적극적인 전방 압박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지만, 성남은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뜨렸다. 뒷공간을 파고든 이태희의 로빙 패스를 토미가 달려들며 머리로 밀어 넣어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토미의 득점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자신감을 찾은 토미는 후반 4분 골대 정면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양한빈의 선방에 막혔다. 성남은 나상호 대신 김현성을, 서울 역시 박주영과 주세종을 투입하며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노렸다. 성남은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하고 경기를 지배했지만, 오히려 승부를 가른 건 윤주태의 한방이었다. 후반 25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성남의 골네트를 갈랐다. 빗물에 젖은 그라운드 위에서 공은 빠르게 빨려 들어갔고, 전종혁도 손쓸 수 없는 멋진 골이었다. 다급해진 성남은 교체 투입된 양동현의 슈팅으로 동점을 노렸지만 번번이 양한빈의 선방에 막혔다. 7번의 선방으로 소중한 승점 3점을 지킨 양한빈 덕분에 서울은 최용수 감독 사퇴 이후 첫 승을 거뒀다. 반면 첫 유관중 홈경기에서 또 승리하지 못한 성남에게는 아쉬운 패배였다.



- 전북 2 : 1 포항 : 윙어와 스트라이커 보강으로 약점을 강점으로.

K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최대 4명의 외국인 선수의 맹활약이 필수 불가결하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새로운 외국인 영입이 녹록지 않고, 1~2명이라도 터지면 다행인 상황에서 포항은 상글벙글하다. 득점 2위 일류첸코, 다재다능한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오닐, 팔라시오스 총 4명이 모두 주전급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중 FA컵에서도 5골을 몰아치며 전북전을 준비했다. 임대 조항으로 핵심 중원 자원 최영준이 출전은 못했지만, 이승모가 오닐과 중원을 책임졌다. 반면 2% 부족한 외국인 선수로 울던 전북 역시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스트라이커 구스타보는 서울과의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리더니, 주중 FA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벌써 팀에 녹아들었다. 이번 경기 역시 후반전에 구스타보, 바로우가 나란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적응을 마쳤다.


빠른 템포의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포항이 근소하게 날카로운 우세를 점했다. 전반 초반부터 일류첸코, 송민규가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전북은 김진수의 프리킥으로 맞불을 놓았다. 포항의 빠른 공격 전개가 지난번처럼 전북을 당황케 했지만, 변수는 퇴장이었다. 전반 30분 팔라시오스가 발을 높게 뻗으며 최보경을 가격했고, 다이렉트 퇴장으로 이른 시간 경기장을 떠났다. 수적 우세를 점한 전북은 이후 한교원, 이승기 등 2선 자원들이 적극적으로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골대의 행운과 강현무의 선방으로 전반전은 포항이 무실점으로 마쳤다. 수비에 치중한 포항은 오히려 리드를 가져왔다. 후반 9분 송민규가 질주하며 시작한 역습을 이광혁의 패스를 이어받아 스스로 마무리했다. 송민규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찬 공은 빗물을 머금었고, 송범근은 가랑이 사이로 공을 흘리며 실점했다.


하지만 지난번 맞대결 역전승처럼 이번에도 전북은 위기에 강했다. 후반 11분 무릴로 대신 투입된 바로우가 측면에서 물꼬를 틀었다. 교체 4분 만에 바로우가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손준호가 정확한 헤더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전방에서 수비진을 위협한 구스타보 역시 바로우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재차 골문을 두드렸다. 결국 후반 24분 이승기, 구스타보가 아름다운 논스톱 패스 플레이로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고, 일대일 상황에서 김보경은 침착하게 왼발 결승골을 뽑았다. 포항은 팔로세비치를 투입했지만, 구스타보와 바로우의 협공을 막아내기 바빴고, 결국 경기는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전북은 최근 3승 2무로 상승세인 포항을 가까스로 잡아냈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나란히 맹활약하며 기세가 등등하다. 특히 무게감이 떨어졌던 스트라이커, 윙어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줬기에 역전 우승의 희망은 커져만 간다. 게다가 부상에서 복귀한 김보경, 꾸준히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손준호가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도 큰 소득이다.


- 인천 1 : 3 광주 : 인천 자동문을 초스피드로 통과한 광주의 역습

인천의 7월 일정은 말 그대로 '지옥' 그 자체였다. 상위권에 올라있는 상승세의 팀들(울산-상주-전북-포항)을 나란히 만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백으로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린 인천은 최근 3경기 모두 1대 1 무승부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2골 모두 PK였지만 무고사가 안정적으로 골을 기록 중이고, 빠른 발의 구스타보를 영입했다. 또한 수비 조직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오반석이 선발로 출전했다. 인천이 1승 상대로 낙점 지은 광주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인천전 승리 이후 1무 5패로 승리가 없고, 지난 광주 축구전용구장 개막전에서도 수원에 패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센터백 아슐마토프가 퇴장당해 결장하며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인천을 상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한희훈이 센터백으로 나섰고, 박정수-여름-여봉훈이 중원을 맡았다.


홈팬 앞에서 인천은 시작과 동시에 위태로운 모습을 거듭 선보였다.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정산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가랑이로 공을 흘리며 실점했지만, 다행히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3분 후에는 허술한 수비 집중력이 아찔한 순간을 만들었다. 수비 진영에서 안일한 패스를 엄원상이 빼앗아 펠리페가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위태로운 인천의 유일한 희망은 아길라르였다. 전반 23분 개인기로 수비수를 벗겨내고,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윌리안, 엄원상이 따라붙었지만, 골키퍼가 다이빙도 뜨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슈팅이었다. 선제골 이후에도 아길라르는 절묘한 패스로 김준범의 추가골 기회를 도왔지만 윤평국의 선방에 막혔고, 그걸로 인천의 리드는 끝이었다. 여러 차례 달아날 기회가 있었지만 무리한 슈팅이나 아쉬운 패스 플레이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수비 진영에서 불안한 패스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인천은 후반 27분 결국 동점골을 헌납했다. 엄원상이 수비수 3명을 달고 조금씩 전진하다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렇다 할 압박이나 태클이 없이 엄원상은 편하게 빈 곳으로 공을 때려 넣었다. 후반 41분에는 엄원상의 최대 장점인 폭발적인 스피드가 빛을 발했다. 역습 상황에서 펠리페가 센스 있게 내준 공을 윌리안이 이어받았고, 빠르게 역습에 가담한 엄원상이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첫 볼 터치가 약간 길었지만, 본인의 주력으로 수비수보다 빠르게 슈팅을 연결한 장면이 일품이었다. 이후에도 한희훈의 투지 넘치는 커트와 펠리페의 간결한 슈팅으로 인천은 홈경기에서 1대 3 대역전패를 당했다. '잔류왕 DNA'를 찾기에는 어느덧 전체 일정은 얼마 남지 않았고, 임중용 감독대행마저 퇴장을 당하며 다음 경기에 별다른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0승으로 꼴찌인 인천은 정말 강등을 피할 비책이 있을까?


- 강원 2 : 2 상주 : 핵심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더욱 빛난 강원의 팀 스피릿

올 시즌 강원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은 쉽게 예측이 되지 않는다. 11라운드 광주를 상대로 4골을 몰아넣으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낸 반면 울산, 성남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1무 1패)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지난 성남을 상대로는 늪 축구에 빠져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맥없이 0대 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아슬아슬한 파이널 A 그룹에 속해있는 강원은 천적 상주를 만났다. 4-3-3 포메이션을 택했고, 정지용-고무열-정석화가 여러 미드필더와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상주 수비 허점을 노렸다. 지난 라운드 울산에게 5실점하며 무너진 상주는 주전 센터백 권경원이 복귀했다. 아울러 상주에서 제2의 전성기를 펼치며 국가대표 승선 이야기도 나오는 강상우 역시 선발로 나섰다. 포백 수비를 앞에서 침착하게 커버해주는 박용우는 팀에 알토란 같은 보탬이 되며 출전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은 상주의 공격이 이어졌다. 강상우는 전반 10분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밖으로 나갔다. 뒤이어 김보섭 역시 절묘한 한석종의 패스를 이어받아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범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강원은 위기 이후 맞이한 코너킥에서 운이 따랐다. 수비수끼리 엉키며 한석종이 걷어내려 한 공이 자책골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김태완 감독은 전반 30분 빠르게 문선민을 교체하며 만회골을 노렸고, 치열한 공방전에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 전반 31분 한국영이 오세훈과 경합하다가 머리로 떨어지며 의식을 잃고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다.(강원 구단은 3일 정밀검사 결과 한국영의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발표했다.) 한국영은 철저한 몸 관리로 지난해부터 무려 '전경기 풀타임 출전'을 51경기째 이어왔다. 그만큼 김병수 감독이 원하는 전술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핵심 멤버였기 때문에 강원은 타격이 컸다.


전반 종료 직전 최근 날카로운 슈팅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보섭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세훈의 패스를 침착하게 컨트롤하고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기습적으로 시도한 멋진 슈팅이었다. 강원은 전반전 이영재, 조재완에 이어 후반 20분 김승대를 투입해 역습의 날카로움을 끌어올렸다. 뒤이어 후반 24분 조재완, 후반 28분 이영재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연이어 기회를 놓쳤다. 아슬아슬 동점을 이어가던 경기의 주인공은 리그에서 핫한 강상우였다. 강상우는 후반 42분 문선민의 패스를 이어받아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강원은 역습을 저지하려다 신세계마저 퇴장당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종료 직전 김승대의 높은 크로스를 김지현이 정확하게 헤더로 연결해 승점 1점을 벌었다. 김지현의 진심 어린 눈물에서 핵심 멤버가 없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강원의 팀 스피릿을 엿볼 수 있었다.


- 부산 1 : 2 울산 : 젊고 빠른 부산을 잠재운 근태관리 만점 골무원

'7월 전승' 울산은 명실상부 탄탄한 스쿼드를 바탕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압도적 득점 1위(13경기 17골), 최근 4경기 8골, 지난 부산전 동점골의 주인공 주니오를 부산전 교체로 사용할 정도였다. 김도훈 감독은 대승을 거둔 부산전과 무려 6명(홍철, 김기희, 김태환, 윤빛가람, 이상헌, 비욘존슨)이나 다른 선발 명단을 꾸리며 로테이션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반면 첫 맞대결에서 무승부로 선방한 부산의 최근 흐름은 좋지 않다. 리그 13라운드에서 대구에 0대 3으로 패배했고, 주중 FA컵에선 전북에 선제골을 넣고도 5실점하며 무너졌다. 수비 불안정에 더해 주전 풀백 박준강이 경고 누적 퇴장으로 공백이 생겨 불안함을 더했다. 결국 빈자리는 오랜만에 윤석영이 선발 출전했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이정협을 대신해 빈치씽코가 선발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조덕제 감독은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울산을 상대했다. 중앙에서 강한 압박과 빠른 협력 수비로 공을 따내고, 측면 역습 속도도 최대한 높였다. 전반 27분 이동준이 호물로의 롱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하고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이동준은 뒤이어 빠른 침투로 홍철과 경합해 PK를 얻었지만,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판정받았다. 김문환의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이동준의 과감한 돌파가 어우러지며 오른쪽 측면의 주도권은 젊고 빠른 부산의 몫이었다. 주도권을 내줬지만 리그 선두 울산은 한방이 있었고,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전반 45분 홍철의 롱패스를 비욘존슨이 트래핑해 가볍게 윤빛가람에게 내줬다. 윤빛가람은 정확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으며, 단순에 분위기를 바꿨다.


앞선 경기력에도 선제 실점을 허용한 부산은 후반 20분 김병오, 김현을 투입했다. 동시에 공격적인 카드를 2장이나 사용하며 적극적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결국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김현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호물로의 패스를 이어받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K3리그에서 올여름 부산으로 이적한 김현은 절실한 플레이로 소중한 동점골을 뽑았다. 하지만 작년과 달라진 울산 특유의 승리 DNA가 후반 37분 발동했다. '근태 관리'가 탁월한 '골무원' 주니오가 코너킥 상황에서 비욘존슨의 헤더가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그대로 차넣으며 결승골을 뽑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기가 막히게 골 냄새를 맡은 주니오의 골 결정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14경기 18골, 무려 팀 득점(34골)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주니오의 페이스가 무서울 정도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막판 불투이스까지 투입하며 리드를 지키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부산은 슈팅수, 볼 점유율에 앞서고도 결정적 한방을 허용하며 홈 관중 앞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 수원 0 : 1 대구 : 10명을 뚫지 못한 수원, 에드가의 귀환에 뚫리다

지난 대구전은 수원 팬들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수원의 레전드 수비수 이병근 감독대행이 대구를 이끌어서가 아니다. 대구 유니폼을 입고 쐐기골을 넣은 뒤 수원 벤치 앞까지 와서 포효한 데얀 때문이었다. 고승범의 멋진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며 내리 3골을 내준 수원은 깊은 부진에 빠졌다. 최근 과감한 선발 라인업 변화를 시도한 주승진 감독대행은 주중 FA컵에서 패하며 체력 부담을 노출했다. 고승범, 헨리, 김민우 등 대체 불가능한 자원들은 계속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었고, 이번 대구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반면 이미 FA컵에서 탈락한 대구는 최정예,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원을 맞이했다. 아울러 지난 부산전에서 퇴장당한 수비수 김우석이 상벌위에서 사후 감면을 받아 출전 정지 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데얀, 김대원, 세징야 선발 삼각편대에 교체 명단에 에드가까지 올리며 원정 승리를 노렸다.


시즌 첫 연승을 노리는 수원을 상대로 원정팀 대구는 강하게 몰아쳤다. 세징야, 데얀이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혔고, 조진우의 헤더 역시 골대를 벗어났다. 하지만 전반 34분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나왔다. 비에 젖어 미끄러운 그라운드에서 대구 김선민이 태클을 시도했는데, 높게 뻗은 발이 곧바로 한석희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경고로 그쳤지만 주심은 비디오 판독 이후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결국 대구는 김대원을 중원으로 내리고, 세징야 대신 츠바사를 투입하며 수비적인 전술로 전환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수원은 더욱 강하게 대구를 몰아쳤다. 최근 주전 미드필더로 연속 출장 중인 이상민은 안정적인 패스 연결과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중원을 책임졌다. 후반 7분 염기훈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타가트의 헤더는 골임을 직감했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벗어났다. 작년 가장 성공률이 높았던 수원의 패턴 플레이가 골로 연결되지 않자 조금씩 수원은 조급해졌다.


뒤이어 박상혁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구성윤의 선방에 막혔고, 대구의 수비는 끈질기고 견고했다. 게다가 저돌적인 박상혁이 교체 아웃된 이후로 수원은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며, 변화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명준재는 낯 뜨거운 할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만 받았다.) 오히려 대구의 교체 카드가 적중하며 불리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2분 데얀을 대신해 36일 만에 그라운드에 등장한 에드가는 10분 뒤 헨리와 정면충돌했다. 후반 42분 길게 넘어온 공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헨리가 미끄러지며 불안정하게 처리한 공을 에드가가 따냈다. 그리고 각을 줄이기 위해 다급하게 뛰쳐나온 양형모가 손쓰지 못할 위치로 정확한 감아차기 슈팅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0명이서 버틴 대구는 극적인 승리로 3위로 올라섰고, 수원은 험난한 다음 일정(울산-전북)을 불안하게 맞이할 예정이다.


- 내 맘대로 14R 베스트 일레븐

FW 김지현 윤주태 에드가

MF 손준호 바로우 엄원상 윤빛가람

DF 정태욱 정승현 김진수

GK 양한빈


- 베스트골 : 엄원상(광주FC) VS 인천유나이티드

스피드만 빠른 선수가 아닌 기술적인 부분 보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엄원상은 더 이상 단순히 빠르기만 한 윙어가 아니라, 결정력을 갖춘 광주의 핵심 선수다. 선제골을 내준 광주는 엄원상의 멀티골로 극적으로 6경기 무승에서 탈출했다. 전반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만들더니 결국 후반 27분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41분 역습에서의 스피드는 놀라운 정도였다. 펠리페가 감각적으로 내준 공이 측면의 윌리안에게 연결되자 엄원상은 하프라인 뒤부터 곧장 달리기 시작했다. 수비수보다 훨씬 빠르게 골문으로 접근했고, 약간 긴 퍼스트 터치가 무색하게 스피드로 따라잡아 결승골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엄원상의 원맨쇼로 광주가 소중한 승점 3점을 획득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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