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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Jul 28. 2020

[13R] 후반기 최종 성적을 결정지을 이적시장 마무리

2020 K리그1 13R 리뷰

22일 오후 6시, K리그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을 알리는 운명의 시간이 닥쳤고 팬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지난달 25일부터 추가 선수 등록기간이 열렸는데, 각 팀은 자유계약, 임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뉴페이스는 바로 기성용이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다."란 인터뷰처럼 기성용은 해외 무대를 누비다가 11년 만에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기성용은 부상 치료로 8월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하위권에 허덕이는 서울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복귀다. 한편 유니폼 판매량이 영입 소식 이후 이틀 만에 월 판매량을 넘어섰고, 주요 사이즈가 매진될 정도로 팬들의 기대감은 매우 높다. 최하위 인천 역시 베테랑 센터백 오반석, 2015년 인천 FA컵 준우승 주역 박대한,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를 영입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한편 우승 경쟁 중인 전북 역시 외국인 선수를 2명이나 영입하며 답답한 공격을 개선했다. 전북은 EPL 출신 윙어 바로우,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에서 활약한 구스타보를 영입했다. 특히 유럽에서 노릴 정도로 유망한 특급 공격수 구스타보는 최근 전북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최전방 자리에서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구스타'골'로 불리는 구스타보는 데뷔전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에 반해 수원 삼성, 광주FC는 별다른 이적 소식 없이 기존 멤버로 잔여 시즌을 치른다. 현역으로 복귀하는 유튜버 조원희는 수원 삼성이 아닌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다고 수원이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청소년대표 출신 매탄고 2명(정상빈, 손호준)을 콜업했다. 우승 경쟁을 펼치는 울산, 전북은 커녕 강등 탈출을 노리는 서울, 인천보다도 소극적인 움직임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 상주 1 : 5 울산 : 파죽지세 상주도 어쩔 수 없었던 완벽한 공수 균형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자랑하는 두 팀이 정면충돌했다. 6연속 무패(5승 1무)를 달리는 상주는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승점을 쏠쏠히 챙겼다. 하위권 팀과의 일정도 아니라 우승을 노리는 전북까지 잡아내며 무서울 게 없었다. 이에 맞선 울산 역시 1위 자리를 지키며 3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패배했지만 빠르게 분위기를 추슬러 효율적으로 승점 3점을 적립하는 경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지난 경기 4골 차 대승의 기억을 되살리며 국가대표가 즐비한 상주를 상대로도 두려움이 없었다. 멀티 포지션에서 다재다능한 설영우가 U22 자원으로 나섰고, 이청용, 원두재, 주니오 등 핵심 선수가 전부 선발 출전했다. 상주 역시 최근 상승세인 강상우, 오세훈, 김보섭을 투입해 맞불을 놓았다.


기선 제압은 벼락같은 중거리 슛이 돋보인 상주의 몫이었다. 전반 3분 김보섭의 슈팅을 조현우가 막았지만, 강상우가 빠르게 쇄도해 튕겨 나온 공을 가볍게 밀어 넣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울산은 빠르게 팀을 정비해 동점골을 이른 시간 뽑아냈다. 전반 14분 고명진의 패스를 발 빠른 김인성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3분 후에는 골무원 주니오의 출석체크 골로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설영우의 스루 패스를 주니오가 침착하게 수비수 태클을 피하고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금세 분위기를 바꾼 울산의 세 번째 골은 더욱 깔끔했다. 전반 44분 이청용에서 시작해 신진호를 거쳐 주니오가 상주 골키퍼까지 제치며 마침표를 찍었다. 볼을 점유하고도 3골이나 내준 상주는 문선민을 투입했지만, 울산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원두재의 왕성한 수비 커버와 불투이스-정승현 센터백의 호흡은 특히 든든했다.


후반 13분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선 설영우가 올린 크로스가 김진혁의 자책골로 이어져 스코어는 4대 1. 상주는 포기하지 않고 강상우, 문선민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번번이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다소 아쉬웠던 선제 실점의 캐칭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조현우는 놀라운 반사신경을 보이며 골문을 지켰다. 승기를 잡은 김도훈 감독은 비욘존슨, 이동경, 이근호를 교체 투입하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후반 38분 박병현까지 퇴장당한 상주는 체력 부담이 매우 컸던 것과 정반대였다. 한편 교체 투입된 이동경은 아름다운 궤적의 왼발 슈팅으로 5번째 골까지 만들었다. 전북까지 잡아내며 상위권 팀들에게도 강했던 상주는 울산에게는 무기력하게 4골 차로 또다시 패했다. 공수에 걸쳐 완벽한 울산(32골 9실점)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15년 만에 우승컵을 드는 것도 거창한 꿈만은 아닐 것이다.


- 성남 0 : 0 강원 : 양복을 벗고, 수비 안정화를 얻은 김남일호

주춤했던 성남은 김남일 감독이 트레이닝복을 입으며(?) 흐름을 바꿨다. 올블랙 패션으로 예의를 갖췄던 김남일 감독은 편한 옷을 입고 나와 FA컵 2경기, 리그 1경기 총 3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전북을 상대로 젊은 선수를 대거 투입하며 자신감을 키웠고, 김현성, 전종혁, 이재원 등이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성남은 강원전에 스리백(이창용, 연제운, 임승겸)을 중용했고, 유인수, 이태희 윙백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특히 지난 라운드 수원을 상대로 8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되찾은 선수들을 대거 중용했다. 반면 지난 경기 선두 울산에 패한 강원은 U22 선수를 선발에 쓰지 않고 풀전력을 내세웠다. 김병수 감독은 신세계, 신광훈이 측면을 틀어막고, 김지현을 원톱으로 세우며 승리를 노렸다.


패스 플레이와 점유율을 중시하는 강원을 상대로 성남은 시작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콘셉트로 밀어붙였다. 전반 12분 골 넣는 수비수 이창용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노리며 공격은 시작됐다. 뒤이어 전반 22분 김동현의 패스를 유인수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유인수는 이날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김현성, 나상호와 함께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김현성, 나상호는 번갈아가며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해 이범수 골키퍼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특히 전반 39분 김동현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건네받아, 나상호가 박스 안에서 강하게 슈팅한 장면은 전반전 가장 절묘한 기회였다. 이범수의 침착한 선방이 아니었다면 강원은 실점을 허용해 끌려다닐 뻔했다.


주도권을 내준 강원은 후반 4분 세트피스를 활용해 반격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나마 후반 14분 조커 김승대를 투입하며 활력을 되찾았다. 김승대가 측면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고, 고무열이 기회를 잡았지만 수비에 막혔다. 뒤이어 조재완, 고무열이 연이어 슈팅을 시도했지만 성남 전종혁을 뚫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치열하게 1골 차 승리를 노렸지만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다소 앞선 경기력을 선보인 성남은 아쉽지만 희망을 봤다. 양동현, 권순형, 김영광 등 베테랑을 대신해 나온 김현성, 박태준, 전종혁 등이 나란히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승겸-연제운-이창용 스리백이 수원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짠물 수비를 펼치고 있다. 수원전 최다 슈팅에 이어 이번에도 3개의 슈팅을 기록한 나상호가 골맛을 본다면 성남의 반전은 시작될 전망이다.


- 광주 0 : 1 수원 : 전용구장 개장 기념 최악의 집들이 선물을 가져온 수원

결국 이적 시장 '0'입으로 끝난 수원과 광주가 만났다. 홍철, 송진규, 유주안을 떠나보낸 수원과 최호주, 조주영, 박선주를 떠나보낸 광주는 그저 남은 선수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어수선한 두 팀 중에는 그래도 광주가 동기부여가 더 강했다.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광주가 '광주 축구전용구장' 개장 경기가 바로 수원전이었기 때문이다. 팬 공모로 받은 10주년 유니폼을 입고 처음 열리는 경기에서 5연속 무승(1무 4패)을 벗어나려고 안정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펠리페의 화력을 지원하기 위해 발 빠른 윌리안, 엄원상이 나섰고, 한희훈이 지난 경기에 이어 포백 보호 임무를 맡았다. 주승진 감독대행 역시 4-1-4-1 포메이션을 선택했고, 크르피치, 한석희, 이상민, 양형모 등 새로운 선수들을 파격적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타가트-김건희로 굳어진 공격진을 아예 새롭게 꾸렸다.


경기 초반은 활발한 전방 압박을 시도한 수원의 분위기였다. 강력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크르피치, 빠르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한석희가 최전방에서부터 광주를 압박했다. 특히 한석희는 측면과 중원을 오가며 공간을 노리고,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뛰었다. 이에 맞서 광주는 펠리페, 윌리안이 거칠게 수비와 경합했고, 전반 33분 이순민이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노렸다. 하지만 전용구장 개막전 첫 골의 주인공은 수원 유스 출신 박상혁이었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올해 U22 자원으로 중용받는 박상혁은 작은 키에도 뛰어난 기술, 왕성한 활동량으로 서서히 인정받고 있었다. 결국 후반 5분 고승범이 연결한 공을 박상혁이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데뷔골을 터뜨렸다.


광주는 후반 15분 한희훈의 헤더로 동점골을 노렸고, 김주공, 여봉훈을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윌리안의 중거리 슈팅은 양형모의 선방에 막혔고, 펠리페의 헤더는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다. 헨리, 민상기는 중앙에서 침착한 수비로 무실점을 이어갔고, 후반전에 연거푸 무너졌던 악몽의 고리를 끊었다. 수원은 이어서 매탄고 주장 출신 김태환도 투입하며 최전방에서 압박을 더욱 거세게 걸었고, 경기는 그대로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많은 선수들이 부둥켜안고 감독 사퇴, 트레이드 루머로 뒤숭숭한 분위기 끝에 거둔 승리를 기뻐했다. 집들이 손님 수원은 광주에게 뼈아픈 6경기 연속 무승을 안기고, 반대로 6경기 만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여러 어린 선수들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스쿼드 운영에 힘을 보탠 점도 긍정적이다.


- 전북 3 : 0 서울 : 화끈한 영입이 되살린 전북의 희미해진 아이덴티티 '닥공'

7월은 전북에게 암흑과 같은 달이었다. 2무 1패로 선두를 울산에 내줬고, 공격과 수비 전부 예전의 압도적인 맛이 없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최근 10경기 동안 패배한 적 없는 서울(8승 2무)을 만나 제대로 반전에 성공했다. 게다가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를 나란히 바로우, 구스타보 출전시키며 화려한 데뷔전도 선물했다. 전북은 출장정지가 풀린 김진수가 돌아와 수비 안정화를 꾀했고, 쿠니모토, 김보경, 이승기, 한교원으로 꾸려진 최강의 2선 조합을 들고 나왔다. 반면 부산, 포항에 연이어 완패한 서울은 기성용 영입 소식에 반짝 웃고, 다시 슬픔에 빠졌다. 오스마르, 윤영선 등 주축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지난 맞대결 1대 4 대패의 아픔이 되살아났다. 골 결정력이 살아난 조영욱이 컨디션이 좋았지만 전북의 수비는 높고 강력했다.


높은 볼 점유율, 여유로운 공격을 펼친 전북은 전반 12분 손쉽게 리드를 가져갔다. 왼쪽 측면에서 쿠니모토가 개인기로 수비수를 벗겨내고 올린 크로스를 양한빈이 쳐냈다. 하지만 공은 한교원에게 넘어갔고, 손쉽게 첫 득점을 뽑았다. 서울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기회를 만들어낸 쿠니모토의 개인 기량도 돋보였지만, 허술한 서울의 압박이 문제였다. 전북은 전반 44분 고광민의 클리어링 미스도 놓치지 않았다. 이승기는 강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으며 깔끔하게 2골 차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다양한 조합의 2선 자원들이 예전 최강희 감독 시절 '닥치고 공격'을 재현했다. 한편 후반전은 신입 외국인 선수 구스타보, 바로우의 무대였다. 브라질 명문 클럽 코린치안스 소속 구스타보,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 출신 바로우는 화끈한 투자에 어울리는 실력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후반 17분 이승기가 크로스로 올렸고, 구스타보는 침착하게 높은 타점을 자랑하며 데뷔전 데뷔골을 뽑았다. 정확한 타이밍에 빈 공간을 파고드는 위치 선정과 마지막 헤더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밖에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동료를 활용한 연계 플레이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후반 23분 한교원을 대신해 투입된 바로우 역시 지친 서울 수비수 뒷공간을 '치고 달리기'로 탈탈 털었다. 스피드 싸움에서 풀백을 제쳐내는 폭발력도 일품이었지만, 동료들과의 패스 플레이도 안정적이었다. 오히려 마지막 교체 투입된 무릴로가 평범해 보이는 화끈한 신입생 듀오의 신고식이었다. 원톱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전북에게는 천금 같은 영입이었고, 침체된 7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편 서울은 2017년 이후 3년 간 이어진 전북전 무승(2무 9패)의 악연을 이어갔다. 서울은 기성용 영입으로 중원은 단단해졌지만, 정작 페시치, 박동진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공격수 자리에 영입이 없어 상당히 아쉽다.


- 포항 1 : 1 인천 : 잘 되는 팀 포항, 잘 되어갈 듯한 인천의 사이좋은 무승부

포항은 최근 4승 1무로 잘 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경기에선 팔라시오스가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도 맹활약했고, 부상 복귀한 팔로세비치는 가볍게 1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주전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포항의 화력은 울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승리를 거둔 7경기에서는 무려 21골을 넣으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한편 강현무는 K리그 통산 100번째 게임에 나섰고, 이에 맞서 인천은 새내기 골키퍼 김동헌이 골문을 지켰다. 여전히 1승은 없지만 강팀 상주, 전북을 상대로 나란히 무승부를 거둔 인천은 최악을 면했다.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살아나는 '생존 DNA'가 올해도 미약하지만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무고사의 득점을 위해 안진범, 김도혁이 뒤를 받쳤고, 이재성과 양준아가 경험을 앞세워 중앙 수비를 맡았다.


경기 초반 조심스러운 탐색전의 끝은 인천 김도혁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10분 김도혁이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강현무가 가까스로 쳐냈다. 하지만 강현무는 PK까진 막아내진 못했다. 전반 27분 최근 절정의 활약을 보여주는 지언학이 김상원의 발에 걸리며 PK를 얻어냈고, 무고사가 깔끔하게 선제골을 넣었다. 이에 맞서 포항 역시 6분 만에 바로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팔라시오스가 침투하는 이광혁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이광혁은 파고들며 중앙으로 내줬다. 스트라이커 일류첸코는 침착하게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어느덧 K리그 10호골을 성공했다. 동점골 이후 곧바로 일류첸코는 이광혁의 크로스를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김동현의 슈퍼 세이브에 아쉽게 막혔다.


후반전은 승점 3점을 위해 더욱 라인을 올린 포항의 분위기였다. 특히 팔라시오스는 강한 피지컬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면서도, 동료 선수에게 적재적소에 패스를 연결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수비적으로 물러선 인천에서는 김도혁이 다시 한번 번뜩였다. 후반 20분 김도혁이 정교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나오며, 올 시즌 인천의 첫 다득점 기회를 놓쳤다. 한골 차 승부를 직감한 두 팀은 적극적인 역습과 강한 압박을 종료 직전까지 펼쳤다. 특히 교체 투입된 남준재가 인저리 타임에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컨디션이 좋은 강현무의 선방에 막혔다.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강현무의 선방 활약 덕분에 포항은 3위로 올라섰고, 인천 역시 첫 승을 향한 예열을 마쳤다.

 


- 대구 3 : 0 부산 : 대구FC - 선수비 후역습 = 무실다득점

수비에서 빠르게 역습으로 치고 올라가는 대구, 양쪽 측면의 스피드를 활용해 몰아붙이는 부산.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양 팀은 지난 경기 무득점에 그치며 고전했다. 리그 8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던 대구는 스트라이커 에드가의 부재로 상주에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최전방에서 큰 키를 활용해 세트피스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던 에드가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역습의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대구는 베테랑 데얀을 최전방에 두고 김대원, 세징야, 류재문 등 활동량이 좋은 파트너를 투입했다. 부산 역시 지난 라운드에서 승격 동기 광주와 0대 0으로 아쉽게 비겼다. 최전방에서 왕성하게 뛰는 이정협의 체력을 뒷받침해줄 백업 공격수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마땅한 자원이 없어 이번 경기 역시 이정협이 최전방에 나섰다. 그나마 연령별 대표를 경험한 공격수 김현을 영입하며 지친 공격진에 힘을 보탰다.


대구의 공격력은 경기 초반 바로 불이 붙었다. 전반 6분 박준강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정승원이 올린 크로스를 데얀이 논스톱 슈팅으로 빠른 시간 골망을 흔들었다. 더운 날씨에 유독 골 폭풍을 몰아친 베테랑 데얀은 박스 안에서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부산은 양쪽 풀백에서 시작해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대구 특유의 역습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전반 29분 구성윤이 세징야를 향해 롱킥을 시도했고, 세징야는 가슴 트래핑 이후 간결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구성윤의 K리그 1호 어시스트였고, 세징야의 골 결정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김대원, 데얀이 추가골을 노리며 부산을 몰아쳤지만, 전반전은 두골 차로 마무리되었다.


조덕제 감독은 공격수 김현, 김병오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부산을 계속 대구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지만, 구성윤의 선방과 수비진의 협력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다급한 부산은 후반 22분 박준강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반격의 동력을 잃었다. 결국 후반 24분 정승원의 크로스를 류재문이 머리로 밀어 넣으며 3대 0을 만들었다. 경기 내내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인 정승원은 대구의 믿을만한 공격 루트로 자리 잡았다. 결국 대구는 오랜만에 무실점 다득점 경기로 기분 좋은 승점 3점을 땄다. 하지만 수비수 김우석이 불필요한 반칙으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것은 옥에 티였다. 리그 2연패 중이었던 대구는 점유율을 내주고 역습에 힘을 쏟는 특유의 공격 축구를 되찾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 내 맘대로 13R 베스트 일레븐

FW 주니오 일류첸코 세징야

MF 박상혁 팔라시오스 이승기 김인성

DF 정승현 정승원 설영우

GK 구성윤


- 베스트골 : 이동경(울산현대) VS 상주상무

이미 경기가 한쪽으로 기울었지만 저의 교체 투입으로 다시 흐름이 바뀌지 않게 신경을 썼다. 공을 받았을 때 슈팅을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명진 대신 투입된 이동경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 후반 42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은 침착하게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때렸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 결승골을 도왔던 크로스가 떠오르는 킥이었다. 공은 골문 구석으로 아름답게 감겨 들어갔고, 울산의 5번째 골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이청용, 윤빛가람, 신진호, 이근호, 고명진. 국가대표만큼이나 2선 자원 경쟁이 치열한 울산에서 이동경의 시즌 첫 골은 분명 의미가 있다. 올 시즌 선발 출전은 한 차례였지만, 조금씩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상승세를 탄다면 분명 주전 자리를 위협할 재능이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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