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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Jul 21. 2020

[12R] 예상대로, 혹은 예상외로 흘러간 전반기

2020 K리그1 12R 리뷰

코로나 19의 여파로 K리그1은 정규리그(22경기)+파이널 라운드(5경기), 총 27경기가 치러진다. 순위에 따라 파이널 A/B로 나뉘는 라운드를 제외하면 어느덧 정규리그의 절반이 지났다. 예전보다 1경기 1경기의 중요도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진 현재, 절반이 지난 순위표는 예상대로, 혹은 예상 밖이다.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한 울산, 전북은 작년처럼 1,2위를 다투며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외국인 선수와 유망주가 고르게 활약한 포항, 대구 역시 상위권에 위치했다. 주니오, 일류첸코, 세징야 등 득점점 TOP3를 보유한 팀들이 자연스레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강등이 예정된 상주는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어느덧 3위까지 치고 올라와 반짝 상승세가 아님을 증명했다. 제대 선수와 함께 자연스레 후반기 동력이 떨어지던 예전과는 다를 전망이다. 김태완 감독의 동기부여와 여러 국대급 신병들이 팀에 녹아든다면 더 높은 순위까지 노릴 수 있다.

반면 수원-서울-인천의 순위는 아직 어색하다. 승격팀 부산, 광주보다 아래에 위치해있는 팀들이 슈퍼매치, 경인더비를 펼치는 건 머쓱하다. 인천은 여전히 1승이 없이 최하위로 떨어졌고, 수원과 서울은 선두 경쟁은커녕 강등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한때 아시아 무대를 노리고 공격적인 투자와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던 건 예전 추억처럼 흘러간 지 오래다. 수원은 이임생 감독이 사퇴하고, 다양한 트레이드 뉴스가 전해졌지만 막상 진행된 건은 하나도 없다. 서울 역시 기성용 복귀가 임박했다는 희망찬 소식이 전해지지만, 거듭된 부상과 수비 불안을 180도 바꿔주리라 기대하는 건 욕심이다. 그나마 인천이 빠르게 구스타보, 오반석 등을 영입하며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은 여전히 리그 유일한 무승팀이며, 강등 탈출을 위해서는 후반기 연승이 꼭 필요한 간절한 상황이다.


- 부산 0 : 0 광주 : 중요한 만큼 조심스러웠던 승격 팀들의 무득점 맞대결

K리그1 승격 동기 광주와 부산의 두 번째 맞대결은 다소 다른 양상이었다. 6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광주가 3대 1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 3연승 상승세를 탔다. 반면 부산은 경쟁팀 광주에 패하고 승리가 없이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상태였다. 하지만 한 바퀴가 돈 현재 팀 분위기는 정반대다. 광주는 전북, 포항, 대구, 강원에 내리 4연패를 당하며 부진에 빠졌다. 특히 대구, 강원을 상대로 4 실점하며 수비가 무너졌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주중 FA컵에 힘을 빼고 부산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비해 부산은 최하위 인천을 잡으며 반등에서 성공해 어느덧 5경기 무패(3승 2무)로 중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부산은 지난 맞대결의 복수를 위해 이정협을 최전방에 세우고 익숙한 4-1-4-1 전술을 택했다. 이에 맞선 광주는 새로운 얼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대구 이적생 한희훈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풀백 이순민 역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화끈한 난타전이 이어진 6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경기였다. 팽팽한 점유율의 전반전은 조심스러운 헛심 공방전이 펼쳐졌다. 주중 FA컵의 피로 탓인지 양 팀 모두 적극적인 압박보다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 13분 광주 윌리안의 슈팅, 부산의 이정협의 왼발 슈팅 말고는 딱히 위협적인 장면 없이 오프사이드만 속출했다. 후반전에 들어서도 다소 느린 경기 속도와 매끄럽지 못한 패스 플레이가 이어졌다. 결국 양 팀 감독은 나란히 교체 선수로 승부수를 던졌다. 조덕제 감독은 김승준, 박준강을 빼고 김병오, 이상준을 투입하며 결승골을 노렸다. 이에 맞선 박진섭 감독 역시 여름, 윌리안을 빼고 임민혁, 김정환을 출전시키며 공격의 활력을 높였다.


부산은 김병오, 호물로가 나란히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정교함이 부족했다. 광주 역시 펠리페가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41분 김주공이 교체 투입되며 결정적인 기회가 광주에게 찾아왔다. 김주공이 펠리페의 이타적인 패스를 이어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경기 종료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경기는 끝났고 두 승격팀은 사이좋게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간 부산, 4연패 탈출에 성공한 광주 모두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유쾌하지 않은 무승부였다. 김진규, 빈치씽코, 윤석영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부산은 추가 영입 소식이 없고, 광주 역시 총력전을 펼친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5월 30일 부산-수원전 이후 오랜만에 무득점 경기가 나왔다.


- 상주 2 : 0 대구 : 리그 전체를 뒤흔드는 가장 무서운 강등 예정팀

3위 상주(21점), 4위 대구(19점)의 순위표는 이제 낯설지 않다. 시민구단 대구는 6월 이달의 선수 세징야의 맹활약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라운드에서 울산에 패하기 전까지 7경기 무패행진에 무려 20득점을 기록하며 핫한 공격력을 뽐냈다. 물론 울산, 전북 양강 체제의 판도를 뒤흔드는 상주의 돌풍도 무섭다. 시스템상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태완 감독의 리더십 아래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강상우, 김보섭, 박용우 등 2% 부족하단 평가를 받던 선수들이 일취월장하며 팀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주전 수비수 권경원이 부상으로 빠진 상주는 원소속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구 출신 김진혁-박병현을 센터백으로 낙점했다. 또한 골맛을 본 오세훈, 볼 배급을 담당하는 박용우를 선발 출전해 승점 3점을 노렸다. 이에 맞서 대구는 부상과 체력 저하에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다. 에드가, 황순민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주중 FA컵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배하며 결과도 얻지 못하고 지쳤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대구는 전반전부터 상주의 거센 공격에 흔들렸다. 시작과 동시에 김보섭이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구성윤이 선방하며 위기를 넘겼다.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이 실종된 대구는 상주에 끌려다녔다. 전반 21분 박병현이 슬라이딩하며 시도한 슈팅은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벗어났고, 뒤이어 전반 24분 박용우의 슈팅은 골 포스트를 맞았다. 이후 한석종, 이찬동의 위협적인 슈팅도 이어졌고, 상위권 경쟁자 대구를 압도하며 전반을 아쉽게 무득점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11개의 슈팅을 시도하고,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차례 잡았음에도 결정짓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10경기 중 9경기에서 후반 득점을 기록한 상주는 후반전에 더 무서운 팀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골 1도움을 나란히 합작한 오세훈-강상우 콤비가 있었다.


후반 7분 상대 수비수 사이로 파고들어 강상우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 골로 연결했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빠르게 데얀, 이진현을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고, 세징야의 킥이 조금씩 살아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창근의 슈퍼세이브로 리드를 지키던 상주는 후반 33분 팀 플레이로 찬물을 끼얹었다. 교체 투입된 문선민의 패스를 받은 오세훈이 무리하지 않고 강상우에게 공을 내줬고, 강상우는 손쉽게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완전히 경기를 내준 대구는 후반 43분 주전 미드필더 츠바사마저 퇴장당하며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감까지 더했다. 올 시즌 효율적인 상주의 14득점 중 무려 9골을 합작한 강상우, 오세훈의 물오른 경기력에 리그 상대팀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신병들이 팀에 녹아든다면 군팀 역대 최고 성적도 헛된 꿈이 아니다.


- 서울 1 : 3 포항 : 득점 2위 팀과 최다 실점 팀의 뻔히 예정된 승패

지난 5월 포항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서울의 기억은 마치 꿈만 같다. 이후 내리 5연패를 당했고, 최하위 인천을 이기며 한숨 돌렸지만 다시 1무 1패로 부진 중이다. 주중 열린 FA컵에서는 K리그 2 대전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겨우 이겼지만, 불안한 수비 조직력은 딱히 나아지지 않았다. 다급하게 영입한 센터백 윤영선은 연거푸 PK를 내줬고, 리그 최다 실점(11경기 23실점)은 딱히 개선될 여지가 없었다. 한편 포항은 FA컵 포함 5승 1무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팔로세비치가 없는 상황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한 새로운 에이스 송민규가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울산(11경기 26득점)에 이어 팀 득점 2위(11경기 22득점)을 달릴 정도로 공격 축구가 물이 올랐다. 포항은 안정적인 오닐-최영준 중원 조합을 택했고, 부상에서 회복한 팔로세비치를 교체 명단에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맞서 최용수 감독은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수비 숫자를 늘리고 주세종, 오스마르에게도 수비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전반전은 최용수 감독의 수비 안정화 전략이 맞아 들어가는 듯했다. 송민규와 이광혁의 측면 공격을 고광민, 윤종규가 안정적으로 막아냈고, 오스마르 역시 활발하게 뛰며 포백 라인을 보호했다. 게다가 오스마르는 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정확한 왼발 롱패스를 조영욱에게 연결했다. 가벼운 움직임의 조영욱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고 빠르게 돌진해 강현무의 키를 넘기는 선제골을 기록했다. 최고의 전반전을 보낸 서울에게 악재가 연이어 터진 건 후반전이었다.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던 윤영선이 가슴 통증으로 교체됐고, 오스마르 역시 근육 경련으로 교체됐다. 핵심 선수의 빈자리는 후반 6분 곧바로 나타났다. 교체 투입된 김주성의 패스 미스를 최영준이 커트해 전방으로 돌진하다가 팔라시오스에게 내줬고, 이후 세밀하게 연결된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상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는 빠른 패스 플레이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공격수로서 득점이나 어시스트 욕심은 있지만, 개인적인 수상 욕심은 없다." 첫 골을 넣은 일류첸코 만큼이나 많은 포항 선수들은 이타적인 팀플레이를 펼쳤다. 6분 뒤에는 팔라시오스가 수비수를 비집고 들어가 유상훈 골키퍼와 충돌하며 PK를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일류첸코는 정확한 슈팅으로 PK 선방이 장기인 유상훈이 손쓸 수 없는 방향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2골 모두 관여한 팔라시오스가 이번에는 팔로세비치의 도움을 받아 직접 쐐기골을 넣었다. 교체 투입된 종료 직전 팔로세비치는 기가 막힌 패스를 전방으로 뿌렸고, 쇄도한 팔라시오스가 가볍게 윤종규를 따돌리고 골을 터뜨렸다. 팔로세비치까지 복귀한 외국인 4인방, U22 선수들 모두 시너지를 내며 돌아가며 터지는 포항은 웃음꽃이 피었고, 악재만 남은 서울은 여전히 울상이다. 기성용 영입 소식이 들려오지만 희망적이지 않다. 특히 오스마르, 윤영선(부상), 김남춘(경고 누적) 없이 전북을 상대해야만 하는 일정은 야속하기만 하다.


- 울산 1 : 0 강원 : 올해는 다르다, 실리 축구로 선두 지키기 성공

리그 선두를 되찾은 울산은 다득점으로 올해는 반드시 1위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경기에선 상위권 대구를 3대 1로 완파했고, 주중 FA컵에서도 경주한수원을 상대로 90분 안에 승리를 따냈다. 많은 K리그1 팀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펼친 반면 울산은 백업으로 자주 뛰던 비욘존슨, 이동경이 골맛을 보며 컨디션까지 끌어올렸다. 11경기 26득점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울산의 상대 강원 역시 광주를 상대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11라운드 4대1 대승 이후에 주전을 빼고도 FA컵에서 광주를 4대2로 꺾으며 골가뭄에서 탈출했다. 김병수 감독은 김승대, 고무열, 조재완을 비롯해 지난 경기 활약한 이재권을 선발로 택해 맞불을 예고했다. 반면 김도훈 감독은 원두재의 안정적인 수비 커버를 바탕으로 이청용, 윤빛가람, 신진호, 설영우를 중원에 내세웠다. 특히 측면 수비수 김태환은 선발 출전하며 어느덧 프로 데뷔 300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7라운드 원정에서 강원을 3대0으로 대파한 울산은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 강원의 키맨은 지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하며 발끝이 매서운 조재완과 전후방을 커버하며 공을 연결하는 한국영이었다. 반면 울산은 이청용, 윤빛가람의 노련한 패스 플레이와 탈압박으로 허리 싸움을 펼쳤다. 결국 첫 골은 전반 26분 '늘 그렇듯' 주니오에게서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박주호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얻어냈고, 주니오는 차분하게 골망을 흔들며 시즌 15호 골을 기록했다. 최근 공수 전반에 걸쳐 가벼운 몸놀림으로 활약 중인 박주호의 침투가 돋보였다. 김병수 감독은 분위기 전환은 위해 빠르게 공격수를 교체했다. 서민우 자리에 교체 투입된 김지현은 빠른 발과 과감한 슈팅으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상당히 습한 날씨에 다소 지친 울산은 후반전에 수비적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다.


다른 팀이면 주전 멤버급일 교체 선수들(김인성, 이근호, 홍철)이 후반전 대거 투입되며 경기의 흐름을 조율했다. 볼 소유, 지공 등으로 페이스를 이끌어가며 강원의 거센 반격을 막아냈다. 교체 투입된 김지현은 적극적으로 경합하며 기회를 만들었고, 조재완 역시 연이은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불투이스, 정승현이 강하게 중심을 잡아 버텼고, 최후방에는 믿음직한 조현우가 있었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선방을 보여주던 조현우는 경기 막판 말 그대로 '미친 선방'으로 팀을 구했다. 종료 직전 이현식의 오른발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어 그대로 골문으로 흘렀다. 이때 조현우는 엄청난 집중력, 순발력을 발휘해 공을 손가락으로 쳐내며 승점 3점을 지켜냈다. "올해는 결과를 내고 있다." 박주호의 말처럼 잘하고도 결과를 챙기지 못한 작년과 달리 울산은 올해 어쨌든 다득점으로 승점 싸움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강원 상대 16경기 무패처럼 좋은 기록은 이어가고, 막판 뒷심 부족 징크스를 벗어난다면 올해는 정말 우승컵을 손안에 넣을 수 있다.


- 수원 0 : 1 성남 : 이임생 감독 사퇴! 분위기 반전과 충격 요법은 실패!

2경기 연속 판정 논란에 울었던 수원은 드디어 큰 변화를 택했다. 선수 영입이 아닌 감독 사퇴 소식이었다. 2018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이임생 감독은 FA컵 우승 1회를 거두고 쓸쓸히 수원 역사상 최단기간 재임 감독 불명예를 안았다. (2018년 12월~2020년 7월) 홍철, 송진규, 유주안 등이 나란히 팀을 떠났지만 그렇다 할 영입도 없었고, 결국 감독 사퇴 충격 요법은 통하지 않았다. 주승진 감독대행은 부상으로 뜸했던 조성진을 선발로 택했고, 트레이드 카드로 거론되던 김종우를 미드필더에 세웠다. 주중 제주 원정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체력 부담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반면 성남 역시 활동력이 장점인 스트라이커 김현성을 중심으로 이재원, 나상호 등 공격적인 선수를 배치했다. 특히 나상호는 5경기 연속 경기에 투입되며 실전 감각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박태준, 김동현 등 어린 선수들이 수비 라인을 커버했고, 골문은 전종혁이 지켰다.


전반전의 주인공은 서서히 폼이 올라온 나상호였다. 전반 7분 이재원에게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연결했고, 2분 뒤에는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수원은 타가트, 헨리 외국인 선수들이 분전했지만 선취골은 뽑지 못했고, 위기를 반복했다. 전반 34분 문전 앞에서 박상혁이 처리하지 못한 공을 따낸 나상호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가까스로 골대를 맞고 나왔다. 자신감을 찾은 나상호는 먼 거리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골문을 노렸고, 노동건의 빠른 판단력이 아니었다면 K리그 복귀골로 연결될 뻔했다. 혹사 수준으로 풀타임 출전을 이어가는 고승범의 고군분투가 돋보였지만, 수원은 팀 전체가 위협적인 역습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7라운드 성남 원정에서 2대 0 승리를 거뒀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후반전 20분 타가트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거의 유일한 공격이었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수원을 괴롭힌 성남은 결국 후반전 결실을 맺었다. 이재원 대신 들어온 이스칸데로프가 공격의 방점을 찍어줬다. 후반 25분 크로스를 김현성을 넘어 유인수에게 연결되었고, 떨궈준 공을 이스칸데로프가 강하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몇 분간 VAR 판독 결과 유인수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은 취소되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 김현성의 몸에 맞지 않고, 그대로 공이 넘어갔다면 오프사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남은 납득 가능한 설명을 요청했고, 첫 심판 판정 브리핑 이후 어떤 해석을 내놓을지 기다리는 중이다. 분위기가 오른 성남은 골 취소에도 흔들리지 않고 후반 36분 결승골을 넣었다. 높이 올라온 코너킥을 이창용이 정확하게 반대편으로 헤더로 연결하며 7경기 연속 무승 탈출에 성공했다. 선수 시절 수원과 껄끄럽게 이별한 김남일 감독은 다시 한번 친정팀에 비수를 꽂으며 최악의 분위기를 선사했다.


- 인천 1 : 1 전북 : 갈길 바쁜 전북, 절박한 인천보다 둔했다.

갈길 바쁜 전북이 간절함이 빛난 인천에 발목 잡혔다. 첫 승은 아쉽게 좌절되었지만 인천은 지난 극적인 상주전 승점 1점의 기운을 이어갔다. 2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경기 종료 직전 지언학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던 경기가 큰 전환점이 되었다. 미드필더 아길라르는 이미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분위기 반전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고, 영입 소식도 임중용 감독대행의 기대를 높였다. 브라질 측면 공격수 구스타보가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고, 베테랑 센터백 오반석도 임대 영입했다. 인천은 부상에서 복귀한 무고사가 선발로 나섰고, 골키퍼 김동헌에게 K리그 데뷔 기회를 줬다. 이에 맞서 전북은 김진수의 공백을 이주용으로 메우고, 나성은, 조규성 등 젊은 피를 선발로 내세웠다.


인천의 일격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나왔다. 무고사가 힐패스로 역습을 시작했고, 김준범이 돌파로 수비수를 끌어내고 지언학에게 패스를 넘겼다. 지난 경기의 히어로 지언학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송범근의 다이빙을 뚫어내며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인천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은 전반전 내내 매서웠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따내며 빠르게 최전방으로 연결해 무고사가 여러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벗어났다. 11경기 7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에 빛나는 전북이었지만,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리드를 내준 전북은 쿠니모토의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빠르게 동점골을 노렸다. 전반 36분 손준호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가장 아쉬운 찬스였다. 전북은 전반에만 무려 12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인천 골키퍼 김동헌과 수비진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부진했던 양쪽 윙어 나성은, 무릴로를 빼고 한교원, 김보경이 들어가며 전북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뒤이어 후반 15분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이성윤을 투입했고, 쿠니모토를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했다. 하지만 탄탄한 인천 수비에 막혔고, 후반 25분 이주용의 왼발 발리 슈팅 말고는 마땅한 기회도 없었다. 울산과의 승점차를 좁혀야 하는 절박한 전북은 결국 교체 투입된 선수의 호흡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32분 한교원이 측면에서 공을 빼앗아 중원으로 연결했는데, 이때 김보경이 절묘하게 다리 사이로 그대로 공을 흘렸다.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이승기는 침착하게 골문으로 감아차 동점골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직전 또 한 번 김호남이 극장 골을 시도했지만, 송범근이 가까스로 막아내며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뒷심이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선보인 전북이지만 3경기 연속 무승은 상당히 답답한 흐름이다. 한편 빠른 시간에 1승을 챙겨 '생존왕' 인천의 면모를 보여줄지 지켜볼만하다.     


- 내 맘대로 12R 베스트 일레븐

FW 지언학 주니오 일류첸코

MF 강상우 팔라시오스 이승기 최영준

DF 불투이스 이창용 김진혁

GK 조현우


- 베스트골 : 팔라시오스(포항 스틸러스) VS FC서울

서울 원정 역전승의 주인공은 단연코 팔라시오스였다. 동점골 어시스트, PK 유도, 쐐기골까지 3골 모두 관여하며 대활약했다. 김기동 감독은 측면이 아니라 중앙에 팔라시오스를 배치했고, 이는 서울 수비진을 뒤흔드는 데 적중했다. 경기 종료 직전 위협적인 돌파와 침착한 마무리는 일품이었다. 팔라시오스는 부상 복귀한 팔로세비치의 패스를 이어받아, 달려드는 서울 수비수를 가볍게 제쳤다. 침착하게 골키퍼와 골대 사이 공간으로 강하게 공을 차 넣었고, 기분 좋은 승점 3점의 마침표를 찍었다. 25골을 기록하며 리그 팀 득점 2위를 달리는 포항의 공격 축구에 팔라시오스도 든든히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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