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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Jul 16. 2020

[11R] 2% 부족한 결정적 판정, 더 아쉬운 설명회

2020 K리그1 11R 리뷰

판정은 '맞다' '틀리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똑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만약 50대50 상황이라면 현장에 있는 심판의 판정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 원창호 심판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13일 공개적인 심판 언론 브리핑을 개최했다. 지난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후반 39분 김민우의 득점 취소에 관련된 논란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골 취소가 '정심'이었고, 타가트가 골키퍼 시야를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슈퍼매치 오심에 이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2경기 연속 아쉬운 무승부에 그친 수원은 거세게 반발했다. 문제의 판정이 결과적으로 승부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고, 2승을 챙겼다면 수원은 6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현무가 포항 김광석과 충돌하며 넘어졌고, 수원 타가트는 특별한 신체 접촉이 없었다. VAR를 통해 타가트의 발이 오프사이드 위치였고, 강현무의 시선이 득점 취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를 시야 방해로 해석한다면 향후에도 상당히 애매한 판정이 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인 상상이지만 공격수와 수비수가 뒤엉킨 혼전 상황에서 골키퍼가 공격수 뒤로 숨어버리면 시야 방해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 애매할 때는 현장 심판의 판단을 존중해달라는 게 결론이었지만,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근거를 짜마 추는 듯한 설명은 불만만 가중시킬 뿐이었다. 심판위원회가 권위를 내려놓고 판정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애매한 해석만으로 심판의 권위, 신뢰를 호소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 억울한 판정에 피해 보는 팀, 감정싸움을 펼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보다 철저하고 일관성 있는 판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 부산 2 : 0 서울 :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대하는 서로 다른 팀

서울은 인천을 제물 삼아 연패를 끊었고, 극적인 동점골로 슈퍼매치를 무승부로 끝냈다. 나쁘지 않은 분위기에 마주한 상대는 승격팀 부산이었다. 조영욱, 박주영 투톱에 한승규, 한찬희, 오스마르를 중앙에 내세우며 승리를 노렸고 자신이 있었다. 부산을 상대로 서울은 2014년 3월 이후 패배가 없었다. 게다가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1승 1무)를 거두며 살아남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준, 김진규, 권혁규 등 신예들의 맹활약으로 최근 패배가 없는(2승 2무) 부산은 아예 다른 팀이었다. 임대 영입된 김승준이 이동준, 이정협과 함께 선발로 나섰고, 최근 연승 행진에 꾸준히 선발로 나서는 권혁규가 중원을 지켰다. 그리고 유스 출신 유망주들은 당당히 부산의 K리그1 홈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상 5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택한 서울은 의외로 탄탄했다. 호물로의 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부산의 공격을 막아내며 서울은 무실점을 이어갔다. 하지만 수비에 이은 공격 전개는 무의미한 패스와 드리블의 연속이었다. 한찬희, 오스마르, 김진야 등 이름만으로는 리그 수준급 스쿼드를 갖추고도 전반전 유효슈팅 0개는 아쉬울 따름이다. 오히려 유스 출신 선수들을 주축으로 나온 부산의 본격적인 공격은 후반전 불을 뿜었다. 첫 골의 주인공은 2001년생 막내 권혁규였다.  지난해 고3으로 준프로 계약을 맺었던 권혁규는 후반 16분 이동준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데뷔골을 터뜨렸다. 팀 사정상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지만 공격적인 재능을 갖춘 만능형 선수라는 걸 증명하는 골이었다.


"10살이던 2010년에 유스로 입단했다. 그동안 볼 보이를 하면서 지켜본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권혁규의 감격스러운 데뷔골에 이어 추가골 역시 유스 출신 이동준의 몫이었다. 지난 경기 2골 2도움으로 물이 오른 이동준은 경기 내내 가벼운 몸놀림으로 서울 측면을 허물었다. 1도움 이후 3분 뒤에는 직접 박준강의 패스를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최근 부산 상승세의 중심에는 에이스 이동준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있었다.  실점 이후 서울은 고요한, 윤주태 등을 투입했지만 경기를 뒤바꿀 힘은 부족했다. 조덕제 감독은 권혁규, 김진규, 이동준, 김문환 등 다양한 젊은 피들의 맹활약에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반면 세대교체 혹은 지금 당장의 성적 모두 어정쩡한 최용수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 포항 1 : 1 수원 : 전반 불패 수원, 또다시 판정에 울다

'KFA, 슈퍼매치 오심 인정'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슈퍼매치 동점골의 빌미가 되었던 반칙은 결국 오심이었다고 인정했다. 양상민의 파울은 정당한 태클이었고, 5년 만의 슈퍼매치 승리가 날아간 수원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포항을 만났다. 최근 1무 2패로 중하위권으로 떨어진 수원은 왕성한 활동량의 박상혁, 고승범을 선발로 택했다. 또한 타가트-김건희 투톱은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고, 최근 준수한 득점력과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팔로세비치의 부상 공백에도 강원, 광주, 성남을 나란히 무실점 격파한 포항은 4연승에 도전했다. 중원의 활력을 불어넣는 심동운, 최근 골맛을 보며 컨디션이 올라온 팔라시오스가 선발 출전했다. 또한 전반기 가장 핫한 영 플레이어상 0순위 송민규가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팽팽한 전반 초반 탐색전은 치열했다. 전반 24분 최영준의 슈팅, 전반 34분 헨리의 슈팅을 주고받으며 조심스레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다. 포항은 최영준-오닐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송민규의 재치 있는 움직임으로 선제골을 노렸다. 이에 맞서 수원은 11경기 풀타임 출전하며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고승범이 돋보였다. 지치지 않는 활동량을 선보인 고승범은 이날 경기에서도 가장 많은 59번의 패스 시도와 높은 성공률(93.2%)을 자랑했다. U22 자원으로 어느덧 10경기나 소화한 박상혁 역시 갈수록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선제골은 전반만큼은 리그 최강인 수원의 몫이었다. 전반 37분 김민우가 머리로 건넨 패스를 강현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타가트가 놓치지 않고 선제골로 연결했다. 포항전 포함 전반전 기록만 놓고 보면 무려 5승 6무인 수원은 전반 불패였다.


하지만 전반부터 지독한 견제를 받던 송민규는 결국 포항을 구해냈다. "성장세 타는 게 나도 무섭다." 당돌한 만큼 일취월장 실력도 늘고 있는 송민규의 3경기 연속골이었다. 후반 14분 송민규는 측면에서 올라온 팔라시오스의 크로스를 헤더 골로 성공시켰다. 양 팀 모두 남은 교체 카드를 전부 사용하며 승리를 노렸는데 후반 39분 결정적 순간이 펼쳐졌다. 염기훈의 크로스를 강현무가 걷어냈고, 흐른 공을 김민우가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결승골에 가까운 극적인 슈팅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타가트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라는 판정이었고 수원은 거세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서울전에 이어 또다시 애매한 판정에 승리를 놓친 수원은 억울한 결말이었다. 반면 100% 전력이 아님에도 어느덧 상위권에 안착한 포항은 기분 좋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 전북 2 : 2 성남 :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은 포기가 아닌 도전이었다

홈경기 무실점 4연승 전북과 6경기 무승(1무 5패) 성남의 맞대결은 당연히 홈팀의 우세를 점쳐졌다. 중국에서 돌아온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이 선발로 나섰고, 지난 경기 퇴장당한 김진수의 빈자리는 이주용이 메웠다. 쿠니모토-손준호가 2선을 책임지는 전북의 공격력이 파격적인 변화의 성남을 압도하는 듯했다. 성남 김남일 감독은 김현성 원톱에 이태희, 이재원, 박태준, 유인수로 중원을 꾸렸고, 골키퍼 전종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 경기와 무려 8명이나 선발 명단을 바꾸며 아예 다른 팀이었다. 김영광, 양동현, 나상호 등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며 3-2-4-1 포메이션을 택했다. 혹자는 곧바로 다음 주에 이어지는 FA컵을 대비한 사실상 2군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와르르 무너졌다.


시작과 동시에 강하게 전북을 압박한 성남은 전반 3분 만에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재원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주저하지 않고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당황한 전북은 성남의 거센 압박과 끌어올린 라인에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양쪽 오버래핑은 위력적이지 않았고, 원톱 조규성은 고립되며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치는 이재원이 여러 차례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이재원이 절묘하게 전북 수비 뒷공간으로 스루 패스를 찔렀고, 오버래핑한 이태희가 빠르게 크로스를 시도했다. 박태준은 침착하게 빈 공간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전반전을 2대 0으로 마무리했다. 무기력한 전북에 비해 완벽한 호흡으로 아름다운 골을 기록한 성남은 활기찼다.


하지만 '안방불패' 전북의 저력은 후반전에 되살아났다. 홍정호, 신형민을 빼고 김민혁, 이승기를 투입한 모라이스 감독의 전략은 적중했다. 반면 안영규, 최지묵의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교체 카드 2장을 사용한 김남일 감독은 초조했다. 결국 후반 9분 전북 한교원이 강력한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경기 분위기를 뒤바꿨다. 교체 투입된 이승기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고 결국 후반 20분 동점골까지 뽑아냈다. 성남은 나상호를 교체 투입했고, 2골을 따라잡은 전북 역시 벨트비크를 투입하며 결승골을 노렸다. 하지만 한교원, 이주용의 연이은 슈팅은 전종혁의 슈퍼세이브에 막혔고, 결국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끝났다. 전북은 상주전 패배에 이어 연패는 막았지만 반드시 이겼어야 할 경기를 놓쳤다. 성남 역시 파격적인 변화를 택하며 선전했지만 2골 차 리드를 내주며 반등에 실패했다. 양 팀 모두 나름대로 깊은 아쉬움이 남는 접전이었다.


- 인천 1 : 1 상주 : 최악의 8연패를 극적으로 탈출한 이의 웃음, 혹은 울음

8연패 리그 꼴찌 인천의 성적표는 처참했고, 군팀 역사상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상주는 강력했다. 상주는 지난 라운드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전북을 상대로 홈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기록 중이다. 4골 2도움으로 프로 통산 개인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강상우가 건재하고, 김보섭이 선발로 나서 친정팀의 발목을 잡으려 했다. 반면 인천은 12팀 중 유일하게 1승도 없었고, 이대로 가다간 생존왕의 타이틀이 무색하게 무기력한 강등 위기에 놓였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김도혁, 문지환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택해 수비 안정화를 노렸고, 인천으로 돌아온 아길라르를 2선에 세웠다. 주장 김호남, 외국인 선수의 줄부상으로 울상인 인천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아길라르는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천은 강팀 상주를 상대로 전반전은 무실점으로 버텼다. 무리해서 압박을 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라인을 내리고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오히려 아길라르가 전반 21분 지언학의 패스를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하며 역습도 시도했다. 하지만 인천은 또다시 수비 집중력 저하를 드러내며 후반전 초반 급격하게 흔들렸다. 후반 2분 강상우의 코너킥을 오세훈이 머리로 돌려 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가볍게 뛰어오른 오세훈을 막아서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뒤이어 교체 투입된 이제호가 무리한 태클로 퇴장, 12분 뒤 윙어 송시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후반전 실점 이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명으로 동점을 노려야 하는 인천은 절망적이었다.


인천은 아길라르 대신 이준석을, 100% 컨디션이 아닌 무고사 대신 최범경을 투입하며 사실상 추가 실점 없이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런데 9연패의 불명예가 눈앞에 다가온 인천이 기적 같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추가 시간도 끝나갈 무렵 지언학이 공을 가로채며 빠른 역습이 시작됐다. 김도혁과 2대 1 패스로 탈압박에 성공한 지언학은 동료와의 협력으로 순식간에 상주 골문 앞까지 빠르게 돌진했다. 김도혁은 얼리 크로스를 정확히 올렸고, 무려 80m 가량을 달린 지언학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득점의 주인공 지언학만큼 돋보인 건 중원의 김도혁이었다. 전진 패스는 물론 키핑, 압박 모두 훌륭했고 조율도 일품이었다. 인천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보여주었지만 앞으로 만날 상대(전북, 포항)가 상대인만큼 첫승을 향한 조직력이 꼭 필요하다.


- 대구 1 : 3 울산 : 화끈한 호랑이표 공격축구 드디어 1위 등극

울산과 대구의 11라운드 맞대결은 흥행 요소가 많은 경기였다. 7년간 대구FC의 수호신이었던 골키퍼 조현우가 이제 상대 골문을 지켰고, 대구 역시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을 J리그에서 영입하며 빈자리를 메웠다. 조현우는 10경기 7실점으로 여전히 맹활약 중이고, 9라운드부터 대구를 든든히 지키는 구성윤 역시 조현우의 존재감을 지우고 있다. 골키퍼는 물론 골잡이 경쟁도 치열하다. 대구FC 출신 주니오는 울산에서 지난 경기 해트트릭을 포함해 10경기 12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세징야 역시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발끝이 매섭다. 양 팀 에이스의 득점에 힘을 보탤 동료(김대원, 데얀 VS 이청용, 윤빛가람) 역시 총출동해 진검승부를 펼쳤다.


거센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는 양 팀 모두에게 부담이었다. 김대원, 세징야 등의 발을 이용한 빠른 역습이 장점인 대구를 대비해 울산은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조직적인 압박과 빠른 측면-중앙 전개는 대구의 발을 묶었다. 특히 원두재는 상대 중원을 틀어막으면서도 정확한 전진 패스(28회 시도 27회 성공)로 빠른 역습의 키맨 역할을 했다. 결국 첫 골은 매끈한 팀플레이를 선보인 울산의 몫이었다. 전반 18분 김태환의 재치 있는 패스를 이청용이 이어받아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고, 주니오에 끌린 수비수 너머로 신진호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뒤이어 후반 10분 신진호의 로빙 패스를 주니오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곧바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대구FC 김동진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울산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노련함이 돋보이는 리그 최정상급 측면 자원인 홍철, 김인성이 나란히 투입되었고, 경기는 울산의 압도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투입되자마자 김인성은 체력이 빠진 대구 수비수를 앞에 두고 빠른 측면 돌파에 성공해 크로스를 올렸다. 골문 앞으로 순간적으로 파고든 주니오는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멀티골을 기록했다. 거칠고 조직적인 압박에 데얀은 슈팅을 아예 시도하지 못했고, 에이스 세징야 역시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불투이스-정승현이 지키는 센터백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울산은 승점 3점을 챙겨 당당히 1위로 올라섰다. 전북과의 진검 승부에서는 패했지만, 차근차근 다득점을(경기당 2.36골) 바탕으로 승점을 챙긴 결과였다. 울산은 유일한 약점으로 평가받던 왼쪽 풀백까지 홍철을 영입하며 완성도를 높인 만큼 우승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 강원 4 : 1 광주 : 연패 탈출의 키워드는 결국 팀플레이

강원, 광주 모두 연패에 빠져 반등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고무열의 득점 행진과 조재완의 맹활약으로 시즌 초반 상승세였지만 어느덧 울산, 포항, 강원, 부산에 지며 4연패에 빠졌다. 특히 승격팀인 부산을 상대로 승리는커녕 무려 4실점을 기록하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오범석, 김오규가 나란히 팀을 떠났고, 팀 내 불화설까지 외부에서 들려오는 상황에서 임채민, 한국영을 주장/부주장으로 새롭게 임명했다. 광주 역시 첫 승 이후 3연승에 성공했지만 상위권 팀(전북, 포항, 대구)에 나란히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스트라이커 펠리페의 득점 감각이 살아난 점이 유일한 수확이지만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양 팀 모두 승점 3점이 급한 가운데, 나란히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하며 FA컵보다 리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강원은 김지현, 이재권, 신세계를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 자리에 새롭게 선발로 내세우며 변화를 택했고 이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전반 초반 선제골을 뽑은 강원은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윤평국 골키퍼가 쳐낸 공이 이재권에게 흘러갔고, 그대로 높이 크로스를 올렸다. 타이밍을 맞춰 반대쪽에 있던 조재완이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이에 맞서 광주는 펠리페의 개인 기량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41분 역습 상황에서 김정환의 패스를 이어받은 펠리페가 곧장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펠리페는 지난 대구전에 멀티골을 뽑은 데 이어 어느덧 6골째를 기록하며 광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빠른 공수 전환이 돋보인 강원은 전반 종료 직전 다시 1골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고무열이 올린 공을 김지현이 이타적으로 뒤로 연결했고, 이재권은 침착하게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강원은 김경중, 김승대를 투입해 공격의 박차를 가했고, 광주 역시 이한도를 빼고 김주공을 투입해 동점을 노렸다. 하지만 후방 빌드업과 패스 플레이가 살아난 강원이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후반 29분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돋보이던 공격수 김지현이 아름다운 추가 골을 뽑아냈다. 페널티 에어리에서 김승대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문 구석으로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했다. 10분 뒤에도 강원의 팀플레이는 빛났다. 후반 38분 김승대의 패스를 김지현이 슈팅했고 윤평국 골키퍼가 막았지만, 공은 김경중에게 흘렀다. 무리하지 않고 쇄도하는 조재완에게 패스했고, 대승을 확정 짓는 4번째 골로 마무리됐다. 강원은 평소보다 적은 숫자의 패스(344개)를 기록했지만, 효율적인 골 결정력을 뽐내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임채민이 이끄는 수비진 역시 1실점으로 광주 공격을 막아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반면 광주는 3일 만에 FA컵에서 다시 강원을 만나 설욕전을 펼쳤지만 2대 4로 지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 내 맘대로 11R 베스트 일레븐

FW 지언학 주니오 이동준

MF 조재완 송민규 신진호 이재권

DF 불투이스 강민수 임채민

GK 김호준


- 베스트골 : 지언학(인천유나이티드) VS 상주상무

어느 팀에겐 아쉬운 승점 1점일지라도 8연패 인천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숫자였다. 8연패에 빠진 인천은 임중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맡았지만 딱히 반등의 여지가 없었다. 강호 상주를 상대로 0대 1로 끌려가면서 연이은 부상 악재, 2명의 퇴장으로 패색이 짙었다. 모두가 포기했을 경기 종료 직전 지언학의 투지가 빛났다. 인천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부터 80m 가량 질주하며 상대 골문으로 돌진했다. 지언학은 2대 1 패스로 간결하게 탈압박에 성공했고, 지친 와중에도 마지막 슈팅을 차분하고 정확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수적 열세에도 경기 내내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을 뽐낸 헌신적인 스트라이커의 아름다운 결실이었다.

영상 출처 : JTBC GOLF&SPORTS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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