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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Apr 29. 2019

[K리그] 9연속 무승 제주, 합숙도 답은 아니었다

K리그1 제주유나이티드 부진

- 2017 K리그 클래식 준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 2018 K리그1 5위, FA컵 4강
- 2019 (4월) K리그1 꼴찌, 4무 5패 8골 15실 
9라운드까지 유일하게 1승이 없는 제주. 라인업을 보면 절대 꼴찌 수준이 아니다. (출처 : 제주유나이티드 홈페이지)


4월말 하나원큐 K리그1 꼴찌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문제는 순위가 아니다. 리그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는 유일하게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이다. (K리그2 꼴찌 서울이랜드도 1승 4무 3패로 승리가 있다.) 홈 3연패. 4무 5패. 그나마 FA컵 4라운드에서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을 승부차기끝에 가까스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다. 27일(토)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의 경기도 2대3으로 패했다. 0대2로 끌려다니던 경기를 후반 29분 윤일록, 후반 40분 마그노의 골로 따라붙었지만, 허망하게 상주 윤빛가람의 극장 프리킥 골로 무너졌다. 주장 박진포를 필두로 진행한 자진합숙도 승리를 따내진 못했다. 2017년 준우승, 2018년 FA컵 4강에 오르며 아시아에서도 통하는 '감귤타카'를 자랑하던 제주는 어쩌다 이렇게 부진하고 있을까?


- 검증된 베테랑을 정리했지만, 다소 빈약한 영입으로 무게감 


주요 IN& OUT

IN
아길라르(에레디아노), 윤일록(요코하마), 임찬울(강원), 강윤성(대전), 김경학(청주FC), 황성민(안산), 정우재(대구), 김동우(서울)

OUT
이찬동, 진성욱, 류승우(상주), 김현욱(강원), 정태욱(대구), 배일환(은퇴), 조용형(계약 만료), 정다훤(광주)


아길라르 영입으로는 헐거워진 선수단을 메우지 못했다. (출처 : 제주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아길라르(인천), 윤일록(요코하마 마리노스) 등 유명 선수를 영입했지만, 오히려 무색무취한 팀컬러에 묻혀서 돋보이지 못하고 있다. 핵심 자원인 이찬동을 포함해 진성욱, 류승우(상주-군입대)가 떠났고, 김현욱(강원FC), 이광선(경남FC), 정다훤(광주FC) 등이 나갔지만 보강은 미미했다. 과감한 영입까진 아니더라도 검증된 자원으로 스쿼드의 깊이를 더했어야 했는데.. 영입된 K리그2, K3, 유스 출신 신인이 알짜배기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K리그1에서 곧바로 적응해, 대박이 나길 기대하는 건 사치에 가깝다. 여유롭게 이들이 빠른 경기 템포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릴 여유도 없다. 풀백 정우재가 십자인대 부상에서 복귀하고, 안현범, 김봉래, 정운 등이 제대하면 상황은 그나마 나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승점을 쌓아놓지 못한다면, 주요 선수들이 복귀해도 기적적인 반등을 100% 보장할 수 없다.


- 지옥의 원정 6연전? 더 최악인 홈 3연패. 그리고 관중수.


최근 제주 유나이티드 홈 3연전

4월 13일(토) VS 전북 0대1 패 6,034명
4월 21일(일) VS 강원 2대4 패 3,862명
4월 27일(토) VS 상주 2대3 패 2,380명
윤빛가람이 돌아오면 갑갑한 중원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까? (출처 : 제주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제주월드컵 경기장 보수공사 관계로 제주 유나이티드는 시즌 초반 원정 6경기를 치뤘다. 긴 이동거리, 홈팬들의 응원 등 여러가지 불리한 요소가 있었지만 원정 경기는 완벽한 핑계가 될 수 없다. 게다가 제주신보에 따르면 제주종합경기장을 활용해 홈+원정을 섞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이 선택한 결과다. FC안양 역시 가변석, 잔디 보수 등으로 원정 10경기를 떠났지만 5승 2무 3패로 좋은 분위기다. 게다가 FA컵에서 전북을 잡는 등 3연승을 달리며, 5월 홈 개막전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홈에선 다를 거라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홈 3연전은 최악의 분위기였다. 서귀포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치뤘는데도 불구하고, 관중은 2000명대로 급감했다. 1승 제물로 노린 강원FC와의 경기는 최악이었다. 전반 6분 주축 오범석의 부상, 전반 8만 이재권의 무리한 태클 퇴장. 하지만 강원FC는 수적 열세를 이겨낸 한국영의 활동량, 교체 카드 강지훈, 김지현의 골까지 더해 무려 4골을 터뜨리며 승점을 챙겼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런 분위기라면 새단장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5월 28일 인천전도 낙관할 수 없다.


- 5년차에 접어든 감독, 이제는 결과를 보여줄 마지막 기회


2019 K리그1 빨라진 감독 교체

- 인천 유나이티드 안데르센 감독 : 계약 해지 (19.04.15) 1승 1무 5패 → 임중용 감독대행 
- 포항 스틸러스 최순호 감독 : 계약 해지 (19.04.23) 2승 1무 5패 → 김기동 감독


5년차 조성환 감독은 시험대에 올랐다. (출처 : K리그 연맹)


'5년차' 제주 조성환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난 현재 K리그1 최장수 감독이다. 2015년 이후 제주를 이끌며 최대 2위, 최소 6위는 하며 아시아 무대도 진출했다. 특히 조성환 감독은 2017년 빠른 공수전환과 탄탄한 중원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질 후보로 오르내리는 처지다. 제주 팬들은 지난 시즌 15경기 연속 무승을 비롯해, 올해도 선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답답한 경기력에 화가 차오르고 있다. 수비적인 스리백과 위력없는 크로스, 흐름을 내주는 교체 타이밍, 무리한 좌우 포지션 변동. 악재가 겹치며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윙백과 최전방 공격수를 넘나드는 과감한 포지션 변화는 신선함이 아니라, 혼란스러움만 더하고 있다. 승강제 도입 이후 자칫 '강등'이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감독 교체도 빨라지고 있다. 전체 시즌의 1/5 정도가 지난 지금 인천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가 빠르게 감독을 교체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들은 제주 유나이티드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과연 구단 프런트는 반등의 의지가 있는 것일까? 5년차 감독의 기적같은 재기를 기대하는 것일까?


제주 유나이티드는 연패에 이미 이골이 나있다. 작년 중반부터 무려 15경기 연속 무승(8무 7패)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작년 7월 경남전 무승부로 시작해 9월 전남전 승리까지 약 81일간의 처참한 부진이었다. (무승의 고리를 끊은 제물 전남은 2018년 강등당했다.) 스플릿 후반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5위로 마무리했지만, 오히려 어중간한 생존이 그들에게 안일함을 선물했다. '기업 구단은 못해도 상위스플릿'이란 근거없는 자신감일까? (FA컵 3회 우승에 빛나는 전남 드래곤즈도 K리그2에서 헤매고 있다.) 1강 전북현대의 스쿼드는 여전히 탄탄하고, 울산현대는 폭풍 영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FC, 경남FC 등 시민구단은 아시아 무대에서도 선전하며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된 리그 분위기다. 자칫 연패의 흐름을 끊지 못하고, 연패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면 자칫 강등도 남의 일이 아니다. 


익명게시판이 아니라 페이스북 연동 로그인인데도... 불만의 글이 넘친다. (출처 : 제주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토론장)


제주 유나이티드는 기회는 10라운드다. 폭탄 돌리기처럼 나머지 11팀에 모두 승점 1~3점을 나눠갖는 불명예를 끊어야만 한다. 돌풍의 중심 경남FC는 지난 9라운드에서 울산현대에 0대2로 패배했다. 8라운드 수원전 3실점에 이어 거듭 무실점에 실패하고 있다. 게다가 5월 8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산둥 원정까지 기다리고 있어 100% 전력을 가동하고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해와 달리 여러차례 슈팅을 시도라도(!) 하고 있다. 마그노(3골)가 지난 경기 멀티골을 기록했고, 아길라르와 윤일록이 나란히 제주 데뷔골도 터뜨렸다. 제주는 경남FC전에서 간절히 바라는 1승을 거두어야만, 반등의 불씨라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강등'이란 절대 제주에 어울리지 않는 악몽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5월 4일(토) 14:00 제주종합경기장
VS 경남FC


티켓 예매 : http://ticket.interpark.com/Contents/Sports/GoodsInfo?SportsCode=07002&TeamCode=PS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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